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기록 (my_readme)

이수진·2021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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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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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1주일 차

(2021.06.13)

첫 기록

나는 글 쓰는 일에 관한 남모를 로망이 있어서 글 쓰기 모임에도 참가한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다이어리를 쓰거나 어떤 것들을 기록하는 일에 있어서는 참 서툴다.
물론 블로그도 처음이고 이렇게 각을 잡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게다가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첫 글을 쓰는 것은 정말 처음이다. 그렇기에 너무 힘을 주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다. 인생을 굵고 길게 살고 싶지만 금세 지칠 수 없기에 짧게라도 꾸준히를 목표로 TIL, WIL 을 시작하려 한다.

목표

  • 매일 포스팅하기
  • 하루에 개념 하나씩 (진짜 사소한 것이라도)
  • 하루에 생각 하나씩
  • 카테고리 : 용어 정리, 활용하기 좋은 코드 모음, 다음에 공부해 볼 내용(keyword)

항해 시작 계기

1. 원래는 캐나다였다.

작년 말 결혼을 하고 원래는 캐나다에서 컬리지를 다니며 이민을 준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일이 잘 없기도 하고, 캐나다라는 나라가 목표는 아니었기에 남편과 한국에 남기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일해온 남편은 내가 몸담고 있던 한국 기업 문화에 충격을 받고, 식품 QC를 하던 나에게 더 잘 맞을 것같다며 코딩 공부를 제안했었다. 그래서 미국을 간다면 어차피 한국에서의 나의 전공도 직업도 무의미해 지기에 이참에 적성에 맞을 것만 같은 개발에 관심을 둬보기로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미국이 캐나다로, 캐나다가 다시 한국으로 변경된 지금. 나는 여전히 한국에서 살게 되었음에도 코딩 세계에 발을 담그기로 결정을 했다. 언젠가는 나의 전공에 지금 배우는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는 직업의 기회가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2. 언제까지 백수? 주부? 일 수 는 없기에.

결혼 후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아졌고, 자가격리와 같은 생활을 계속했었다. 무언가에 몰두하면 화장실가는 것도, 밥 먹는 것도 까먹고 몰두하는 탓에 캐나다를 가야한다는 생각에 영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었다. 목표 점수를 받고 나서도 계속해서 주부모드였기에 무료하게 지나가는 하루가 많았다. 그러다가 지금의 내가 꽤나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데, 나는 내가 정말로 아무것도 안하기엔 꽤나 쓸모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기에 내가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코딩 부트캠프를 찾아보았고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코드스테이츠에 지원을 했었다. 내 돈 주고 배우는 과정임에도 회사 이력서 쓰듯 자소서를 쓰고 영상 인터뷰까지 촬영해서 보내는 과정과 취업 후 떼어가는 금액을 보고는 이후에 붙었다는 메일을 받고서도 가지 않기는 했다. 그 과정에서 다음으로 알게 되었던 것이 바로 지금 내가 몸을 담고 있는 항해99이다.

사실 한동안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일이 많았던 탓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무섭긴 했다. 인터뷰를 위해 처음으로 줌을 이용했을 때는 정말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었는데, 이제는 하루종일 캠을 켜고 사람들과 협업을 하고 공부를 진행하고 있다니 이것만으로도 벌써 대단해진 기분이다. 현재 주부모드 off, 코린이모드 on 인 상태라 집안 꼴이 엉망이다.
(남편 미안해)

항해 첫 주 (그래서 오늘 한강 수온이 따시다고?..ㅎ)

1. 멋사 vs 항해99 (사실 비교할 수준도 못되는 듯)

한달간의 사전 공부 후 저번주에 드디어 첫 항해를 시작했다. 사전 준비 기간동안 미리 스터디를 진행했던 분들이 이미 많이 친해지신게 부럽기도하고 그때 나도 그냥 같이 스터디를 할껄 후회도 되었지만 그때 당시는 겁이 많은 상태였기에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스터디를 할 용기는 나지 않을 것 같아 적당히 넘기기로 했다. 그럼에도 항해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먼저 스터디를 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에 익숙해지시는 걸 추천드린다. 나도 앞으로는 더더욱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그룹을 짓는 일에 참여하고 싶다.

여튼, 그렇게 시작한 항해는 내가 멋쟁이사자 직장인 3개월 과정동안 완성하지 못했던 웹서비스 구현을 단 3일만에 가능하게 했다. 이렇게 비교해보니 그때의 160만원이 어찌나 ... 음.. 그랬다. 사실 멋사때 배웠던 것들은 대부분 항해 99 사전 준비기간동안 학습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멋사에서 배웠던 기초들이 지금 내가 새로운 개념들을 배울 때 특별히 겁을 먹지 않게 해주고 이해도를 높여주는 정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그때 멋사를 수강했던 것을 조금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단지 3개월을 가뿐히 무시해버리는 3일의 경험을 항해99가 주었다는 것 뿐.

