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합류하게 되어 코드잇 풀스택 2기를 하차하게 되었다.
덕분에 하차 이후에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코드잇 풀스택 부트캠프를 겪으면서 느낀점들을 기록을 남겨보고자 한다.
7월 말부터 시작한 코드잇, 11월 중순에 퇴소 했으니 약 4개월의 기간에 대한 회고록.

1. 부트캠프, 뭐던 일찍 시작할걸 그랬다

SSAFY 11기 합격을 노리고(나중에 금융권 취직 또한 고려하여) 2024년도 상반기는 자격증 취득, 알고리즘 공부를 위주로 보냈었다.'모 아니면 도' 전략이었는데, 처참히 도로 끝났다. SSAFY를 탈락하고 보니 막상 취준 시작하면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정처기와 SQLD 밖에 남은게 없었다. 상반기에도 과연 이게 맞는가? 반신반의 하며 SSAFY 합격(제일 큼)과 자격증 합격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는데, 판단 미스가 맞았던 것 같다. 올해 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합격되는 부트캠프를 먼저 수강한 다음에 KDT 수강 이력이 상관 없는 SSAFY나 네부캠을 도전할 것 같다.(하지만 이렇게 했어도 후회되는 면은 분명 있었을 것) KDT가 애초에 수강 횟수/금액 제한이 걸려있다 보니 신중하게 선택하려 했던 결과라고 생각 된다.

1. 탑 티어 부트캠프가 아니면 큰 의미가 없다

소마, 네부캠, 우테코, 싸피 등 네임드는 네임드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코드잇 같은 경우 기존에 존재하는지 몰랐었고, 주위에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던걸 봐선 인지도가 높진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코드잇 뿐만 아니라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만 진행되고, 주강사가 강의를 진행한다는 방식의 부캠 자체가 시스템상 그렇게 좋지 않은것 같다. 코드잇과 비슷한 운영 방식의 타 부캠을 수료한 친구와 이야기 해본 결과, 그 친구는 수업 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만약 탑티어 부캠에 과락하고, 경력에 공백기가 생길까 두렵다면, 빨리 시작하는 적제적소한 부캠에 합류하는걸 추천한다.(참고로 코드잇 코테도 쉽고 정답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탈락되진 않는것 같다) 그 안에서 성장하는건 어차피 각자의 노력에 달려있다. 코드잇 내에서도 각자 투자하는 노력과 실력은 비례해 보였다.

2. 부트캠프 강의가 모범 답안은 아니다.

타 부캠은 잘 모르겠지만, 코드잇의 경우 자체적으로 제작한 강의 + 주강사님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다. 주강사님의 강의를 듣고, 자체 제작한 강의를 기반으로 하여 주기적으로 주어지는 과제(스프린트 미션)를 해결해서 제출하는 시스템이었다. 과제를 해결하다 보면 강의를 보고 강의에서 사용한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며 진행하곤 했는데, 강의에서 알려준 방식이 꼭 모범 답안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중에 미션에 대한 모범 답안을 확인 해보면, 강의에서 한번도 언급하지 않은 기술 스택이 사용되거나, 강의에서 가르쳐준 방식과 완벽히 동일한 구조로 작성된 코드는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모범 답안에 대한 수업은 따로 진행되지 않았기도 하고, 다음 스프린트 미션을 쫓아가기 바빴기 때문에 해당 내용들을 간과하고 있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모범 답안을 좀 더 자세히 살피며 추가적으로 공부했을 것 같다.

3. 하지만 얻은건 많죠?

1. 인복

하차 신청을 하고 수업을 나온지 몇 시간 안되어 몇 사람들에게 연락이 왔었다. 파트2 때 같은 팀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친해진 사람들이었는데, 그 잠깐동안 개인적으로 정이 많이 남아 있었다. 다들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걸 마다하지 않고, 저마다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어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인생 이야기를 공유해주기도 하는 멋진 사람들이었다. 마지막이란 생각에 개인적으로 스트레스 받던 일을 토로 했었는데, 다들 위로를 잘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하차 하면서 개인 연락처도 공유하고, 나중에 잘 되는 사람이 서로 도와주기로 했다.
강사님도 진로 상담을 통해 조언을 많이 주시기도 하고, 강사님의 약30년 개발 경험을 공유 많이 주셔서 감사했다. 마지막에는 링크드인도 공유하게 되었다. (개발 시장 관련된 글들을 많이 공유 받을 수 있어서 좋다)
파트3 멘토님이 코드잇에 숨은 보석이었다. 모든 분들이 한 번씩 이 분을 뵈어야 되겠다 싶을 정도인데, 코드잇에서 현재 발생하는 운영 시스템 단점들이 멘토링으로 대부분 커버가 가능하다. 만약 이 글을 보는 코드잇 풀스택 2기 수강생이 있으시다면 타 팀이라도 일단 지금 겪고 있는 고충을 멘토님께 공유 해보길 추천한다(개발 공부 방법, 방향에 대한 상담 등). 무서워 보이셔도 남에게 도움을 주는데 진심인 분이다. 나중에 능력자가 된 이후에 지금의 나 같은 개발 삐약이를 발견한다면 나도 이 분을 기억하면서 기꺼이 도움을 줄 것 같다.
감사한 사람들만 생각해도 한가득이다!

