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낱 문과생 개발자인 내가 소마라고?
솔직히 처음에는 합격 결과를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터놓고 말해서 면접을 그냥 가서 색소폰이라도 불면 더 좋은 점수를 받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을 정도의 면접이었다.
면접 자체에 대한 기억이 많이 좋지 않아 자존감이 바닥나기도 했었던 계기이며, 자괴감으로 며칠간은 하루종일 꿀꿀한 상태로 살았다. 근데 갑자기 합격이 나온다니 참 사람 일 모르나보다.
암튼 이번에 면접 회고도 할 겸 합격글을 쓰기로 했다.
소마에 들어가기까지는 지원서 -> 1차 코테 -> 2차 코테 -> 면접 -> 합격
의 순서로 진행된다.
요즘은 무슨 부트캠프라도 기본적으로 전형 자체가 취업급이라는게 살짝 킹받는다.
여기서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소서 항목을 적당히 잘 채우기만 하면 어지간해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다. 어차피 떨어질 사람은 코테에서 다 떨어지기 때문인가...
(*필수) [자기소개] SW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몰입했던 경험과 도전이 무엇인지, 또한 이러한 성장과정을 통해 얻은 배움은 무엇인지를 서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최소 400자, 최대 1000자 입력가능)
(*필수) [연수계획서] SW마에스트로 과정 참여를 통해 어떠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싶은가요?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계획과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서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최소 400자, 최대 1000자 입력가능)
문항은 두개가 있었는데, 나의 경우 부스트캠프에서의 문제해결 경험과 실제로 1년동안 운영했었던 기숙사 어플 이야기를 위주로 풀어냈다(효자 돔토리)
1차 코딩테스트조차 나한텐 어려웠다..
5문제 중, sql 1문제와 알고리즘 4문제가 나온다.
아 이거 미리 기록해놨어야 했는데 기록을 안해놔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실~골을 왔다갔다 했던 것 같다.
sql도 프로그래머스 기준 레벨3정도가 나왔다.
난 여기서 3솔해서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는데 2.5배수라 붙었겠거니 했다.
2차 코테도 똑같이 sql 문제와 알고리즘이었다.
코테 초보가 말하는 거라 제대로 알고리즘 분류가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유의 바랍니다..
1번 포인터를 활용한 문자열 문제
2번 구현
3번 그래프 탐색(?)
4번 우선순위 큐 + 시뮬레이션
5번 sql (합계 뽑아내기)
등의 문제가 나왔던 것 같다. 아마 난이도는 실 2 ~ 골드 상위 정도?
나는 1,2,5를 풀었는데 하도 다들 잘 풀어서 당연히 여기서 컷 날줄 알았다;;
하지만 꾸역꾸역 합격해버리기.
대망의 면접.
내 멘탈을 탈탈 털어버린 면접이기도 하다.
면접은 이번에 새로 이사한 마에스트로 본진인 포스트 마포에서 진행했다.
대기 시간이 되면 소마에 들어가서 잠깐 대기한 다음 다함께 들어간다.
면접은 다대다로 진행됐다. 우리는 심사위원분은 5분이 계셨고, 지원자 또한 다섯명인가 여섯명이 있었다. 이러한 공식적인 면접은 대학교 면접이 아마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보는 면접이라 너무 떨리기도 했다.
면접은 순서대로 포트폴리오 발표(3분)을 진행하고, 이후 개인 질문을 받는다. 개인 질문도 할당된 시간이 있고(12분보다 적음), 이후에 한 사이클이 다 돌면 추가적으로 공통질문이나 추가 개별 질문이 들어온다.
나의 경우 두번째로 발표를 했었다. 근데 첫번째 발표하신 프론트 개발자분이 워낙 넘사 스펙을 갖고 계셔서 왜 여기에...
라는 생각이 들 때쯤 내가 바로 발표를 해야했다. 생각보다 훨씬 떨려서 발을 달달달 떨면서 발표를 어찌저찌 마쳤다. 발표가 끝난 뒤 받은 질문들은 다음과 같았다.