대신 그만큼 엄청나게 빡센 3일이었다. 정확히는 4일정도였던 것 같은데 아무튼 1주일 과제라고 해놓고 제출이 목요일 자정이었다. ㅋㅋ 100시간 코딩이 그냥하는 말이 아니었다. 멋사에서 조금이라도 맛봤던 것이 jinja 였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고... 내가 항해99로 처음 코딩을 접했다면 사실 익사했을 커리큘럼인 것 같긴 하다. 처음 hello world를 작성 했던 그때를 회상해보면 밀려들어오는 정보들이 사실 소화가 되지 않는 채로 밀어 넣는 느낌이었다 어제 공부했던 알고리즘 자료형으로 치자면 스택 구조같달까.

2. 첫 코딩 그 때 그 시절

글을 쓰다 보니 생각이 났는데 멋사에서 처음 코딩을 했던 그때 내가 가졌던 인생 최고의 고민은 지금 내가 뭘 배우고 있지?였다. 이따위로 이해를 했는데 이게 된다고? 이것 밖에 모르는데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게 맞다고?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에게 대답할 수 있다면.. 어 그게 맞다는 것이다. 우습지만 코딩만큼은 몰라도 밀어넣다보면 그 뒤에 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밀려와서 예전에 밀어 넣었던 내용들은 어느 순간 어려운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손으로 구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분야같달까. 물론 지금의 나도 진짜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더러운 코드만 겨우 써낼 줄 아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그때의 경험이 있기에 지금 내가 머릿속으로 밀어넣고 소화시키지 못하는 많은 내용들이 그저 한번 들어보고 손으로 따라서라도 짜보는 것이 의미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미래의 내 모습을 희망적으로 그려볼 수 있게 해주는 분야라 코딩이 너무 좋다. 지금의 나는 똥이어도 오늘의 문제는 미래의 나에게 던져버리면 그만이니까. 그래서 못 먹어도 go! 라는 말을 요즘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설령 내가 진짜 개발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지금 내가 재밌고 코딩할 때 집중하는 내가 너무 좋아서 못 먹어도 고다. 언제까지고 이런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좋겠다. 어제 코딩을 하면서 신났고, 오늘 코딩을 하면서 신났다면 미래의 나는 언제고 신나는 사람이겠지. == True.

3. 이제 진짜 1주일 후기

앞서 잡담이 많았다 싶다.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신이 나서...
좋은 조원들을 만났다. 이게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겁이 많고 낯을 좀 가리지만 그것을 최대한 숨기고 밝게 하려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데 다행스럽게도 조원들이 정말 좋아서 항해99에 적응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팀장님 조원들 정말 고맙습니다. (물론 이 글을 보지 않으시겠지만요.) 다들 욕심부리지 않고 현재 우리조의 수준을 잘 파악해서 가까스로 구현가능한 범위의 과제를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튜터님께서는 엄청 별거아니고 금세 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말씀하셨었지만 사실 중간에 정말 포기하고 기능 구현을 몇개는 지워버릴까도 고민했었다. 그정도로 방법이 보이지 않아서 조원들 모두 이틀차 밤은 새다시피 고민만하다 초최한 모습으로 아침을 시작했었다. 그때 팀장님이 하나의 물고를 틔워주셨고 그것을 계기로 결국 우리가 구상했던 모든 기능들을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

  • 내가 구현한 기능
    • 서버사이드 렌더링(한강수온, 날씨 api)
    • 웹 페이지 디자인 통일
    • 회원가입, 로그인, 중복확인
    • 글 수정

자세한 내용은 다른 포스팅에서 정리하도록 해야겠다. 일단 이번 첫 나의 기록의 리드미를 써보자는 마음으로 조금은 주절주절 항해 이전에 내가 코딩에 발을 담근 그 순간부터의 나를 기록해 놓고 싶었다. 나의 첫 시작은 이런 마음이었구나. 그냥 코딩이 적성에 맞는지 맛만 보자고 시작했던 일에 어느새 푹 빠져버린 것 같다. 잘 못하긴 해도 코딩을 하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몰입하는 이 기분이 너무 좋다. 어려워서 쩔쩔 매는 순간도 너무 기분이 좋고 내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꽤나 멋있다. React OT를 듣고서는 정말 앞으로 코딩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매일매일 더 잘하고 싶고 진짜 실력있고 싶다. 프론트에 지금은 관심이 많지만 미니 프로젝트를 하면서 내가 백엔드를 해도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리즘이 많이 어렵긴해도 아직은 마냥 재밌다. 나이 오십이 되어도 코딩을 하면 마냥 재밌다고 말하는 개발자가 되어있길! 얼른 자기 소개 칸에 당당하게 웹 개발자라고 쓰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

항해 99 : 5%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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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못 먹어도 GO # 오늘의 과제에 최선을 다하는 열심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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