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대학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입학 전 썰
경북대학교 대학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등록을 했다.
또 빚이 늘었다!
지금까지의 기록을 작성해보려 한다.
굳이 굳이 따지자면 약 10년 전, 송길영 작가의 빅데이터 강연을 접하며 시작됐다.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의미 있는 통찰을 도출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서울에서 영업 일을 하던 터라 시간이 날 때면 혹은 시간을 내서라도 십수 차례 그의 강연을 찾아다녔다. 당시에는 단순한 흥미였다. 왜냐면 내 일에 적용하기엔 너무 먼 얘기 같았다.
2021년 1월, 새해 결심으로 유튜브에서 파이썬 독학을 시작했다. 나는 이전부터 자동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텍스트 기반 게임을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 기능 구현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했다. 그냥 컴퓨터게임 누워서 하는데 누가 읽어주면 좋겠다 싶었던 거다. 나도코딩과 조코딩 유튜브를 보면서 시작했던 것 같다. 근데 둘 다 깊게 공부를 하지 못했는데 웹 크롤링 파트에서 이게 너무 재밌겠다 싶어서 뒷 내용을 공부하지 않았다.
2잡 이상을 하던 때라 그냥 하루에 한두시간 만져보는 게 좋았다. 그리고 너무나 자주 예시로 나오는 음원플랫폼 순위 수집을 시작했다. 나는 사실 K팝을 좋아해서 그걸 어떻게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수집하는 게 너무 좋았다. 그래서 멜론 벅스는 예시가 많아서 그걸로 크롤링을 따라 해보면서 시작했다. 물론 당시에 나는 파이썬 버전이며 라이브러리 충돌, 가상환경 이런 것을 전혀 몰랐기에 어떤 녀석은 vscode에서 되고 어떤 녀석은 구글코랩에서 되고 하는 식이라 왜 인지는 모른 상태로 문제 해결을 위해 이렇게 저렇게 부딪쳐봤다. 어느덧 1년 정도 지나니 6개 음원 플랫폼의 일간 순위를 수집하고 디스코드로 매일 업로드 되는 내용을 받아보고 있었다.
2023년 6월, 일을 하다가 오른팔이 마비가 오고 안 올라가더라. 버틸 때까지 버티는 성격이라 이미 오래 버틴 상태였다. 그래서 당일 이야기하고 몸 쓰는 일을 하나 그만뒀다. 매일 10시간 정도 들던 일이라 갑자기 시간이 늘어난 것 같았다. 그래서 한달을 그냥 쉬었다. 물론 다른 일들은 계속 했지만 몸을 많이 쓰는 일들은 아니었다. 몸이 근질근질해서 재활 겸 수영을 시작하고 다시 크롤링하던 것을 좀 살려보고 싶어졌다. 사실 그 전부터 유튜브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그 때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2023년 8월, 국내의 10개 음원플랫폼에 대한 일간순위를 바탕으로 주간 순위를 플랫폼 점유율별로 내놓는 유튜브/블로그/인스타/틱톡을 시작했다. 12월까지 해봤는데 솔직히 내가봐도 내가 안 볼 거 같은 영상이긴 했다. 단순히 주간 100위를 소개하는 영상이었으니까. 대신 그 때 최대한 자동화를 통해서 순위를 수집하고 영상을 생산하고 8개 국가 언어로 번역해서 자막을 만드는 일을 해봤다. 일부 과정은 자동화가 안되어서 주에 8시간 정도는 투자해야했지만 20분짜리 영상 하나와 쇼츠 20개 정도를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점차 자신감이 붙긴했다. 이 시간을 좀 줄이고 싶었다.
2023년 11월, 이 것들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공부를 해봐야겠다 싶었다. 빅데이터 관련 공부를 찾다보니 경북대에 대학원이 생긴 걸 알았다. ADsP 자격증 책을 당근으로 구매하려고 경대에 갔다가 우연히 본 플랜카드로 알게 됐다. 그런데 딱 입학 원서 제출 마감 1주일 후였다. 그리고 찾아보니 전기입학밖에 없더라. 강제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 반 다른 거 해볼까 하는 생각 반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돌아서서 찾다가 며칠되지 않아 K-Digital Training을 알게됐다. 왜냐면 그것도 플랜카드에서 봤거든. 그런데 그건 사전교육 신청이 마감된 시기를 교육 신청이 마감된 줄 알고 포기했다. 내일배움카드 사이트에서 이런 저런 대구 내 부트캠프 교육들을 알아봤다. 2개 정도 있었는데 아직 코로나 여파인지 자꾸 개설이 밀린다더라. 그리고 내일배움카드 사이트에서 경북대 부트캠프가 본 신청을 아직 받는 중인 걸 알게됐다. 이래서 언제나 눈 똑띠 뜨고 글 잘 읽어야 한다. 바로 신청했다.
