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려고 쓰는 2023년 상반기 결산 및 회고🏃‍♀️

박삐뽀·2023년 6월 15일
0

이 글을 쓰게 된 계기

솔직히 마케터 관련 정보글 쓰려고 켰는데, 두서 없이 작성하다 보니 글이 삼천포로 빠졌다. 이래서 나같은 사람에겐 게시물을 쓰고자 하는 명확한 주제와 그에 맞는 문단과 소제목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때 그렇게 NIE 작성하고 칼럼 쓰면 뭐하는지ㅎ

서론을 적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방황하던 도중 달력을 봤는데, 이게 웬걸 벌써 2023년 반이 지나가고 있었다. 뭔가 열심히 준비하고자 했던 것 같긴 한데 그에 반해 결과물은 만족스럽지 못했고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그래서 아예 잘못한 점은 고치고 나아갈 점은 한번 더 되짚어 볼 겸 방향 틀고 정리해보려 한다.✌️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정보를 파면 팔수록 더 모르겠는 그 기분을 아시나요...🥲 데이터 공부를 하고자 마음 먹은 뒤, 내가 알아가는 과정이 맞나?싶을 정도로 더 의문이 많이 들었다. 예를 들면 영어를 공부해야겠다! 싶어서 알파벳을 공부했더니 파닉스를 해야 하고, 문법을 해야 하고, 리스닝과 독해 등등 이런 것들이 끊임 없이 나왔다. 어떤 공부나 그렇겠지만 데이터도 알면 알수록 공부할 것이 끝이 없는 느낌이라, 처음엔 뭐라도 시작해두면 좋겠지 싶어서 SQL 인강도 보고 데이터 공부 관련해서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처음엔 막연하게 빅데이터를 공부하고 싶어!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머신러닝, 딥러닝, AI까지 연결이 되고.. 난 이런 분야에서 이런 일을 하고 싶던 게 아니었는데 내가 알던, 생각하던 것이 아니라 혼란스러워졌다. 하고 싶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버렸다. 이게 맞나? 하는 생각에 공부는 지체 되고 하고자 했던 게 없어지니까 슬럼프가 오고 또 일집일집 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내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익명으로 자기 직무에 만족하는 글을 쓴 사람을 보게 됐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은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트렌드를 읽고 가설을 세워 보고서를 쓰고 pt를 하면, 이후에 PM이나 대행사가 그에 맞춰 기획을 하는 것이었다. 읽자마자 뭔가 확 꽂히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데이터 분석을 하고 싶은 이유는 이런 업무가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명함에는 Trend Analyst라는 직함으로 나온다고 했다. 이것도 멋있다ㅎ) 그런 것도 모르고 정말 막연하게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 엔지니어링 등 '데이터'란 키워드에만 집중해서 삽질하고 있었으니😂 정말 이걸 깨닫는 순간 슬럼프가 극복되었다.

바로 나는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찾아보기 시작했고 갑자기 다시 열정이 타올랐다✌️ 출퇴근길, 회사 휴식시간, 집에 와서 자기 전까지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고 앞으로 해야할 일이 뭔지 찾아봤고 그 결과 CRM 마케터, 비즈니스 애널리스트(BA, Business Analyst), 그로스 해커('그로스 마케터'라고도 하고 다양하게 부르더라)라는 결론을 지었다. 데이터 분석이 하고 싶어!에서 꼬리에 꼬리를 타고 마케터까지 온 것이었다. 막연하게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생각하다가 결국 나는 데이터를 분석해서 도출한 인사이트를 활용하고자 하는 직무를 원했던 것이다.

