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시 게임을 좋아하게 된 이유.
중학생 때부터 게임 스트리밍을 보는 걸 좋아했다. 대학교 1학년 2학기, MATLAB으로 처음 프로그래밍 시험을 봤다. 그때 나는 프로그래밍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 결과도 좋지 않았다.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던 시기, 온라인 강의를 틀어놓고 화면 한쪽에서는 매일 게임 스트리밍을 보고 있었다. 그 시절의 나는,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당시에 나는 프로그래밍에 재능이 없다는것을 깨달았고, 이대로면 학점이 곤두박질 치겠다 싶었다. 부모님이 한량처럼 놀기만 하고, 답없다 생각하셔서 참교육으로 용돈을 안주셨다. 갑자기 무일푼이 되어서 밥도 못먹고 게임도 못하겠다는 생각에 구했던 직업은 영화관 알바였다. 학교를 다니면서 마치면 일을 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웬만한 건 참고 넘겼다. 그때의 나는 누군가에게 커피를 사줄 수 있고, 게임 하나를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도쿄에 있는 square enix에 성지순례를 일주일 하러갔다. ‘저 사람들은 이런 게임을 만들겠지. 60시간짜리 게임을 만들려면 코드를 얼마나 많이 읽고, 얼마나 많이 써야 할까.’
호텔에서 자려는데, 머릿속에 파이널 판타지 15의 Valse di Fantastica가 흘러나왔다.

주변에서 컴활이라도 해라고 하길래 단순하게 컴활 공부를 했다. 그때부터 하라는건 안하고 자꾸 이상한걸 vba로 만들었다. 그쉬운 컴활을 n수 했다. 정처기도 하면 좋다고 해서 책을 사서 풀기 시작했다. 분명 글인데 읽을수가 없었다, 1학년때 이후로 손을 놓았기 때문에 책을 방치했고, 그 당시 영화관 알바 월급으로 엄청 열심히 모아서 ps5를 손에 넣었다.

ps5를 샀는데 모니터가 좋지 못했어 한달정도 플스가 방치되었다.
결국 모니터를 샀고, 그러다 보니 컴퓨터 파워가 나가고, 그래픽카드도 교체하고, 키보드와 마우스까지 바꾸게 됐다. 조이콘이 고장 나 직접 분해해서 수리했고, 맥북 LCD도 직접 부품을 사서 고쳤다. 하나를 고치면 또 하나가 문제였다. 컴퓨터 본체도 거의 새로 바꿔서 n00 만원을 썻는데 행복했다.
장비가 워낙 비싼 취미라 이후에는 신성조 유튜브를 보며 만족하기로 했다.
신성조 YouTube
일을 계속했다.
물류센터 단기 근무, 중소기업 사무보조, 은행 단기 알바, 코스트코 시즈널 알바, 다시 영화관일하고 주변 어르신들은 “이제는 자리 잡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때 나는 스물넷이었다. 몸 상태도 좋지 않았고, 손목과 무릎이 자주 아팠다. 어느 순간부터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 그 시기의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퇴근 후 게임을 하는 시간만이 유일하게 괜찮은 순간이었는데, 코피도 거의 매일 터지고, 손목 통증이 계속되면서 결국 게임을 하지 않고눈감고 쉬거나 잤다.
게임 권태기인지 게임하지 않았다.
게임을 하지 않았지만, 사고 싶었던 디스크는 계속 샀다.
알바 하고 해지면 컴퓨터 켜고 공부했다. 너무 많이 후회했다.
그런데 후회하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했다.
정처기 필기 시험을 쳤다.
떨어졌다.
또 치러갔다가 떨어졋다.
SQLD도 떨어졌다.
JLPT N3는 합격했다.
다시 정처기 필기를 치러갔다.
합격했다.

대외활동을 하면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밥도먹고 연락처도 교환했다.인디 게임에서 정말 멋진 사람들도 알게 됐다. 나는 원래 학력 컴플렉스가 없는 사람인데... 컴퓨터 잘하는 사람은 학력도 좋고 스펙도 좋아서 내가 조금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번역 연습도 했고, 다시 토익이랑 영어공부를 했었고, 자바 교육을 수료했다. 게임 블로그는 그만두었다. 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대신 쇼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요즘은 그게 더 자연스러웠다.

커피를 마시다 친구가 말했다.
“너 진짜 고생 많이 했어. 이제는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그 말을 듣고 많이 울었다. 친구가 몸이 아파서 10kg 넘게 빠진 상태였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나를 걱정해주는 게 고마웠다.
돌고 돌아서 원하는 목표의 돈을 모았고, 목표로 했었던 jlpt n2를 다시 치게 되었고, 게임 스트리밍은 아니지만 쇼츠도 만들었고, 좋아하는 게임도 많이 사서 모았고, 옛날에 for문도 제대로 못써서 k교수님한테 수업시간에 내 과제 파일을 크게 열어서 000학생은 왜이렇게 하냐고 혼도 공개적으로 났지만... 게임 사이트도 한번 만들어보고, 프론트 디자인도 공부해보고, 백준 실버도 달성해 보고, 일본 게임도 좀 더 자연스럽게 읽을수 있게 되었다.
쇼츠에 대해 내가 만드는 쇼츠는 그동안의 감정을 담은 기록이다.
AI는 쓰지 않는다.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내가 좋아하는 외힙노래를 넣고 30초에서 1분 안에 담는다. 개발 공부가 지금 내 목표 주류이기 때문에 흔들리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는 걸 멈출 수는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