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테크코스] 레벨 1 회고 글쓰기 - ⚔️ 우아귀환

헌치·2022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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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테크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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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개그입니다! 웹소설 화산귀환 에 감명받아 웃자고 쓴 글입니다.

🥁 본 글은 뒷북입니다! 우아한테크코스 레벨1 글쓰기 미션 때 제출한 글입니다.

👀 본 글은 미완입니다! 2편이 없습니다.

우아귀환

25살 초보 개발자, 무협세계로 가다

동굴 밖을 나서다

혼자 동굴 속에서 코딩하던 과거의 내가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 코딩이란 무공을 접했을 때의 본좌 헌치(憲治)는 미숙했다. 대학이라 불리는 동굴 안에서 폐관 수련을 했다. 교수 사부들의 술법을 배우면서도 확신이 없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생각에 괴로웠다. 이윽고 5년의 시간이 흘렀다. 가르칠 게 없으니 하산 하라는 명을 받기 직전이었다. 갈 곳 없이 막막했던 나는, 결국 익숙하던 동굴을 지나 험한 세상 밖으로 나간다.

속세는 동굴 속과 달랐다. 대흉년이 든 나라의 곳간이 바닥났다. 역병이 돌고 몇 백성들은 봉기했다. 사부의 지식들은 옛것이다. 실전에서 클래스 하나 당 만줄 짜리 코드를 짜게 된다는 그들의 말은 틀렸다. 요새 속세의 필수 무공이라던 스프링, 클린 코드, TDD는 들어본 적 조차 없었다. 좌절했다. 방구석에서 혼자 코딩하느라 귀가 어두웠던 탓이다. 동굴 속에서 수련했던 철 지난 무술로는 어느 곳에서도 받아주지 않는구나…

우아문파에 입단하다

그러다 우아문파를 알게되었다. 입단하면 모두가 알아준다고들 했다. 무공의 기초부터 풍부한 대련 경험까지. 초년 백엔드 검객을 위한 모든 것을 익힐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우아파의 입단 시험을 보았고, 결과는 믿을 수 없게도 합격이었다. F 받은 전공 과목(과목명은 비밀)이 있었지만 울지 않는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는, 우아문파 별호(別號) 자바지기, 포비의 격언을 믿고 있으니까...!

우아문파(띄어쓰면 안됨)은 사파라 일컬어진다. 정규 교육에서 벗어나있으며, 우아상단의 후원을 받는 신흥 문파였지만, 정파같은 사파이다. 난세에 활약할 혁명군을 양성하는 곳이었다. 혹자는 전통적인 수련과 다른 교육방식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그들의 교육은 기존 정파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첫째로 위계가 없었다. 모두를 칭호로 부르고 나이를 밝히지 않았다. 둘째로 무공에는 정답이 없다고 믿었다. 결코 필독서라 불리는 비급을, 문자 그대로 외우게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공유하는 가치들이 있었다. 이곳에는 점수도 등수도 없다. 무공의 길은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었다. 옆을 돌아보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라는 격언을 내건다. 또한 홀로 뛰어난 검객 이 아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이가 되라 말한다. 혼자 달려나가기 보단 옆 사람의 손을 잡고 걷는 이가 되라 가르친다.

부족함을 깨닫다

검객들은 각자의 MBTI 체질에 따른 수련법을 갖고 있었다. E 체질은 축적된 내력을 세상 밖에 내보인다. I 체질은 기를 단전에 모아 내력을 얻는다. 어떤 이는 블로그에 나만의 비급을 기록하고, 누군가는 일단 검을 휘두르고 본다. 나의 경우 I로 시작하고, P로 끝나는 체질을 갖고 있다.

이런 나에게 체계적인 수련은 멀고 험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조례를 해야하고, 저녁까지 무공을 익힌다. 낯선 동기들과 페어 프로그래밍 이라는 이름의 대련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곧 친해졌다. 모두 각자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진짜'들이었다. 메타버스(게더)에서 도원결의를 맻기도 여러번. 어느새 우리는 우아문파 아래 똘똘 뭉친 가족이 되었다. 적응 할수록 재밌어진다.

마음 편히 즐긴다

매주 도전하는 술법들이 막역하던 적도 있었다. 운기조식[^1] 도중 *주화입마[^2] 직전까지 가 내상을 입었지만, 지금은 마음 편히 즐긴다. 긴장 풀고, 그저 다가오는 기의 흐름을 맞이하려 한다. 아직 부족하지만, 이 시간이 흐르면 무엇이라도 남을거라 되새기며.

한때는 일류 검객(劍客)이 되고 싶었다. 이제는 안다. 무림 고수들이 빛나는 건 그들의 코드가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란 걸… 홀로 수련하면 코드가 현란할 지언정 그 누구도 관심갖지 않는다. 아무도 나의 코드를 이해해주고, 프로그램을 사용해 주지 않는다. 그 순간의 코술은 쓸모없는 기예일 뿐. 무도인이 마우스(혹은 Vim)를 쥐는 것은 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고들 한다. 우아문파를 시작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아직 미천한 실력이지만, 오늘도 본좌는 꿈꾼다. 더 나은 미래, 더 나은 무림을...

[^1]: 운기조식 : 프로그래밍 지식의 기혈을 흡수하는 것

[^2]: 주화입마 : 감당할 수 없이 쏟아지는 개발 지식으로 인해 정신적 파탄에 이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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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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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테코 레벨1 중반 즈음 첫 글쓰기 미션을 받고 기뻤다. 드디어 나의 하트❤️에 잠재워진 흑염룡🐉을 깨울 때가 되었구나 싶었다. 농담이고, 그래도 명색이 국문과인데 장원급제(aka.기술블로그에 올라가기) 되고싶어서 힘썼던 글이다!

비록 대전운이 안좋아 급제는 못했지만, 여러 재밌는 피드백을 받았던, 추억이 있는 글이라 블로그에도 아카이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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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자라는 중입니다 🚀 rerub0831@gmail.com

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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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일

너무 재밌네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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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일

헌치 폼 미쳤다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