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프로그래머2, 그리고 수료

콜트·2021년 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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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프로그래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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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없는 사람은, 꼼짝하지 않고 바람을 기다리는 배와 같다.

-아르센 우세

시간은 정말 빠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진행했던 라이징 프로그래머 2도 벌써 막을 내린다. 정말 쉴 틈 없이, 정신없이 달려왔던 것 같다. 이제서야 조금의 여유가 생겨서 짧게나마 기록을 남기려고 한다.


📕 교육

먼저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라이징 프로그래머 2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만큼, 교육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인 것 같다. 라이징 프로그래머 2(참고 : 소프트 스퀘어드)는 간략하게 다음과 같은 큰 틀을 가지고서 진행되었다.

  • 하루 5시간의 과제
  • 1주일 1회의 수업
  • 2개월의 기간

교육과정은 2개월 중에서 6주를 차지한다. 이 과정 중에는 하루에 5시간을 넘게 과제에 투자해야 하고, 1주일에 1회의 수업을 하며 이걸 6주 동안 반복한다.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에이, 하루에 5시간 정도면 할만한 거 아니야? 나도 한번 해볼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하루에 5시간을 투자해서 과제를 무사히 마칠 거라 생각한다면 그 생각을 얼른 접어두길 바란다.

'라이프 오브 파이'라는 영화를 아실지 모르겠다. 영화 속의 파이처럼 나는 매주 밀려오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표류한듯한 기분을 느꼈다. 쏟아지는 새로운 개념들에 파묻혀서 허우적거리기 바빴다. 개발에 입문하고 가장 많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무래도 구글링 실력이 아닐까 싶다. 인터넷에는 굉장히 많은 참고자료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에게 꼭 맞는 자료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면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다 결국엔 그동안 수집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혼자 방법을 찾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질문을 통해 답을 얻는 식이었다. 이렇게 과정을 진행하면서 영화 속의 파이처럼 나만의 리차드 파커(?)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과제를 진행하다 보면, 아니 개발을 하다 보면 혼잣말을 정~말 많이 하게 된다. 안녕.. 또 다른 나...).

-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中

처음, 이 과정에 지원하고 시작할 때 당시에 나는 나를 둘러싼 상황들로부터 계속해서 압박받고 있었고, 실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압박받고 있으며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어른이 되면서 져야 할 책임의 무게가 서서히 늘어나는 걸 느끼며, 동시에 나에게 찾아온 기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던 것 같다.

실제로 나는 종일 과제만 했었다. 물론 생계를 위한 택배 상하차(그나마 허브가 아니라 다행이었다.....)와 함께해야 했기에, 정말 순수하게 일하는 시간,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과제에 쏟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를 회상하면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었는데,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뎌냈는지 모르겠다(생각보다 인간의 몸은 정말 튼튼하다는 걸 느꼈다). 눈을 뜨고 있는 모든 순간은 딱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일하거나, 과제를 하거나. 그러니까 꼭 필자만큼은 아니더라도, 만약 해당 수업을 들으려고 생각 중인 사람이 있다면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하고 싶다.

과연 나는 하루에 10시간을 과제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일까?

사실 육체적인 문제보다도, 정신적으로 지치는 경우가 대다수일 거라 생각된다. 그러니까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본 교육과정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 모의 외주

위플래쉬라는 영화를 아시는가? 본적이 있다면 아래와 같은 장면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처음 내가 위플래쉬라는 영화를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툭하면 뱉는 말 중에 하나이며, 종종. 아니 꽤 자주 떠올리곤 하는 말이다.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고 해로운 말이 '그만하면 잘했어'야

- 영화 '위플래쉬' 中

실제로, 본인의 성격상 뭔가 시작하면 적당한 것이 안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스스로 쉬이 만족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직도 잘 모르겠다.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단지 최선을 다할 뿐이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난 최선을 다한 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때 당시의 나에겐 그게 최선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눈 뜨고 있는 시간은 모두 책상 앞에 앉아 있었으니. 혹자는 스스로 너무 가혹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태생이 그러한걸.

