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for FE developer

동동·2022년 2월 6일
0

개발자들이 개성을 드러내는 방법이 굉장히 많겠지만, 그 중에 하나가 에디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FE, BE 개발자들에게는 대세 에디터가 확실히 있어 보입니다. FE는 vscode, Java로 개발하는 BE 개발자들은 IntelliJ 인 것 같습니다. 대세가 있을수록 대세에 반하는 에디터를 쓰는 사람들이 돋보이기 마련입니다.

이 때까지 써왔던 에디터에 대한 기억을 한 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고등학교 때

고등학교 컴퓨터과학 수업 때 C언어를 배웠습니다. 학교의 컴퓨터실의 컴퓨터는 당연히 Windows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당시에는 에디터가 무엇인지도 모른채 당연하게 Visual Studio 로 개발을 했었습니다. F8 인가 F10 을 누르면 시커먼 터미널 창이 나와서 실행 결과를 홀연히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2. 대학교 때

Emacs

저희 학교에서는, 저희 과에서는 공식적으로 에디터로 Emacs 를 쓰게끔 했었습니다. 과 컴퓨터실의 유닉스 컴퓨터에도 Emacs 가 설치되어 있었고, 대학 전체 컴퓨터실(약간 학교 내 싸지방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의 Windows 컴퓨터에도 Meadow가 설치되어 있어 Meadow로 개발했던 기억이 납니다. 😄

Eclipse

지금 Eclipse 얘기하면 언제적 에디터 얘기를 하는거야..? 이런 식의 반응을 받곤 합니다.
Emacs 의 깊은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던 때에, Eclipse 와 같은 IDE는 굉장히 충격이었습니다. 2학년 2학기 또는 3학년 1학기 때 Java 수업을 통해 Eclipse 를 접했습니다. 처음에는 Java 개발에만 사용하였었는데, plugin 등으로 인해 C 도 Eclipse에서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vim

저희 학교에서는 4학년부터 연구실에 배정되는데요, 저는 그당시 살고 있던 집과 가까운데 위치한 연구실 중 하나를 선택했었습니다. (건물도 좋아보였습니다 ㅎㅎ) 그때 매주 1회씩 연구실 미팅을 했었고, 돌아가면서 재밌는 주제에 대한 발표도 했었습니다. 제가 한번 C 언어로 간단한 문법적 유희에 대해서 퀴즈를 냈었는데, 당연히 Emacs 로 결과물을 실행을 했었습니다. 그걸 유심히 봐주신 대학 선배분께서 이거는 이런 단축키를 쓰면 편하다 등과 같은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때 Emacs 를 제대로 쓰는 사람을 괴짜 교수님 외에 처음으로 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여쭤봤더니 다 대답해주시면서, 자기가 Emacs 관련 커뮤니티를 운영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역내 세미나도 개최하시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계셨습니다. 그야말로 뛰어난 멘토를 얻게 되었는데... 저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당시에 vim 에 조금씩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이와 유사한 짤을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보게 되었는데, 한가지 일을 잘한다, 작은 것을 조합해서 큰 것을 만든다. Keep it Simple and Stupid 등 유닉스 철학에 매료되어 있던 저는 기능상의 호불호가 아니라 도구에 담긴 철학을 보았을 때 vim 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껴져서 vim 에 빠져들었습니다. Emacs 지역 세미나도 선배가 있어서 가긴 갔는데, 전혀 듣지 않고 다른거 개발하다가 뒷풀이 참석도 안하고 조용히 빠져나왔습니다 😅

3. 다시 개발 공부를 시작하며...

atom

2016년 여름에 웹 개발 공부를 한달정도 했습니다. 생활코딩 광풍이 불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고잉의 web-1.0 강의를 들으면서 atom 을 썼었습니다. 상당히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sublime text, vscode

2019년 중순부터 개발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Udemy에 있는 웹 프론트엔드 마스터 과정 뭐 그런거 였던거 같습니다. 강의에서는 강사분이 sublime 을 쓰셔서 아 이런게 있나보다 이러면서 조금 썼었습니다. 그러다가 FE 관련 유튜브를 보다보니 vscode가 대세란걸 알게되어 vscode로 갈아탔습니다. 그리고 제 기억이 맞다면 sublime은 유료버젼을 쓰지 않으면 가끔씩 팝업이 떠서 라이센스를 구매하라고 했던게 굉장히 좀 거슬렸던 거 같습니다. (강의에서는 라이센스 안 사도 쓸 수 있으니 그냥 무시하세요 라고 했지만...)

우테코에서는 vscode 가 비공식적 공식 에디터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WebStorm 을 쓰던 크루도 있었는데 어느샌가 다 vscode 로 바뀌더군요. (vscode 짱짱맨을 외치던 저의 영향이 조금이라도 있었을런지..? ㅎㅎ)

neovim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존대비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기술스택은 크게 React, TypeScript 였습니다. Live Share, webpack(ts-loader) 을 동시에 돌리는데 상당히 시간이 오래걸리더군요. ts-loader 에서 타입 체킹과 JS 변환을 병렬로 하지 않아서 시간이 더 오래걸렸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타입 체킹을 병렬로 하게 했는데, 그 때는 LiveShare를 안써서 실제로 더 좋아졌는지 모르겠네요)

재 노트북 사양이 안좋은 것도 한 몫 했을 겁니다 ㅎㅎ

여튼 이렇게 vscode 에 대한 실망감이 쌓이던 차에, FE 개발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IDE 순위를 인터넷에서 보게 됩니다. 제 예상과는 다르게 1위는 neovim 이었습니다. Ryan Florence의 영상에서 vim으로 React 개발하는 걸 보기는 해서, 그런 괴짜들이 있구나 라고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실제로 많이 사용한다고 하니 저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우테코 수료 후 1개월 동안 neovim 으로 계속 개발을 했고, 회사에 취업한 현재도 neovim 으로 하고 있는데, 큰 문제 없습니다. 예전에도 많이 사용했던 단축키는 시간이 지나도 손이 기억하더군요. 그런데 React, TS 대응으로 설치한 plugin 의 단축키를 익히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또한, 조그만 사이드 프로젝트가 아니라 현업에서 쓰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다루기에는 기존의 단축키만으로는 불편하더군요. 많은 탭을 오고가고, 검색하고, 이름을 바꾸고, 사용하는 곳을 확인하고.. 지금은 익숙해져서 큰 불편 없이 쓰고 있습니다.

neovim에서는 coc-server 와 통신을 하면서 TS의 타입 추론 등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뇌피셜) 가끔씩 Delay가 있긴 합니다. 타입 추론이 무거운 작업인건 분명한 것 같군요.

4. 그리고 Dan Abramov 형님의 트윗

이 글을 쓰게된 계기입니다. Dan 형님이 Sublime text 4.0 에 대한 트윗을 날리면서, 본인은 Sublime 을 쓴다는 걸 강력하게 어필하셨습니다. https://twitter.com/dan_abramov/status/1488956873390923780

이 트윗을 보면서 이때까지 써온 에디터들이 생각났습니다. 에디터의 본질이 무엇일까.. 나는 neovim 에 정착한 것 같으면서도 또 다른 에디터를 기웃거리고 있구나 이런 생각도 들구요.

Web Dev Simplifed 유튜브에서 에디터를 꾸미는데 많은 시간을 쏟지 말라고 했던게 잠시 기억나네요.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악영향을 미친다고 하셨던 거 같아요.

소소한 에디터 이야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번에 또 재밌는 소재로 이야기하고 싶네요 ~

profile
작은 실패, 빠른 피드백, 다시 시도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