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새해가 시작되면 계획을 세우듯이 첫 글은 역시 다짐을 쓰는게 국룰이 아닌가 싶어요.
코더처럼 살아온 n년을 돌아보며(흑흑) 제가 2zik한 이유를 한 번 적어보려고 해요.
(2zik이라고 쓰는 이유는 다녔던 회사의 친한 동료들끼리 했던 슬랙 비밀채팅방 이름이 '2zik_study'였거든요!)
시간만 흘러 경력만 쌓인 멍청이로 과연 이직은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정말 많이 됐지만 이 바닥에서 굴렀다고 배운 것도 있고 경험한 건 있어서 이직은 할 수 있더라고요ㅜ
제가 이직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첫 회사에서 이직할 때 > 이 회사에서 담당했던 업무에 있어서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지금 생각하면 자만심 만땅!) 그리고 자체 서비스를 운영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였어요.
두 번째 회사에서 이직할 때 > 물경력이 될만한 업무를 겸하게 되면서였어요.
세 번째 회사는 아직 다니는 중입니다.
단점이 있다면 외주개발자/프리랜서의 비율이 더 많은 상황이라서 고민되는 부분이나 막혔을 때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점과 제가 그냥 동작하기만 하는 코드를 작성했기에(저는 알아요 흑ㅎ그흑흑) 코드 리뷰를 통해서 더 효율적인 방법을 채택하여 개발을 하고 싶어도 인력도 부족하고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지만 일정이 촉박해서 불가하다는 점과 조언을 구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에요ㅠ
다행히도 최근 팀에 경력이 많은 AA분이 입사하셨어요! 그래서 시스템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입사 3개월차인 신입사원을 중간중간 지도하면서 물어볼 때마다 코드를 봐주면서 알려주고 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어요. 제가 매니징 역할을 하고 있다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어요. 저도 신입 때는 저렇게 귀여웠겠지? 라는 생각도 해보아요ㅎ.ㅎ
앞으로 제가 이직을 한다면 그 이유는 개발 문화가 잘 되어있고 개발자를 대우해주는 회사에 가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저는 에이전시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공채로 합격했고 3개월의 인턴기간을 거친 후 정규직으로의 생활을 했어요. 공채의 장점으로는 먼저 다양한 직군들과 동기로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다음으로는 개발직군의 선후배들이 지금은 각각 다른 회사로 흩어졌지만(또는 프리랜서로!) 계속 연락도 하고 코로나 이전에는 만남도 정기적으로 갖으면서 정보도 공유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시작을 IT회사에서 했으면 좋았겠다 싶기도 해요. 그러나 다니는동안 정말 즐거웠고 배운 것도 있었다고 생각하기에 후회는 하지 않으려고 해요.
재직중이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클라이언트가 갑인 이 업계에서는 일정에 쫓기는 일이 비일비재했어요. 급하게 서비스를 오픈해야하고 급하게 수정해야하고~
사실 이 때 제가 담당했던 업무로는 깊이있게 개발스킬을 향상시킬 수 있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다양한 경험을 쌓고 여러가지 언어를 사용해 보고 대용량 트래픽을 경험해보고(이 때 제 멘탈은...ㅠ..)
프로모션을 하면서 가장 피하고 싶은 이벤트는 "선착순"입니다. 왜냐하면 대용량 트래픽을 대비해야하니깐요. 너무 무섭고 무서워요. 저는 여전히 무서워요ㅠ 너무나도 쫄보인 바보같은 나의 모습 ㅜㅠ
흑흑 당시에 운영하던 프랜차이즈 카페 사이트가 있었는데
오전 9시였나 10시였나 아무튼 그 시간이 땡하고 되면 "아메리카노 무료 증정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선착순만은 말리고 싶었는데 결국 진행하게 되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간 진행했는데 그 지옥같은 5일을 잊을 수 없어요.