서론이 길었는데, 6주간의 교육과정이 끝나고 모의 외주를 진행했다. 실제 앱을 똑같이!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는데, 사실 알고 있다. 완전히 똑같이 할 수는 없다는 것을. 그런데도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이카루스처럼 끝없이 전진했다. 이때는 혼자 공부하고 과제 하는 것이 아닌, 팀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정말 각오를 다지며 상하차를 그만뒀다(팀에게 민폐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시작된 모의 외주에서도 상황은 똑같았다. 단지 일을 하지 않는 시간만큼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길어졌을 뿐이다. 일하고, 개발하는 시간에서 개발하고 개발하는 시간으로 하루가 채워진 것이다. 정말 단순하지 않은가? 하지만 지독한 행군이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사람인지라 지치기 마련이고, 그냥 팽개치고 쉬고 싶은 순간들도 더러 있었다. 끊임없이 찾아드는 외로움과 불안감 때문에 잠 못 드는 날들도 많았다. 그래도 책임감이란 대단한 거다. 그런데도 처음 목표로 했던 것들을 거의 다 해냈으니까 말이다. 아마 이건 단순히 시간을 갖다 박는다고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하여튼, 모의 외주도 정말 열심히 했다. 요구사항을 만족하기 위해, 처음 사용해보는 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시도를 해봤던 것 같다. 여기서 내가 느낀 개발이란 이렇다.

이봐, 해보기나 했어?

- 故 정주영 회장

일단 해봐야 한다. 간단하게 프로젝트를 구성해서 하든, 예제를 보고 따라 해보든. 직접 해보고 피부로 와닿아야 한다. 그래야 내 것이 되고 제대로 써먹을 수 있다. 보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다르다.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는 건가 싶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멈추지 않으려 부단히도 노력할 것이다.

모의 외주는 기간이 2주였고, 그 시간 동안 밤낮없이 달렸다. 정말 말 그대로 밤낮의 구분이 없어진 것 마냥 시종일관 책상 앞이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우수 수료생으로 선발되었고, 총 32명 중에서 뽑혔고(?), 모종의 유튜브(?)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어떻게 잘 봐주신 것인지,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새로운 인적 자원과 기회가 주어진 것이니까 말이다. 꽉 잡고 열심히 올라가야겠다.

추가로, 과정을 진행하면서 받았던 멘토의 피드백은 정말 좋았다. 열려있는 선택지와 그 속에서 선택을 종용하지 않았으며 이정표처럼 길을 제시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너는 이것도 저것도 다 할 수 있어, 세상에 정답은 없는걸. 대신 선택했다면 확실하게 하도록 해.

라고 말하는 느낌이랄까? 맞는 말이다.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않으니까. 겉핥기식으로 지식을 익혀본들, 종국에 이르러서는 부족한 지식과 비루한 밑천, 그리고 지난날을 후회하는 시간만 남게 될 확률이 다분할 것이다.

인생은 배를 운항하는 것과 같다. 아주 작은 각도이지만 틀어지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인생의 방향을 좋은 곳으로 향하게 잡아줄 수 있는 것은 좋은 스승과 주변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는 개발에 해당하겠지만(뜬금없지만 JSP 선배 정말 감사합니다. 고마워 Roki.). 결국 사람이 중요한 게 아닐까?


😃 과정을 통해 얻은 것들

본 과정을 통해 얻은 것들이 정말 많다. 다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나의 작은 세계에서 벗어나서 인적 네트워크와 세계관을 확장할 수도 있었다. 물론 교육과정 및 과제를 통해서 얻은 지식도 무시할 수 없다. 또,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개발자로서 협업하는 경험은 정말이지 귀하다고 할 수 있다. 순수하게 의지와 열정으로(?) 뭉쳐서 함께 한다는 것이, 학창 시절이 아니면 접하기 힘든 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회를 얻고 앞으로 나아갈 발판을 하나 얻은 듯한데, 이제 이 발판을 디딤돌 삼아 날아오르기만 하면 될 것이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인 것 같다. 서로 좋은 동료이자 친구로 오래도록 함께 갈 수 있길 기원한다. 그리고 나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앞으로..

이제 곧 있으면 개발을 시작한 지 1년이 되어간다. 작년 이맘때쯤엔 불투명한 미래를 그리며 방황하고 있었고 개발의 'ㄱ'자도 몰랐다. 하지만 이젠 스스로가 꽤 단단해진 것을 느끼고 있다. 여전히 부족한 것투성이지만 늘 그래왔듯이, 천천히 꾸준히 채워나갈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난 이제 막 개발과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 거다. 물도 주고 애정도 주고, 이 씨앗을 잘 키워보려고 한다.

- 영화 '세 얼간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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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블로그이지만 꼭 개발 이야기만 쓰라는 법은 없으니, 그냥 쓰고 싶은 내용이면 뭐든 쓰려고 합니다. 코드는 깃허브에다 작성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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