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자로 24주간의 코드스테이츠 프론트엔드 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수료 후 느낀 점에 대해 짧게 기록해 두고 싶어 두서없이 일기처럼 써내려간 글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
올 봄부터 가을까지 약 6개월간의 코드스테이츠 프론트엔드 과정을 마쳤다.
과정을 마친지 딱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6개월짜리 소속감(?)이 사라지자 불안함이 밀려온다 ㅋㅋㅋ
무언가를 배워서 온전히 내 것으로 익히기엔 짧았고,
안정적인 직업과 매월 통장에 꽂히는 고정 수입이 없음에...
또, 적지않은 나이에 호기롭게 직무를 바꿔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
선택에 대한 분명한 믿음과 확신이 없었기에 요동치는 마음을 견디기엔 충분히 길었다.
요동치는 마음을 다 잡기 위해서는,
1. 컴퓨터 앞에 빵댕이 붙이고 앉아 코드 한 줄이라도 더 쳐보는 것
2. 같은 고민을 하는 코드스테이츠 동기, 프로젝트 팀원, 멘토님, 코치님들과 사소한 응원을 나누는 것
두가지가 큰 도움이 되었다.
코드스테이츠의 과정은 실로 친절하지 않았다.
( 운영진이 친절하지 않다는 것이 절대 아님.
운영진 분들은 항상 모든 문제를 최대한 빠르고 친절하게 해결해주시려고 애쓰셨다. )
교육과정에서 주어지는 자료들이 불친절했다.
영상 하나 없이 텍스트 한두페이지로 정리 된 자료들이 많았다.
그것만으로 복잡한 개발의 세계를 이해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과정 초기에는 js, html, css 등 기초 지식 습득에 가까운 것들을 익히기에
과제 풀이나 페어 프로그래밍시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점점 심화 학습으로 들어가면서 부터는 코드를 한 자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할때도 있었다.
페어프로그래밍 시간이 두렵고 무섭기도 했다.
같이 하는 동료에게 피해만 주고, 함께 협업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것이 참을 수가 없었다.
나와 수준이 비슷한 페어를 만나면 둘 다 코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고
구글링만 주구창장하며 하루를 소비하는 날도 있었고,
나보다 수준이 월등한 페어를 만나면
'왜 같은 자료를 보고 같은 공부를 하는데 저 사람은 이렇게 손쉽게 코드를 풀어나가는 거지?',
'나는 개발자의 자질이 없는걸까 ?' 라는 자괴감에 넉다운 되는 날이 많았다.
점점 벌어져가는 수준에 이탈하는 동기 분들이 늘어났다..
그치만 쉽게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페어 학습을 함께 했던 동기 분들에게 혹시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고 계신지 여쭤봤고,
너무나도 친절하게 유데미나 인프런, 유튜브의 추천강의, 자료, 도서들을 넘치게 공유해주셨다.
잠을 줄이고, 외부 강의를 듣고, 코드를 쳐보다 보니 천천히 과정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이게 코드스테이츠에서 강조하는 자기주도학습이라면...흠 글쎄다
나는 국비 지원 과정이어서 무료로 수강했기때문에 큰 불만은 없었지만
내가 큰 돈을 지불하고 참여했다면 ? 근데 돈주고 또 외부 유료 강의를 사서 들어야한다면 ?
사실 과정 이름이 부트캠프일뿐 국비 지원 과정으로 전환되면서 중도 탈락이라는 말이 무의미해지면서
강제성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 다 큰 어른들한테 강제적으로 공부를 시킨다는 것도 좀 우습지만
온라인이니 누가 지켜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드러누워있는지, 열심히 공부하는지 누가 안다고..
( 본인은 안다.. 본인만 안다; )
이 부트캠프에서 우수한 실력을 가진 동기들은 아마 이 과정을 듣지 않고 같은 기간 혼자서 공부해도
분명 부트캠프를 수료한 것과 비슷한 실력을 가지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결국 혼자서 알아서 공부 열심히 잘하는 사람이 이 부트캠프에서도 크게 성장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혼자서 공부 못하는 사람에게 이 과정을 추천한다. ( 그건 바로 나... )
소속감 : 6개월 간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들 속에 속해있다보니 마치 다시 학교에 소속된 것 같은,
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은 안정감이 있었다. 혼자 공부했다면 백수라는 초조함에 진작에 원래의 직무로
원하지 않은 회사에 들어가 공부를 포기한 걸 후회하고 있지 않았을까 ?..
자극 : 같이 시작해 나와는 다른 속도로 실력을 키워가는 동기들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
나도 조금 더 열심히 해야지.. 마음을 다잡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협업 경험 :
코드스테이츠에는
페어프로그래밍( 2인 혹은 3인이 한 조가 되어 한 가지 과제를 해결하는 활동 )과
팀 프로젝트 ( 프론트엔드와 백엔드가 한조가 되어 웹 개발 프로젝트를 하는 활동 )이 있고,
두 가지 모두 큰 도움이 되었다.
직장생활로 키워진 후천적 외향인인 나는 과정 시작 전에는 이 부분이 굉장히 걱정되었지만
과정을 수료하고 나니 이 활동이 코드스테이츠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정보공유 : 같이 공부하는 동기들과 유용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같이 페어활동을 했던 분들이 본인들이 경험해보고 좋았던 자료들 많이 공유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다. 나 또한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스스럼없이 내 경험과 자료를 공유했다.
경쟁자이기 보다 동기애(?)로 서로돕자 으쌰으쌰하자는 분위기가 좋다.
위로 : 위와 같은 맥락이다. 같은 공부를 하고, 같은 어려움을 겪다보니 형성되는 공감대가 있다.
한번도 오프라인으로 만나지 못했고, 온라인으로만 6개월밖에 안된 사이들이었지만 이상하게..(?)
끈끈해지는 정(?) 같은 무언가가 있었다.
코치 님들도 정말 사소한 학습상담 (ex. 공부가 너무 하기싫어요.) 같은 하찮은 질문에도
응원과 격려로 누워있던 나를 일으키셨따 ㅋㅋㅋㅋ
중간 중간 학습과 무관한 조별 딥토킹, 힐링라디오 같은 세션을 만들어 학생들의 멘탈케어를 해주신다.
할 때는 '이거 왜 해?.. 공부할 시간도 없구만...' 했지만 끝나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큰 위로를 받곤 했다. 그래서 더 힘내서 다음 공부를 이어갈 수 있었다.
정리해 말하자면 코드스테이츠의 학습 커리큘럼만을 보고 간다면 실망이 클 수 있다.
아, 코드스테이츠 수료하면 무조건 개발자 취업 성공! 이라는 문구만을 믿고 온다면 실망은 더 더 클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코드스테이츠가
개발 공부를 흥미를 가지게 하고, 이 길이 내 길임을 확신갖게 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고, 비슷한 길을 걷는 좋은 사람들과 이어주고,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적어도 6개월 간은)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음은 분명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앞으로 취업까지 험한 길이 펼쳐져 있다.
이력서, 포트폴리오 작성, 코테, 면접 모두 두렵지만 할 수 있다는 믿음 가지고 !
그 길이 너무 길지 않기를, 버텨낼 용기와 의지를 다져보며 주절주절 후기, 회고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