아니다, 그래도 이틀은 분산이 잘되었으니 3일이라고 칩시다ㅜㅠㅜㅠㅜㅠ
첫 날은 서버가 다운되었고, 다음날 aws 서버를 8대로 증설을 했으나 POS사의 DB서버가 다운되고 흑흑
결국 POS사를 호출하는 영역을 전부 막아두고, 쿠폰수량이 다되었을 때 일괄로 POS사에 데이터를 쏴주는 방식을 채택해서 해결했던 기억이 나요.
기획자는 상황 보고로 연락이 오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기억이 이젠 추억이 되었네요 호호호호호호호
그 외에도 재직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것저것 다양하게 경험해볼 수 있었기에 즐겁게 회사생활을 한 것 같아요. 어쩌면 첫 회사라서 즐거웠을지도....?
맞다! 서버 엔지니어로 혼자 미국 출장도 가고! 그건 좋았네요! 흐흐
브랜드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기획자와 소통하고, 프로모션을 개발하면서 광고기획자와 소통하고, 때때로 클라이언트와 소통하기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실무를 할 때 부드럽게 소통하면서 협업을 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에이전시라서 다양한 직군이 있었는데 지금도 기획자, AE, 마케터, 디자이너, 개발자들과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요!
정말 편하게 다녔던 회사였어요! 다들 잘해주시고 따뜻하고 덕분에 회사 인터뷰도 하고(으악!) 아무튼 제가 첫 걸음을 내딛게 하고 저의 태도를 만들어준 회사였어요!
그러나 저는 자체 사이트를 애정을 가지고 운영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서 이직을 결심하게 됩니다.
이직한 회사는 네임밸류가 있는 그룹사인데 IT계열사는 아니고 생산/제조계열사 내 HMR사업부로 저는 HMR 쇼핑몰의 운영을 담당했어요.
개발자의 인원이 적었기에 상품/회원/전시/정산/물류/프로모션 처럼 업무성격으로 담당하지 않고 일감 단위로 업무를 받아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제가 입사하던 때가 막 리뉴얼 한지 반 년정도 된 상태였는데 구축 당시에 검수를 제대로하지 않았는지 동작하지 않은 기능도 많아서 결함 처리를 많이 했던 기억이 있어요.(구축 당시 있던 개발자들 일부 퇴사ㅠ 제가 재직한 지 반 년 후에는 기존 인원 전부 퇴사ㅠ)
특이점은 솔루션 업체가 Oracle Package로 기능을 구현해 놓았기 때문에 손을 대기가 어려웠었어요.
아무튼 그럼에도 열심히 개선도 하고 신규 개발도 해나가면서 잘 운영하던 나날이 반복되던 어느날, 다른 업무를 병행하게 됩니다.
매출이 높은 타부서 업무를 담당하던 같은 팀의 개발자가 퇴사한 이후, 담당 개발자를 지정해달라는 타부서의 계속되는 요구에 해당 부서 업무를 겸하게 되었는데요, 축산도매 쇼핑몰로 ERP를 통해 재고/주문이 모두 관리되는 관계로 몰에서는 배치로 회원/주문/상품 데이터 연동을 했어요.
주 업무는 전시영역과 이벤트 개발 및 재고/주문 동기화와 ERP-Mall 간의 데이터가 상이함에 따른 데이터 확인이였습니다.
