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아픈 손가락이 된 sponsor me now,,
처음에는 호기롭게 시작했다. 한달까지는 그냥 vite 써보고, 결제 시스템 이해해보면서 재미있었다. 둘 다 늦장부리는 타입은 아니었기 때문에 진도도 금방뺄 수 있었다. 결제 도입하는 과정에서 vite가 업데이트되는 바람에 vite, node 싹 다 업데이트하고 고생을 하긴 했지만, 오랜만에 하루 내내 쓰는 에러여서 나름 재밌기도 하고 trigger가 필요해서 날 기다리는 백엔드도 적당히 부담스럽고 재밌었다. 하지만 마무리가 되어가는게 느껴질수록, 매듭지어질 수 있나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회원가입, 게시글 작성, 결제, 결제 내역 불러오기 등 각 기능은 다 작동이 잘되는데, 유저가 사용하는 하나의 서비스라기엔 오묘하게 모든 곳에서 약간의 어색함이 있었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빨리 완성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는데, 처음으로 어떻게 매듭지어야될지 모르겠어서 쳐다만 보다가 그냥 블로그만 뒤적거리는게 반복되어갔다. 그러다가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기획회의를 하다가, 첫단추부터 잘못지어졌다는 걸 알았고, 포기 선언을 했다. 최소한 프로토타입은 만들어놓겠다고 했지만, 뭘 더 해야하는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그대로 끝내게 되었다.
근데 사실 이게 애매한게, 초반에 기획한건 다 구현했다. 어쨌든 돌아가는 서비스다. 근데 매듭이 안지어진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가..!
프론트는 사용자와 가장 맞닿아있는 부분을 다뤄야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어떤 서비스를 왜,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이해하고 그에 맞춘 UX를 제공해야한다. 이 때 사용자의 페르소나, 요구사항, 시나리오 등등을 전부 생각하고, 해당 서비스가 왜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정확하게 확정하고 가야한다. 적어도 와이어프레임을 그리는 과정에서 확정하며 서비스의 산출물을 예상할 수 있어야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많이 달랐다. 사실 엘리스에서 제공해주는 주제도 없는 상황에서, '결제기능을 해보자'로 시작했고, 결제기능사용할꺼면 후원 서비스를 제작하자하고 출발했다. 와이어프레임도 늘 그랬듯이 그냥 즉석에서 그리고 바로 개발에 들어갔다. 기획보단 개발이 더 재밌으니까 빨리 떼버리겠다는 마음이 지배적이었단게 문제였다. 딱, 지금 막힌것과 똑같이 각 기능을 구현하는 페이지만 있고, 그 이후 마무리 설정이 전혀되어있지 않았다. 유저 시나리오가 전혀 없다보니 그냥 기능 위주로 페이지로 나와버린거다. 이제와서 기획을 엎고 가기엔 2주동안 마음이 떠버린 상태였다.
특히 이번에 동아리에서 PM과 함께 기획을 하면서 그 부족함을 계속 깨닫게 된다. 솔직히 엘리스에서 진행하면서 개인적으로 뭔가 백엔드를 수단으로 삼은 경향이 있다. 이런 기능이 필요하니까 만들어 달라고, 이런 데이터가 필요하니까 넣어달라고 프론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계속 요청했다. 원래 그 기능 확정을 기획단계에서 마무리하고, 디자이너, 프론트와 백엔드는 각자 작업을 한 후 연결과정에서만 만났어야 했다. 그런데 PM, 디자이너, 프론트엔드를 내가 잡고 하다보니까 기능이 계속해서 변경되어야 했던거다. 그래서 모든 기획을 알고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고, 점점 더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이번에도 비슷한 결로 시작했다가 같은 문제가 생긴 셈이다. 프론트하고 싶으니까 기획은 대충하게 되고, 대충한 기획으로 붙들고 나가기가 쉽지 않다.
와이어프레임 기획을 제외하고 봐도, 디자인의 퀄리티면에서 부족함이 너무 보였다. 이게 화면이 큰 PC버전의 경우 조금 퀄리티가 덜해도 괜찮아보였는데, 웹뷰로 제작하다보니까 이 디자인의 부족함이 너무 눈에 보였다. 미묘한 차이가 바로바로 느껴져버리니까 퍼블리싱하고 싶은 마음도 점점 줄어들었다. 사실 눈에 보이는 산출물이 별로라는게 예상되다보니까 기획을 엎어도 똑같겠다는 마음이 크기도 했다. 이게 디자이너의 작업물을 한번 받아보니까 퀄리티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서 내가 안하고 사람을 구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일단 기획자, 디자이너, 백엔드, 프론트엔드 각각 2명씩은 있어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전을 할 수 있을거같다. 모두와 소통해야하는 프론트의 숙명,,
엘리스에서 VM을 제공했고, 제공된 VM을 바탕으로 백엔드분들이 배포를 해줘서 나름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둘이서 하다보니 AWS 프리티어를 사용해야했고, 프리티어여서 굉장히 느렸다. 백엔드분이 연구하다가 뭔가 가상 램을 설정해서 조금 편해지긴 했지만, 이미지 같은 경우 묘하게 싱크가 안맞았다. 사실 이 부분은 난 프론트만 하다보니까 못느꼈는데, 어쨌든 다음 프로젝트에서 배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생각하고 참여해야함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는 백엔드분이 알아서 다 해주셔서 나는 그냥 편하게 있었는데, 다른 프로젝트에도 이런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래서 그냥 백엔드하고 협업하는건 좀 어려울거같기도 하다. 나는 장기전을 바라봐야하는 사람인데 도중에 백서버가 자꾸 꺼지다보니까 뭔가 아쉬움이 크다. 다들 백 서버 유지 어떻게 하는거지..?
단기성 프로젝트를 프론트 혼자 하다보니까 처음에는 재밌었는데, 이제 조금씩 한계가 보인다. 내가 작성한 코드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느낌이 크게 든다. 그냥 돌아다니다가 리액트에서 탬플릿을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봤는데, 이해가 안가는거다. 거기서 좀 내 코드에 갇혀있기 쉽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른 프로젝트의 코드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리액트 스터디를 하면서, 초면인 개념이야 당연히 그냥 배웠는데, useState같은 아는 것들을 막상 까보니까 전혀 이해가 안가서 놀랐다. 이제는 프로젝트는 적당히 하고, 개념을 좀 채워나가고 싶다. 혼자서 책읽다가 스터디하면서 읽으니까 좀 더 자세히 읽게 되고 자존심 미쳐서 더 알아보고 싶어서 혼자 난리다. 난 분명 2개월동안 열심히 놀고 먹으려고 했는데,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