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대학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입학

빨강·2025년 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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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대학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입학 전 썰


경북대학교 대학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등록을 했다.

또 빚이 늘었다!

지금까지의 기록을 작성해보려 한다.



1. 어쩌다 알게 되었는가?

1.1. 2023년 11월 이전

  • 굳이 굳이 따지자면 약 10년 전, 송길영 작가의 빅데이터 강연을 접하며 시작됐다.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의미 있는 통찰을 도출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서울에서 영업 일을 하던 터라 시간이 날 때면 혹은 시간을 내서라도 십수 차례 그의 강연을 찾아다녔다. 당시에는 단순한 흥미였다. 왜냐면 내 일에 적용하기엔 너무 먼 얘기 같았다.

  • 2021년 1월, 새해 결심으로 유튜브에서 파이썬 독학을 시작했다. 나는 이전부터 자동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텍스트 기반 게임을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 기능 구현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했다. 그냥 컴퓨터게임 누워서 하는데 누가 읽어주면 좋겠다 싶었던 거다. 나도코딩과 조코딩 유튜브를 보면서 시작했던 것 같다. 근데 둘 다 깊게 공부를 하지 못했는데 웹 크롤링 파트에서 이게 너무 재밌겠다 싶어서 뒷 내용을 공부하지 않았다.

  • 2잡 이상을 하던 때라 그냥 하루에 한두시간 만져보는 게 좋았다. 그리고 너무나 자주 예시로 나오는 음원플랫폼 순위 수집을 시작했다. 나는 사실 K팝을 좋아해서 그걸 어떻게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수집하는 게 너무 좋았다. 그래서 멜론 벅스는 예시가 많아서 그걸로 크롤링을 따라 해보면서 시작했다. 물론 당시에 나는 파이썬 버전이며 라이브러리 충돌, 가상환경 이런 것을 전혀 몰랐기에 어떤 녀석은 vscode에서 되고 어떤 녀석은 구글코랩에서 되고 하는 식이라 왜 인지는 모른 상태로 문제 해결을 위해 이렇게 저렇게 부딪쳐봤다. 어느덧 1년 정도 지나니 6개 음원 플랫폼의 일간 순위를 수집하고 디스코드로 매일 업로드 되는 내용을 받아보고 있었다.

  • 2023년 6월, 일을 하다가 오른팔이 마비가 오고 안 올라가더라. 버틸 때까지 버티는 성격이라 이미 오래 버틴 상태였다. 그래서 당일 이야기하고 몸 쓰는 일을 하나 그만뒀다. 매일 10시간 정도 들던 일이라 갑자기 시간이 늘어난 것 같았다. 그래서 한달을 그냥 쉬었다. 물론 다른 일들은 계속 했지만 몸을 많이 쓰는 일들은 아니었다. 몸이 근질근질해서 재활 겸 수영을 시작하고 다시 크롤링하던 것을 좀 살려보고 싶어졌다. 사실 그 전부터 유튜브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그 때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 2023년 8월, 국내의 10개 음원플랫폼에 대한 일간순위를 바탕으로 주간 순위를 플랫폼 점유율별로 내놓는 유튜브/블로그/인스타/틱톡을 시작했다. 12월까지 해봤는데 솔직히 내가봐도 내가 안 볼 거 같은 영상이긴 했다. 단순히 주간 100위를 소개하는 영상이었으니까. 대신 그 때 최대한 자동화를 통해서 순위를 수집하고 영상을 생산하고 8개 국가 언어로 번역해서 자막을 만드는 일을 해봤다. 일부 과정은 자동화가 안되어서 주에 8시간 정도는 투자해야했지만 20분짜리 영상 하나와 쇼츠 20개 정도를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점차 자신감이 붙긴했다. 이 시간을 좀 줄이고 싶었다.

  • 2023년 11월, 이 것들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공부를 해봐야겠다 싶었다. 빅데이터 관련 공부를 찾다보니 경북대에 대학원이 생긴 걸 알았다. ADsP 자격증 책을 당근으로 구매하려고 경대에 갔다가 우연히 본 플랜카드로 알게 됐다. 그런데 딱 입학 원서 제출 마감 1주일 후였다. 그리고 찾아보니 전기입학밖에 없더라. 강제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 반 다른 거 해볼까 하는 생각 반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돌아서서 찾다가 며칠되지 않아 K-Digital Training을 알게됐다. 왜냐면 그것도 플랜카드에서 봤거든. 그런데 그건 사전교육 신청이 마감된 시기를 교육 신청이 마감된 줄 알고 포기했다. 내일배움카드 사이트에서 이런 저런 대구 내 부트캠프 교육들을 알아봤다. 2개 정도 있었는데 아직 코로나 여파인지 자꾸 개설이 밀린다더라. 그리고 내일배움카드 사이트에서 경북대 부트캠프가 본 신청을 아직 받는 중인 걸 알게됐다. 이래서 언제나 눈 똑띠 뜨고 글 잘 읽어야 한다. 바로 신청했다.



