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해야할 우당탕탕 과몰입

jisan sihn·2019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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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아침!

오늘 해야할 일을 시작한다.

그리 복잡하지 않은 기능 개발이라 오전에 끝내고 여유로운 오후 commit을 상상한다.

어라, 점심시간이 좀 안되어서 예상치 못한 bug를 발견한다.

흠.. 만만하군. 식사를 하고와서 찬찬히 해결하기로 한다.

...

오후 2시

생각보다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마음은 점점 조급해진다. 하지만 1시간 안에는 끝날 것 같다.

...

오후 3시 반

이거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다. 여기저기 side effect가 발견된다.

...

오후 5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지 한참된 것 같다.

(조금 전 새로운 업무도 들어왔다.)

구글신은 내 기도를 듣지 않는 것 같다. 나는 아직 답을 찾아 헤메인다.

Reference와 StackOverflow를 정신없이 오간다.

이제는 글의 본문도 점점 눈에 안들어온다.

코드가 보이면 내 코드에 대충 적용해보고 실행해본다.

안된다. 삭제. 또 다른 방법으로. 안된다. 삭제.

문제가 이게아닌가? 다른방법으로 시도해보자. 안된다. 삭제.

아니 아까 그 문제가 맞지. 아까 거기까지는 잘 되었었잖아..

아씨 아까 봤던 글 어디갔지? 분명히 검색어는 이거였는데..

Ctl-z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다시 또 지나왔던 길을 돌아가며 뒤진다.

마음은 점점 더 조급해진다.

오후 내내 쓸만한 코드가 늘지 않았다.

오늘도 야근인건가....


 
혹시 유사한 경험이 있으신가?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상태를 우당탕탕 과몰입 이라고 부른다.

마음은 조급해지고 불안하다.

머리가 엄청나게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쓸만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뇌는 마치 팝콘처럼 튀지고 있는 것 같고 코드들은 뒤엉킨다.

뭔가 엄청나게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머리에 남는 것은 없다.

이러한 집중은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에 매몰되어 있는 것일 뿐.

 

가끔 개발은 명상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어떠한 생태인지 잘 관찰해보자.

우당탕탕 과몰입은 잘못된 길에 들어섰다는 증거다.

 

페어프로그래밍이나 TDD 를 할 수 있으면 하자.

아니라면 한 단계씩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자.

 

조금씩 스트레스가 생기며 조급해지는가?

조급해한다고, 급하게 한다고 빨리되지 않는다.

잠깐 모니터에서 눈을 띄고 심호흡해보자.

그리고 차분하게 집중하자.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해결책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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