제조업 특성상, IT를 단순히 전산지원 업무로 이해하는 타부서 실무자들의 태도를 보면서 분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업계가 다르니 모르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을 거쳐가면서 업무를 조율해 나갔어요. 이 과정으로 처세술과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많이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퇴사 이후에도 같이 일했던 해당 부서 실무자들과 연락을 하면서 아주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조업 특성 하나 더! 업무 효율화를 위해 자동화를 시켜야한다면서 각 부서별로 RPA개발자를 선출해 매년 업무시간 단축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재직하는 동안에는 타팀에서 선출되었는데 다들 중간에 탈주하는 바람에! 제가 퇴사하던 해에는 개발팀에서 선출한다고 했어요. 팀에 인원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제가 가장 나이도 어렸기에 당시 정산(거창한 업무로 보이시겠지만 업무지원팀에서 SAP으로 따로 매출정산을 진행했기 때문에 저는 월초에 PG사와 쇼핑몰의 데이터 대사 정도만 했어요.)도 맡았던 제가 선발되었습니다. 흑흑
장점을 생각해보면 그래도 UiPath툴을 다뤄보는 경험을 했네요.
하지만 두 개의 쇼핑몰을 담당하는 개발팀원으로서의 업무와 병행하면서 진행하기에는 시간도 많이 할애해야하고, 야근도 하게되고...... 하여 프로젝트를 하나 끝낸 후에 그룹장 면담을 통해서 RPA업무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제조업 특성 마지막으로 더! 명절같은 바쁜 시즌에는 공장에 파견을 나가야한다고 했어요. HMR 쇼핑몰이다 보니까 시즌 영향에 따른 특정 제품의 판매량 증가가 빈번합니다. 명절에는 전을 복날에는 삼계탕처럼 특정 제품을 대량 생산해야했죠. 저희 부서는 스케쥴을 짜서 시즌마다 개인별로 한 번씩은 공장으로 출근을 했어요. 정말 바쁠 때는 본사 타 사업부 직원들도 공장 직출을 했어요. 흑흑ㅜㅜ 공장 지원 업무를 나가면 재료손질도 종종하는데 포장업무를 주로 했습니다.
한 번쯤은 좋은 경험일 수 있지만 매번 강제성을 띈 이 작업을 제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데도 먼 곳까지 가서 해야한다는 사실이 점점 지치더라고요.
그러던 중 HMR 쇼핑몰의 메인 개편 작업에 투입되었는데 프로젝트 완수 후 성취감을 느끼려던 찰나, 축산도매 쇼핑몰도 메인 및 카테고리(뎁스변경), 상품목록 개편을 진행하고 싶다며 기획안을 받게 됩니다. 문제는 저희 팀엔 퍼블리셔가 없었어요. 그래서 야매로 css를 수정하기도 했어요.(당시 쇼핑몰의 프론트 기술 스펙은 뷰나 앵귤러같은 프레임워크나 리액트 같은 라이브러리는 꿈도 꾸지 못했고ㅠ 구닥다리 기술인 jQuery 라이브러리를 사용중이었기에...... 개발팀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흑흑)
어쨌든 계속 있다가는 개발 커리어엔 전혀 도움되지 않는 잡무를 개발 업무와 함께 겸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했기에 이직을 다짐하게 되었어요.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는 대기업 자회사인데 신사업이 출범하게 되면서 한 사업부가 독립 분할로 차리게 된 규모가 작은 회사에요.
업력도 4년차라 스타트업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그래서 으쌰으쌰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이제 성장하는 회사이다보니까 직접 제안도 해보고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은 확실히 있어요! 물론 계열사다 보니까 지주의 의사결정 관여로 업무 변동이 잦은 단점도 있지만요!
개발적으로 장점은 2021년에 오픈한 사이트이기 때문에 그래도 최근의 신기술을 도입했다는 점이에요. 부끄럽지만 전 jQuery를 쓰는 회사만 다녔는데(이럴땐 어디서나 쓰이는 Java에 감사합니다.) React가 아니라 개인적인 욕심으론 살짝 아쉽지만 Vue.js를 쓰고 있기 때문에 UI/UX의 필요성을 알고 있는 회사라는 생각이 듭니다.(적어도 백엔드 개발자가 야매로 css를 수정해서 디자인을 해치게 하지 않는ㅜ) 또한 관리자사이트 외엔 클라우드 환경에도 적합한 Spring Boot로 구현되어 있으며, 전 회사에선 팀장이 Elasticsearch를 도입해달라고 해도 비용문제로 안해줬는데 여긴 사용중이더라고요.(근데 제가 제대로 쓰는 방법을 잘 몰라요.. 판을 깔아줘도 받아먹지 못하는 나...... 또 반성해..ㅠ 이미 만들어진 로그 검색만 하지말고 로그 분석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든가해서 현명하게 써봐야겠어요. 라고 생각만 하고 정작 일에 치여서 못하겠지ㅜㅠ)
그리고 최근에 파트너오피스 사이트를 구축했는데 별도로 서버를 분리하고 React로 개발했답니다.
