자전거에 대해 관심이 커진 것은 따릉이
가 한몫했다.
어느 때와 다름없이 도로에 배치된 따릉이들과 여러 자전거들을 지나치며 길을 걸어가는게 일상이었는데, 고요한 새벽 강남에서 집으로 걸어가려다 한적한 길을 보고 따릉이가 생각났다. '한번 따릉이 타고 집에 가볼까?' 라는 나의 뜬 제안을 좋아하던 동생과 함께 따릉이를 타고 간다는 것이 선뜻 실감났다.
한번도 길가의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지 않았는데 덕분에 전용 어플도 깔고 1시간 이용권 1000원을 결제했다. 자전거 안장 밑에 있는 QR인식을 하고 탁 소리와 함께 자전거 잠금을 해제했다. 그렇게 정류장에서 끌고나온 자전거는 생각보다 묵직했고, 제멋대로였다.
전에 한번 쯤은 나도 자전거로 세계여행이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떻게든 움켜잡은 나의 자전거는 생각보다 안장이 높아서 까치발을 들어야 했고 무거웠던 따릉이를 세게 잡은채로 자전거를 제어해야했다.
앞쪽을 향하도록 쥐는 것 조차 힘이 들었고, 두 발을 뗀 채로 자전거에 올려놓고 나아가는 것도 어색했다. 그때였을까, 내 체력을 길러 국토종주 한번은 해야겠다 라고 다짐했지. 그렇게 국토종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원래부터 국토 종주를 해보고 싶다 생각했던 이유는 크게 두가지이다.
나는 아직도 대학에 진학하고 한번도 하지 못했던 배낭 여행에 한이 맺혀있다. 1학년 때 바로 해보고 싶었던 배낭여행은 친구와 함께 떠나 그 모든 힘든 순간들을 같이 극복하고 서로 응원하며 멋진 가치를 이루어내는 경험으로 간직하고 싶었는데, 공대생들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친구들은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고 30분도 안걸리는 거리를 걷기 싫어하는 친구들이었다. 혼자 떠날 용기도 없던 나는 그렇게 부산에서 서울을 기차로 오갔던 여행을 제외하곤 먼 여행을 떠나보지 못했다.
20대를 취준만이 아닌 기억에 남을 특별한 경험으로 남기고 싶었다. 정확히는 앞으로 무엇이든 헤쳐나갈 용기를 얻고자 한다.
아~ 국토종주도 했는데 이게 뭐라고~ 금방 하지!
처럼 매사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얻어가보고 싶었다.
꾸준함이 무엇이든 이길 수 있다는 것을, 하루 하루들을 반복해서 보내는 것이 아닌 나의 가치를 더하는 날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이 자전거를 통해서 좀 더 체감하고 싶다.
그렇게 국토종주를 계획하게 되었고, 이렇게 블로그까지 쓰게 되었다. 내 안에 담은 말은 내가 없앨 수 있지만, 공개적으로 보인 말은 이뤄낼 수 있도록 동기를 좀 더 가져다 주니까!
우리나라의 자전거길은 크게 12개가 있다.
사진으로 보면 더욱 예쁜데, 각 특징이 더 뚜렷하게 잘 보인다.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동기를 준다는 것이지만, 부가적인 이벤트 목표가 있으면 더욱 해내고자 하는 의지를 주기도 한다.
자전거에도 이런 이벤트 요소가 있는데 이 자전거길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종주인증제
라는 것이 있다. 행정안전부
와 환경부
에서 공식적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는 것으로 위 강들을 종주하며 인증스탬프를 찍으면 스티커와 인증서, 그리고 메달을 준다.
처음에는 강 하나하나 정복하는 것보단 국토종주
나 4대강 종주
부터 시작하는게 훨씬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다가 생각이 바뀌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사전 준비물이었다.
나는 가장 먼저 지출이 세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은 자전거
, 숙박비
, 식비
였다.
6일 기준으로 봤을 때 아래와 같다.
자전거
: 최소 20만원숙박비
: 모텔기준 하루 5만원이면 최소 30만원식비
: 한끼 만원이라 생각하면 18만원우선 여기까지만 해도 약 60만원 정도 나온다.
최솟값으로 산정한 것이므로 더 크게 나올 수 있을텐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아직 자전거를 사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할 일이 없는 SSAFY생이기도 하고, 면허가 없기 때문에 자전거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할 날이 많을텐데 지하철이나 고속버스 등 어떻게 들고 나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기 때문에 후에 종주 할 날이 있으면 사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게 아주 좋은 생각이었음을 깨달았음.
한번만 봐주시면 안될까요? 자전거 국토종주 정말 하고 싶단말이에요 라는 Youtube 영상에서 접이식자전거와 캐링백은 가능하지만, 접이식이 아닌 경우 분해하고 캐링백에 담아야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마저도.. 작지 않으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는 것.
그래서 추천하는 자전거가 접이식 미니벨로
!
그렇게 찾아보는데 아니 이 자전거들 뭐야
봄이라고 세일을 많이 하네.
20만원 안으로 자전거를 구할 수 있는 기회인가 싶어서 198,000 모델들을 살펴봤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나는 자전거를 고를 때 크게 3가지의 기준을 잡았다.
이 조건들에 부합하는 자전거로 결국 골라보았음.
와 드디어 국토종주에 한걸음 다가선걸까?
여러 깨달음을 얻기위해 국토종주 글과 영상들을 찾아보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나에게 동기부여를 줬던 글이 있어서 가져왔다.
아직 5일차 글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지만 분량만 보아도 이미 많은 내용들을 글에 써내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저런 힘든 상황속에서도 기록을 위해 많은 사진을 찍고 경험들을 고스란히 포스팅으로 남길 수 있었을까
멋지네요. 싸피 방학 때 시원시원하게 페달 밟고 오시길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