KDT 신청하고 코딩테스트도 준비하고 면접도 보고 자신감은 있지만 실력은 없는 상태였다. 면접 때는 학원 일을 병행하면서 수업을 듣는 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래도 이미 더한 일들도 많이 해본 터라 할 수 있다며 무수한 N잡의 역사를 보였더니 마음을 바꾸셨던 것 같다. 당시엔 나이 제한이 만 34세까지라 내겐 처음이자 마지막 도전이었다.
2023년 12월 26일부터 6개월의 KDT 과정을 거쳤다. 6개월간 정보처리기사 필기/실기, ADsP, SQLD, 빅데이터분석기사, 경영정보시각화 필기, TEPS까지 자격증 시험만 10번은 넘게 쳤다. 정처기 실기와 TEPS 빼곤 다 땄다.
교육은 파이썬 설치랑 웹크롤링 정도 빼곤 다 초면이었다. 매일 9to6 수업을 듣고 하루 2-3시간 학원 수업을 하고 다시 강의장으로 돌아와서 밤 9시반~10시부터 11시~12시까지 공부하고 퇴근했다. 과제도 있었고 자격증 공부도 해야했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공부도 따라잡아야했다. 주말에도 매일 강의장으로 갔다. 놀더라도 강의장에서 놀았다.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장님이 신경을 쓰시는 프로그램이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데이터사이언스 학과 대학원 교수님들도 강연을 오시기도 했다. 나는 더 좋은 대학을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왜 TEPS를 쳤겠는가
4개월이 지나고 교육은 끝나고 기업프로젝트 시기가 왔다. 나는 주변을 돌아보니 이 친구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시간이 오면 나이가 많은 나는 경쟁에서 힘들겠다고 판단해서 교육이 끝난 후부터는 되는 대로 면접을 잡았다. 다들 수료 즈음부터 취업을 알아보려는 눈치같았다. 면접은 전부 학원 면접이었다. 페이도 나쁘지 않은 곳들이 있었지만 못내 AI 일을 계속 해보고 싶었다. 단 하나, 데이터 관련 업무를 학교에서 하는 곳이 있었는데 그게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다. 다른 곳들은 거리나 주니어수준 페이를 들었을 때 학원보다 매력적이지 않았다. 여기가 그나마 다른 것들을 다 상쇄할만한 수준이었다. 그래서 최종합격하고 출근일 논의만 남았던 2곳에 양해를 구하고 이곳으로 왔다.
이전 학원을 마무리하고 금토일 쉬고 월요일부터 출근했다. 취업 후 시간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특히나 10to7이라는 건 저녁 일정이 없을 수 밖에 없는 삶이라 더 퇴근 후 기절이 쉬웠던 것 같다.
하반기 동안은 업무를 보면서 학점은행제를 했다. 문과출신 비전공자로서 컴공에 대한 지식이 당장 실무에 도움이 안되더라도 대화할 수 있는 키워드 정도는 알아야하지 않겠냐는 거였다. 결론은 1학점 부족으로 한 학기만에 취득할 수 없었지만 이래저래 공부를 그래도 좀 해봤다. 자세한 건 다른 글에서 확인
정보처리기사 실기, 경영정보시각화 실기는 실패했다. 사실 정처기는 시기를 두고 천천히 따자는 마음으로 학은제를 최대한 정처기 관련 과목으로 선택하긴 했다. 근데 지금 딸 수 있겠냐고 물으면 노코멘트 경영정보시각화 1회는 너무 어렵더라
마음에는 계속 좀 더 높은 대학원들이라 불리는 곳들을 가고 싶었다. 모두들 여기는 전문대학원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런데 훨씬 높은 학비와 생활비까지를 감당해낼 수 없었다. 그래서 기숙과 장학을 지원하는 곳들을 알아보고 지원하려했는데 마음이 많이 꺾였다. 어머니가 타지로 가는 걸 크게 반대하셨기 때문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경북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으로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9월 26일 저녁에 입시설명회가 있었다. 10월에 상담주간이 있어서 신청을 받겠다는 내용, 전일제를전제로 하지만 야간 수업도 가능하며 수업은 주간7, 야간9개로 개설될 예정, 전일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안내, 각 교수님 소개와 Q&A가 이어졌다.
석사과정은 지도교수 사전 컨택이 필수가 아니지만 박사과정은 사전 컨택을 꼭 하라. (이번에 박사과정이 처음 생겼다) 구술고사와 기초 파이썬 및 수학과 통계에 대한 부트캠프가 있을 예정. 지도교수 배정은 1학기 종료까지 선택을 권장(빠빠좋) 지도교수는 희망 시 바꿀 수 있다. 학업계획서는 의지와 계획, 달성하고자 하는 바를 작성하라. 재직자의 경우 주/야간 수업 구성이 이중 구성이 아니라 다른 형태이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좁다. 재직자의 경우 논문 졸업이 가능하지만 비논문 36학점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사전에 신중히 준비하라 정도의 이야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