짧은 기간 지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물류담당 개발자가 물류사 변경 프로젝트 오픈을 일주일 앞두고 퇴사하게 되면서 급하게 인수인계를 받고 오픈하게 된 일이에요.ㅜㅜ
급하게 받은터라 소스도 빠르게 이해해야했고 추가 개발도 진행해야했는데 물류사에서 제공한 API문서에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 데이터 형식을 변경하는 작업과 주문일도 수정해서 재반영해야 했고, 무엇보다 페이지 형식으로 API를 제공하는 탓에 주문-상품번호를 일일이 조회하여 해당 데이터에 넣고 호출하는 형식으로 전부 뜯어고쳐야했어요.
이 부분은 자료구조를 적용하면서 해결하였지만,
다음 스텝인 배송완료 배치는 PM님이 수정해주셨습니다. 흑흑
그리고 데이터 전송 도중에 끊기는 현상이 알고보니 트랜잭션 처리에 원인이 있었음을 오픈한지 4일이 지나고 외주 소속 AA님이 알려주셨습니다.
정말 이 때 저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어요..ㅜㅠㅠㅠㅠㅠ
아무튼 그 땐 정말 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힘들어서 기획자들이 다크써클 무슨일이냐며 제 건강을 걱정해주곤 했는데 다행히 업무 롤 변경으로 물류는 탈출했습니다.
사실 제가 상상하는 멋진 개발자라면 물류든 정산이든 주문이든 전시든 회원이든 맡기면 불평없이 무조건 해야하는건데, 저는 아직 멀었나봐요..... 물류는 멀리하고 싶습니다ㅠ 철 언제들까ㅜㅠ
그래도 경력 많은 프리랜서 분이 새로 오시면서 물류를 담당하시게 되었어요! 박수 짝! 박수 짝! 좋은게 좋은 거니까요!
저는 프로모션/통계/검색 쪽으로 업무롤을 우선 변경했습니다.
사실 프로모션이 하고싶었던 이유는 앞단을 손댈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였어요. 평소 사용자 경험에 관심이 있어서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제가 일복이 있는건지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한 해 계획으로 인해 연초부터 야근도 하고 신규 이벤트 개발로 잠시 시달렸습니다.
그래도 행복해요 호호호💛
그러나 배 부르고 등 따시면 될 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제가 욕심이 없는 사람이 아녔나봐요.
개발문화가 잘 되어있는 그렇기에 개발자를 대우해주는 나아가 스스로 자기개발할 마음이 드는 회사가 욕심이 납니다.
게으른 지난 날을 반성하면서 초심을 잃었던 저를 돌아봅니다.
잠은 죽어서 자..ㅜ...
앞으로 잔디도 심고 개인공부도 따로 하기로 다짐했어요.
이제라도 정신차린 게 어디야!
긍정적으로 살자 긍살긍살!
다시 초심을 가지고 공부해보겠습니다.
화이퉤에엥!💪🥺
개인사정으로 퇴사하였으며, 이에 따라 탈 IT를 할 뻔 했으나 다시 백^__^ 사정 상, 직무 변경이 필요한 상황이였는데 금방 돌아왔네요 호호. 그동안 전혀 다른 업무를 했었는데 나중에 한 번 기록해 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