1.2. 2023년 12월 ~ 2024년 6월

  • KDT 신청하고 코딩테스트도 준비하고 면접도 보고 자신감은 있지만 실력은 없는 상태였다. 면접 때는 학원 일을 병행하면서 수업을 듣는 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래도 이미 더한 일들도 많이 해본 터라 할 수 있다며 무수한 N잡의 역사를 보였더니 마음을 바꾸셨던 것 같다. 당시엔 나이 제한이 만 34세까지라 내겐 처음이자 마지막 도전이었다.

  • 2023년 12월 26일부터 6개월의 KDT 과정을 거쳤다. 6개월간 정보처리기사 필기/실기, ADsP, SQLD, 빅데이터분석기사, 경영정보시각화 필기, TEPS까지 자격증 시험만 10번은 넘게 쳤다. 정처기 실기와 TEPS 빼곤 다 땄다.

  • 교육은 파이썬 설치랑 웹크롤링 정도 빼곤 다 초면이었다. 매일 9to6 수업을 듣고 하루 2-3시간 학원 수업을 하고 다시 강의장으로 돌아와서 밤 9시반~10시부터 11시~12시까지 공부하고 퇴근했다. 과제도 있었고 자격증 공부도 해야했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공부도 따라잡아야했다. 주말에도 매일 강의장으로 갔다. 놀더라도 강의장에서 놀았다.

  •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장님이 신경을 쓰시는 프로그램이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데이터사이언스 학과 대학원 교수님들도 강연을 오시기도 했다. 나는 더 좋은 대학을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왜 TEPS를 쳤겠는가

  • 4개월이 지나고 교육은 끝나고 기업프로젝트 시기가 왔다. 나는 주변을 돌아보니 이 친구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시간이 오면 나이가 많은 나는 경쟁에서 힘들겠다고 판단해서 교육이 끝난 후부터는 되는 대로 면접을 잡았다. 다들 수료 즈음부터 취업을 알아보려는 눈치같았다. 면접은 전부 학원 면접이었다. 페이도 나쁘지 않은 곳들이 있었지만 못내 AI 일을 계속 해보고 싶었다. 단 하나, 데이터 관련 업무를 학교에서 하는 곳이 있었는데 그게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다. 다른 곳들은 거리나 주니어수준 페이를 들었을 때 학원보다 매력적이지 않았다. 여기가 그나마 다른 것들을 다 상쇄할만한 수준이었다. 그래서 최종합격하고 출근일 논의만 남았던 2곳에 양해를 구하고 이곳으로 왔다.



1.3. 2024년 7월~하반기

  • 이전 학원을 마무리하고 금토일 쉬고 월요일부터 출근했다. 취업 후 시간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특히나 10to7이라는 건 저녁 일정이 없을 수 밖에 없는 삶이라 더 퇴근 후 기절이 쉬웠던 것 같다.

  • 하반기 동안은 업무를 보면서 학점은행제를 했다. 문과출신 비전공자로서 컴공에 대한 지식이 당장 실무에 도움이 안되더라도 대화할 수 있는 키워드 정도는 알아야하지 않겠냐는 거였다. 결론은 1학점 부족으로 한 학기만에 취득할 수 없었지만 이래저래 공부를 그래도 좀 해봤다. 자세한 건 다른 글에서 확인

  • 정보처리기사 실기, 경영정보시각화 실기는 실패했다. 사실 정처기는 시기를 두고 천천히 따자는 마음으로 학은제를 최대한 정처기 관련 과목으로 선택하긴 했다. 근데 지금 딸 수 있겠냐고 물으면 노코멘트 경영정보시각화 1회는 너무 어렵더라

  • 마음에는 계속 좀 더 높은 대학원들이라 불리는 곳들을 가고 싶었다. 모두들 여기는 전문대학원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런데 훨씬 높은 학비와 생활비까지를 감당해낼 수 없었다. 그래서 기숙과 장학을 지원하는 곳들을 알아보고 지원하려했는데 마음이 많이 꺾였다. 어머니가 타지로 가는 걸 크게 반대하셨기 때문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경북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으로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2. 대학원 입시

2.1. 입시설명회

  • 9월 26일 저녁에 입시설명회가 있었다. 10월에 상담주간이 있어서 신청을 받겠다는 내용, 전일제를전제로 하지만 야간 수업도 가능하며 수업은 주간7, 야간9개로 개설될 예정, 전일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안내, 각 교수님 소개와 Q&A가 이어졌다.