2. 개발을 공부하는 법

그 동안 코드잇 측에서 제공되는 강의가 진리라고 믿어온 내가 일찍 깨달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내용이다. 기술에 대한 구글링만 해도 엄청 많은 기술에 대한 정보글, 사용 경험담, 해당 기술에 대한 지표가 나온다. 이 중에 어떤 정보를 신뢰할지, 어떤 정보를 참고하고 활용해야할지 찾아내는 방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코드잇 부트캠프를 시작했는데, 계속 되는 반복 학습(실패의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3. 서비스를 기획하고, 구현해보기

지금 스타트업 팀에서도 피그마 + 프론트엔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피그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기획을 꾸준히 진행해 왔었다. 코드잇에서 프로젝트를 진행면서 개발에 대한 지식을 익히고 나니, 피그마 상으로 디자인을 구성할 때 어떠한 사항을 고려하면 좋을지 나름의 감이 잡히게 되었다. 내가 제작한 디자인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또한 비지니스 로직을 이해한 상태에서 구현이 되다 보니 좀 더 빠르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기술과 구성이 베스트가 아닐 수 있으니(예, 상태 관리를 통한 데이터 처리가 최선이라 생각했지만 컨텍스트나 쿼리, 라이브러리 등으로 다른 베스트가 있는 경우) 열린 시각으로 개발에 임하도록 주의 해야겠다.

2. 프론트 엔드 개발자의 길을 선택

코드잇 스프린트 파트3를 시작하게 되면서 새로 뵙게 된 멘토님의 영향이 컸다. 해당 멘토님은 개발 취업 시장의 현실을 많이 직시하게 도와주셨다. 매 멘토링 시간에 매번 현실적인 조언을 주시고, 부캠 공부 만으로 취업할 수 없는 이유를 일깨워 주셨다. 덕분에 코드잇 시작 초기에 목표했던 프론트/백 중 하나로 narrow down 하기를 완료할 수 있었다. 내가 처한 상황, 갖고 있는 소프트/하드 스킬, 내 흥미를 고려해봤을 때 프론트 엔드의 길을 걷는게 확실히 맞는 것 같다. 유행하는 기술이 빨리 교체되는 분야이고, 그에 비해 학습 속도가 더딘 나지만 버텨낼 자신은 있다.
+) 코드잇에서 남은 과정 중에 프론트 엔드와 관련된 학습 내용이 없어서 하차를 선택하는데 큰 미련이 안남은 것도 있었다.

3. 개발자란?

강사님과 여러 멘토님께 들은 결과,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요즘 개발자 채용 시장에서 중요하기 보는 것은, 코드를 얼마나 잘 짜느냐도 있지만,성장 가능성을 더 중요시 여긴다고 한다. 그리고 성장이라 함은 문제 해결 능력과 연관이 있다.

실제로 학습 과정에서 ChatGPT의 도움을 구한 적이 여럿 있었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내가 직접 기술 스택을 선정 하고, 해당 기술 스택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 내 로직이 워낙 복잡해지다 보니 ChatGPT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구글링 -> 공식 문서 재정독 -> 시도 -> 실패 시 다시 구글링 -> ... 무한 삽질을 계속하게 되었다. 해당 과정을 겪을 때는 내가 진짜 바본가 싶고, 한편으로는 미션 제출일이 코 앞인데 어떻게 제 시간 안에 다 끝내나 압박이 심해져서 심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구글링과 디버깅, 이 둘만 있어도 충분히 나 혼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데 큰 문제가 없어졌다. 깨지고 부서지는 과정 속에서 나름의 학습이 진행되었던 것이다! 물론 아직 익숙하지 않은게 훨씬 많아서 시간이 오래 소요되지만, 업무가 아닌 공부에 있어서 속도 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추후 어떤 개발자로 성장해 나갈지 나름의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

지피티로만 충분히 구현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작하고 있다면, 해당 서비스가 기존에 존재하던 서비스들과 차이점이 무엇인가?

최근 지인과의 대화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이다. 학습 과정에서 GPT를 사용하면서 개발할 때 인공 지능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는 것도 문제였지만, 나중에 인공 지능이 실제로 개발자의 자리를 대신할 것 같다는 불안감도 엄습해 왔었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 바 있듯이, 내가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의 로직이 복잡하면 지피티가 이를 명쾌하게 해결해 줄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만약 지피티만을 활용해서 서비스를 제작 했다면, 해당 서비스가 과연 시장 경쟁력이 있는지 의심 부터 해봐야 할 것이다. 개발자 또한 이 프로젝트가 내 성장 가능성에 도움을 줄지 확인할 때 사용될 지표 중 하나지 않을까 싶다.

4. 마무리

최근 회사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리퍼런스로 삼을 코드도 찾기 힘들고, 처음 접하는 기술들이 활용되어 있어 공부하느라 하루 업무를 다 못 끝내 야근하기 일수다. 하지만 재미있다! 부트캠프가 아니라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지만(...), 팀원들도 친절하고 학습의 고통 구간을 이겨내면 얻는 성취감이 있다보니 나름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개발하면서 내 스스로 지능을 의심하고, 왜 이걸 이해 못하는지 스스로 답답해 한다.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팀원이 뚝딱 해결하면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NEW!). 지금껏 공부하면서 결코 쉬웠던건 하나 없었다. 고통이 있어야 제대로된 학습의 과정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 있어서 제법 개발자로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 막상 작성하고 보니 아쉬운 점 위주로 작성된거 같은데, 코드잇을 수강하게 된 이후로 후회는 없다. 기초가 탄탄한 개발자가 되어보기, 왜?라는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 코드를 작성하기, 단점이 있으면 극복하도록 노력해보기~~ 아자아자 화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