솔직히 마케팅의 ㅁ자도 모르고, 살면서 전혀 생각해봤던 업무가 아니라 앞길이 더 캄캄해진 기분이었지만ㅋㅋㅋ 막막하진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져서 차근차근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서 계획 세우고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는 게 정말 재밌었다. 처음부터 다시 한 걸음 내딛는 기분에 당연히 걱정도 앞섰지만 갑자기 너무 설레는 맘과 불타는 열정에,,,ㅋㅋ 서칭도 많이 하고 관련 정보도 많이 모으고 나름 열심히 알아봤다. 이제 실천만 좀 더 열심히 하면 될텐데! 혼자 하려니 솔직히 벅차긴 했다. 나는 역시 주변의 케어와 약간의 강압이 필요한 스타일이란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래서 나는 부트캠프와 학원 위주로 알아보게 된다.

2023년 4월,

퇴사는 1년 전부터 입에 달고 살던 말이었지만 이때 진짜 마음 먹고 퇴사 선언을 했다. 면담을 상사들과 한 열댓 번은 돌아가면서 면담한 것 같다.(죄송한 맘도 있었지만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다들 나의 미래는 생각 안해주시나요ㅠㅠ) 다행히 싱숭생숭한 맘보다 열정이 더 컸어서 본격적으로 교육 시스템을 알아보게 되었다.

이때 제일 많이 고민하던 부류가 국가지원 부트캠프였는데 대부분 부트캠프는 it계열에 개발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서 내가 원하는 '데이터', '마케팅'쪽의 부트캠프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도 데이터 분야는 나름 가짓수가있었는데 역시나 머신러닝과 딥러닝이 꼭 들어갔고 배워둬서 나쁠 건 없겠지만 나는 짧은 시간에 내가 필요한 부분만 알차게 들을 캠프가 필요했다. 그때 모 기업 마케터 부트캠프가 있었는데 마케터 위주로만 교육해주는 곳이 정말 없었어서 바로 지원했다. 사실 나는 국가에서 지원해준다는 생각에(전망이 있고 인재가 필요할테니) 인원 수가 많고 신청하면 붙는다는 수준으로 쉽게 생각하고 신청서와 코딩테스트를 아주 간략하고 간단하게 제출했다. 덕분에 가장 나에게 맞는 이 부트캠프는 광탈했고 지원 절차에 성실하게 임해야 겠다는 교훈을 얻었다.(왜냐면 마케터 부트캠프가 너무 없어서.. PM 부트캠프를 지원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수가 적었다🥲)

캠프별로 모집 기간과 커리큘럼이 너무너무 다양하다 보니 나한테 맞는 위주로 필터링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 일단 커리 보는 눈도 없을 뿐더러 내가 원하는 스킬과 툴을 배워야 하고 기간도 적절해야 하고 무엇보다 교육의 질이 제일 걱정됐다. 그래서 이때는 hrd넷과 부트텐트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자주 들여다 봤는데 마침 제일 적절하다고 판단한 게 [패스트캠퍼스 데이터 분석 부트캠프]였다.(합격해서 적는 기업 실명ㅎ)

한 번 불합격 경험이 있었던 나는 까다로운 절차를 나름 성심성의껏 제출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국비지원인 만큼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전공 유무, 연령대, 능력 등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신청할 것인데 당연히 경쟁률이 치열할 것 같긴 하다.. 다행히도 이전에 떨어져서 얻은 교훈으로 자소서도 성의 있게 입력하고 면접 영상도 열심히 찍었지만 :( 모르고 또 미흡하게 제출했다면 지금 나한테 제일 필요한 이 부트캠프는 또 물건너 갔을 것이다..ㅎ

아무튼 신청 완료~ 근데 나는 모집 마감 기한에 비해 너무 빨리 지원했기 때문에 합격 여부까지 시간이 한 달 넘게 남은 상황이었다. 이 기간을 틈타 내일배움카드(일명 내배카)로 인강을 끊었다. 처음 들은 강의는 [스파르타 코딩클럽] '엑셀보다 쉬운 SQL 첫걸음'이었는데(이때 공부한 것은 벨로그 시리즈에 다 정리해놨음!) 나름 SQLD 독학해봤다고 초반엔 정말 쉬웠다. 이제 문제는 내가 실기가 많이 부족했다는 점인데, 매일 이론만 공부하다가 실습 환경 세팅에다가 처음으로 쿼리를 직접 작성해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게 여간 쉬운 게 아니었다. 워낙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려는 성향이라 처음엔 어떻게 해야 가장 쉽고 빠르게 끝낼 수 있을까만 고민했지만 역시 이 분야 탑 명언.