기존에 운영했던 애플리케이션의 마케팅은 어떻게 했는지?
api 구현이 안됐다고 봤는데 그럼 로그인이 안된건지(???)
두번째 질문은 갈고리를 띄웠다.
내가 이런 표정을 지으면서 포트폴리오에 그런 내용이 있나...하면서 누르다가 자소서에 있는 내용이라고 하셨다..
어라... 난 그런 내용을 안 썼는데....(무서워서 합격한 뒤로 다시 자소서 봤는데 그런 내용 없었음)
내 생각에 그냥 빨리 읽어야 하는 탓에 잘못 읽으셨나 했다
아무튼 jwt 이용해서 구현했고, 토큰은 디바이스 스토리지에 저장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여기에 대한 보안으로 신경쓴 점은 뭐가 있나요?
아..디바이스의 보안까지는 따로 신경을 못 쓴 것 같습니다 -> 여기서부터 멘붕 모먼트
꾸준히 학습하고 계시다고 했는데, 최근에 기억나는 문제 해결
아무래도 지금 본전공이 많이 다른데.. 소마에선 어떻게 하실 생각?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강조했는데 백엔드 하면 어떻게 할 것?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서 자기의 기여도가 몇퍼센트정도라고 생각?
등의 질문들이 들어왔다. 그때는 어찌저찌 다 대답을 하긴 했고 그렇게 면접이 끝났다.
그렇게 면접이 끝나고 하루정도 지난 뒤, 다시 면접을 복기해보는데
나한텐 왜 기술 질문이 많이 안 들어왔지?
라는 의문이 생겼다. 딱 봐도 그냥 떨어질 사람 같아서일까? 문과 비전공생이라 그런걸까? 다른 사람들은 더 심도깊은 질문들을 많이 받았는데 나도 문제 해결 과정을 잘 어필했고 여기에 대해서는 궁금하지도 않으신가? 라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마구 들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합격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였었다.
아무리 해도 결국 전공생과의 차이는 있다는건가.. 나는 아직 한참 멀은 애송이 인걸까... 면접관분들의 눈에는 내가 개발자로 안 보였을까... 나한테 미래는 있을까.. 등의 생각을 계속 하면서 일주일을 보냈다. 어차피 합격의 경우에는 기대를 많이 안했다. 예정에는 없던 소마를 갑자기 한번 코테라도 봐보자 하면서 신청을 했던 거라 어차피 떨어질 거라 생각하고 면접 준비도 서너시간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붙으면 양심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면접을 본 이후에는 개발자로서의 나는 앞으로 괜찮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괜스레 이를 부정당하지 않는 방법은 합격이었기 때문에 새끼발가락만큼의 기대는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발표날이 되었다. 새끼발가락만큼의 기대가 갑자기 커졌다. 덕분에 나갔던 소마 준비방도 들어가서 힐끗 보고 2시 발표가 정배였기 때문에 10분 전에는 안절부절했다.
근데 2시가 되어서도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머지..? 하고 있던 차에 갑자기 준비방에서 소마 홈페이지의 마이페이지를 가보면 연수생인지 뜬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두근두근...
혹시나 전산오류일까봐 맞나...? 한 10분동안 들여다 본 것 같다.
!!!
그리고 머지 않아 메일도 도착했다.
띠요용? 메일 하나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다?
아! 프론트 개발자가 아니셔서 질문을 안하셨나 보다~ 그럴 수 있지~(갑자기 대인배가 되)
그렇게 일주일동안 나를 옭아맸던 개발자에 대한 고민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나의 길이 부정당하지 않았다는 사실
과 나름 열심히 해왔음이 인정받는 느낌
이었기 때문에 너무 기뻤던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합격 발표를 받은 후 한동안은 기쁨의 춤을 추었고,,, 그렇게 나는 학교를 다니면서 소마 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계속..
축하드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