  • 석사과정은 지도교수 사전 컨택이 필수가 아니지만 박사과정은 사전 컨택을 꼭 하라. (이번에 박사과정이 처음 생겼다) 구술고사와 기초 파이썬 및 수학과 통계에 대한 부트캠프가 있을 예정. 지도교수 배정은 1학기 종료까지 선택을 권장(빠빠좋) 지도교수는 희망 시 바꿀 수 있다. 학업계획서는 의지와 계획, 달성하고자 하는 바를 작성하라. 재직자의 경우 주/야간 수업 구성이 이중 구성이 아니라 다른 형태이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좁다. 재직자의 경우 논문 졸업이 가능하지만 비논문 36학점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사전에 신중히 준비하라 정도의 이야기가 있었다.


2.2. 입시상담

  • 구글폼을 통해 사전에 상담신청을 하고 나는 김지영 교수님께 상담 신청을 드렸다. KDT에서 못 뵌 교수님이었고 입시설명회에서 말씀하시는 걸 볼 때 가장 시원시원하게 말씀해주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우선 논문 졸업을 계획 중이지만 일단 36학점을 다 들으려 한다. 아래 내용은 사전 질문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받은 답변을 적어본 것이다.
  • 논문 준비 과정 : 논문은 4학기에 쓰는 게 아니라 3학기 끝나고 작성을 시작해야 함. 주제를 설정하고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처음 계획한 주제가 변경될 수 있음. 논문 작성을 원하면 최대한 빠르게 지도교수를 선정하라.
  • 비논문 과정은 학점 이수가 많고 졸업이 상대적으로 빠름, 논문과정에서 비논문과정으로 변경하면 학점부족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음
  • 전문대학원은 학부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특화된 전문인력 양성이 목적이며 실무적인 역량 개발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음
  • 학회 발표를 권장하며 발표 경험은 졸업 논문 준비에 도움이 됨, 학회발표-학술지게재-논문작성의 로드맵 제안하심
  • 입학 전 부트캠프 참여를 권하셨지만 근무시간과 겹침..ㅠ
  • 신규 개설된 박사과정은 석사 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모집하며 지도교수와의 컨택이 매우 중요함, 석박통합 과정은 현재 신설 여부 논의 중(아마 안한 듯)
  • 실무자와 비전공자의 레벨차이가 있는 편이긴 함


2.3. 원서제출

  • 11월에는 원서 접수를 했다. 2쪽 분량의 학업계획서를 작성해서 첨부하였고 그 외엔 특별한 내용이 없었다. 왜 공부를 시작했는지, 관심사는 무엇인지, 재직 중이지만 어떤 학업목표를 달성하고 싶은지 작성했다. 문장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나는 이미 벨로그에 이 내용들보다 훨씬 더 많은 글들 써둔 듯.


2.4. 구술고사

  • 쪽지시험같은 5분 시험을 치고 구술고사 역시 5분 간 이어졌다. 학과장님을 포함한 세 분이 계셨는데 다른 방에는 대학원장님과 교수님들 이렇게 계셨다는가보다. 원서에 적힌 내용 위주였고 KDT를 했다고 하니 이전 기수들도 대학원에 많다시며 뭐가 제일 인상적이었나 하셔서 K-POP 안무 분류 했던 이야기를 했다. 5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이번 대학원 기수에는 내가 알기론 4기 2명에, 나까지 5기는 3명이다. 다들 생각보다 쉬운 편이었다고 말했고, 내 생각에도 KDT 들어가는 코테나 면접이 더 빡센 거 같다.


2.5. 합격 발표 및 학과OT

  • 12월말 합격발표가 있었고 1월 초에는 OT를 진행했다. 나는 7시 퇴근이기에 6시 반에 시작한 OT에 조금 늦었는데 앞에는 입시설명회와 유사한 학과에 대한 설명을 하고 교수님들이 모둠테이블마다 돌아가면서 다들 한 2-30분 정도씩 말씀 나누는 자리였다. 나는 재직자가 많은 테이블이었는데 학부졸업생부터 40대 정도 되시는 분들까지 나이대가 다양했고 재직자들 직무도 다양한 편이었다. 지도교수님 선택에 도움이 되라고 했던 것 같다. 8시 반이 지나서 끝났으니 2시간 넘게 진행했던 것 같다. 아직은 어떤 분에게 더 마음이 간다는 없는 것 같다.


2.6. 등록

  • 그리고 오늘 등록했다. 어제는 교수님들마다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는 논문을 최대한 받아봤다. 받다가 읽지도 못할 영어논문은 제외하고ㅠ 한글논문만 받았는데, 석사 졸업생들 논문 위주로 받았다. 입학 전까지 좀 읽어보고 어느 정도 레벨이어야하는 지를 파악해보려고 한다. 수학공부도 미리 좀 해야할 것 같고, 대학원 가면 이제 일도 학교, 공부도 학교, 주말까지 하루종일 학교에만 있을 건데 싶어서 2월은 그래도 주말에 좀 근교로 놀러나 다녀볼까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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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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