코드는 무조건 많이 짜보고, 문제 하나하나 직접 풀어보고, 오류 하나하나 해결하고, 안되면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고민해봐야 한다.
-많은 개발자들이

나도 당연히 머리로는 아는데ㅠㅠ... 인강 특성상 답지가 눈 앞에 펼쳐 있는데 그걸 애써 흐린 눈으로 시선조차 안주는 습관 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재밌었는지 나중엔 진짜 내 힘으로만 풀어보고 싶어서 어려운 문제도 안간힘 쓰면서 몇 시간씩 고민하고 시도해봤다. 덕분에 밤낮도 바뀌고 시간도 엄청 빨리 지나갔지만 ㅋㅋㅋㅋ 죽인 시간이라고는 생각 안한다. 맨땅에 헤딩 하면서 문제 해결 방법의 한 부분을 직접 터득한 느낌? 이때 이 느낌에 익숙해지고 좀 더 노련하게 해결할 줄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2023년 5월,

대망의 퇴직. 사직서를 최종 결재 받고 그 후련함은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다... 당시엔 뭐든 나 혼자 해결해야 하는 마당에 도움 받을 곳도 없고 계속 도태되는 느낌이라 많이 속상하고 무기력했었는데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버티다 보니 결국 여기까지 왔다. 그래도 첫 사무직이었는데 회사 시스템도 많이 배우고 직장 잘 다니는 노하우도 나름 깨우쳤다. 우여곡절 많았지만 사람들도 잘해주시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솔직히 살면서 앞으로 다닐 수많은 직장 중 이만큼 이쁨 받으며 직장 생활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그건 내 하기 나름이니까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지😎

퇴사 직후엔 처리할 일이 많아서 생각 외로 많이 바빴는데ㅠㅠ 다 해결하고 나니 진짜 FREEEEEEEEEEDOM한 기분이었다. 이제 진짜 찐.백수구나... 처음엔 그동안 심적으로 힘든 일이 너무 많았어서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며칠을 쉬었다. 이제는 괜찮긴 한데 인생에서 가장 버거웠던 시기 꼽으라면 TOP3로 꼽을거다... 아무튼 정말 먹고 자고 누워 있고만 반복했는데 역시 내 성격은 이게 아니었는지🥸 푹 쉰 것 같긴 한데 남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이때도 나름 밤새 공부하고 뭔가 열심히 하긴 했는데 아직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다보니 이런 반복적인 생활 패턴도 슬슬 질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부트캠프 얼리버드 신청을 한 덕분에 선수과목 수강할 기회가 생겨서 다시 열심히 강의 듣고 학구열에 불타올랐다🔥 2주 정도 되는 기간에 80% 이상 수강 후 파이널 프로젝트까지 제출해야 했는데 의외로 빠듯해서 강의는 80%를 간신히 넘기고 파이널 프로젝트도 새벽까지 끙끙대다 제출했다.(그리고 소장할 수 없어서 수강 기한이 끝나면 복습하지 못한다😥) 파이널 프로젝트용 데이터가 있었는데 그걸 확인을 못하고 전혀 다른 데이터로 문제풀이를 하고 있었다... 덕분에 거의 다 한 걸 뒤집어 엎고 다시 하느라 진짜 미숙한 결과물을 제출했다. 게다가 하얗게 불태운 뒤 그대로 기절해버려서 수강 80% 이상 인증샷을 구글폼에 제출하지 못해서 다음날 부랴부랴 문의메일을 넣었다. 담당자님께 전달해주신다고 친절한 답변이 돌아왔지만 아무래도 이래저래 이 모든 미흡한 부분이 내 예비합격 산출물인 것 같다...ㅎㅠㅎ

2023년 상반기의 마지막, 6월

2023년의 49% 정도 도달한 지금,, 부트캠프 합격 통지가 코 앞으로 다가왔고 내심 제출한 자소서가 자신이 있었는지 기대감이 컸는데. 컸는데...!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내 결과는 '예비'합격이었다. 두근두근하며 열어본 불합 여부 공지 메일에는 예상도 못한 예비라는 말이 붙어 있었다. 게다가 내 기준 이메일의 말이 너무 모호해서 이게 예비합격->합격 수순인지, 대학 입시처럼 "넌 합격이 아니고 예비야!"인지 헷갈렸다.(사실 희망회로를 돌리고 싶던 걸지도...) 그래서 다시 문의메일을 넣었고 결과는.... 후자였다. 예비 순번은 따로 알려주지 않고 추후 수강 취소자가 생기면 유선상으로 연락을 준다고 했다.

솔직히 떨어질 걸 염두에 두고 Plan B를 계속 세우긴 했었다. 그래도 붙을 거라는 생각이 더 컸는지 막상 당장 합격을 못하니까 너무 불안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생각에 힘만 빠졌다. 순번도 모르는데 TO도 불분명하고 추가 합격 기간은 무려 6월말이라 이거라도 기다려야 하는지, 타 부트캠프 지원 준비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 선택과 집중의 기로에 섰다. 뭔가 내가 계획한대로 진행되지 않고 최적의 선택을 못했다는 생각에 너무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남들이 보기엔 그냥 빨리 다른 지원서를 내면 되지 않나 싶겠지만 난 이 부트캠프에 워낙 진심이었고 이만큼 내가 원하는 커리를, 원하는 기간과 원하는 방식으로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렇게 이틀 정도는 계속 고민하고 포기하고 시간만 보냈다. 그러던 중 이틀 뒤에 운좋게 추합 통지를 받았다. 하필 그 날 그 시간에 낮잠 자느라 연락을 못받을 뻔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하다... 잠결에 간신히 본 연락에 후다닥 일어나서 재빨리 등록 의사를 밝히고 수강 신청을 했다. 솔직히 전혀 기대하고 있지 않았는데 정말 다행히 빠른 결정이 나서 그날부터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ㅎㅎ 다만 모든 걸 포기하고 그냥 떠나버릴까 싶은 마음에 예약 취소한 오사카 항공권은 조금 아까웠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부트캠프가 끝나면 후련한 마음으로 다녀와야겠다. 여기까지가 상반기 가장 큰 이벤트들이었다.


마지막 회고

아직 6월 중순이지만(글 작성 시작 6/15, 현재 시각 6/16 4:44 am) 틈틈히 기억을 되짚어 보면서 글로 썼더니 그간의 행적이 나름 정리가 된다. 일기처럼 매일 쓰는 건 시간이 지날 수록 텀이 길어지고 의무감에 작성하게 돼서 안맞는다고 생각했는데, '회고록' 느낌으로 작성해보니 글이 길어지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오히려 술술 써지고 정리도 잘됐다. 물론 일기처럼 매일, 자주 쓰면 그날 그날의 감정을 더 잘 기억할 수 있겠지만 내 성향상 이렇게 하는 게 더 나에게 맞는 스타일 같다! 그 동안 몰랐던 나의 일부분에 대해 이렇게 순간 캐치하는 것이 진짜 기분이 좋다. 그리고 이렇게 작성해두면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서도 뭔가 지도를 보는 것처럼 방향성이 생길 것 같아 마음이 편해진다. 물론 퇴사 후 한 달이라는 시간을 너무 이것저것 많은 곳에 시간을 투자한 것 같아 여행 한 번 못다녀온 게 속상하긴 하지만🫠 애매한 스케줄 때문에 마음 졸이며 다녀오느니 내 취향대로 계획 착실히 세워서 맘편하게 다녀오고 싶다🤧 빨리 알차게 공부하고 프로젝트, 포폴 확실히 준비한 다음에 진짜 마음 편하게 놀아야지! 이제 진짜 끝.

profile
Life is egg.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