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프트웨어 개발 현장에서 단위 테스트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우리에게 정말 단위 테스트가 필요할까?”,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테스트 코드까지 작성하는 건 부담스럽지 않을까?” 같은 고민이 생길 때가 많습니다. “단위 테스트의 기술”은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개념적 기초부터 실무적인 적용 방법, 나아가 조직 전반에 테스트 문화를 정착시키는 전략까지 폭넓게 제시해 주는 점이 돋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책의 구성을 중심으로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점들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책은 먼저 “단위 테스트가 왜 중요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흔히 개발자들은 빠듯한 일정 속에서 기능 구현에 집중하다가, 막상 예기치 못한 버그가 발생하면 커다란 비용을 치르곤 합니다. 코드를 리팩터링하려고 해도 어디에서 문제가 터질지 불안하기 때문에 쉽게 손을 대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위 테스트는 빠르고 정확한 피드백을 제공하여, 코드를 신뢰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게 만들어 줍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장점들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그 덕분에 독자는 “단위 테스트가 개발 과정 전체를 어떻게 개선해주는가?”라는 큰 그림을 명확히 이해하게 됩니다.
1부 “시작하기”에서는 단위 테스트의 정의와 범위를 상세히 다룹니다. 흔히 말하는 “단위”가 함수나 클래스, 혹은 모듈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테스트가 수행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특히 진입점(어떤 입력값을 테스트 대상에 제공할지)과 종료점(출력값, 혹은 부수 효과를 어떻게 검증할지)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방법이 제시됩니다.
책에 따르면 좋은 단위 테스트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녀야 합니다.
이 체크리스트는 독자가 스스로 테스트 코드를 작성한 뒤, “과연 이 테스트는 유지할 가치가 있는가?”를 판별하는 기준이 됩니다.
같은 1부 말미에서는 단위 테스트와 통합 테스트의 차이점도 명확하게 짚어 줍니다. 통합 테스트는 여러 모듈이나 컴포넌트를 함께 묶어서 확인하기 때문에, 시스템 전반의 동작을 검증하기에 좋지만 속도가 느리고 결과가 애매모호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단위 테스트는 작은 범위에 집중하므로 속도가 빠르고, 실패하면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도 비교적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책은 두 가지 접근법을 대립적으로 보지 않고, “각각의 목적에 맞춰 올바른 수준으로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2부에서는 Jest(제스트)를 주요 예제로 다뤄, 실제 단위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안내합니다. describe()
, it()
, test()
등의 함수를 이용해 테스트 케이스를 체계적으로 그룹화하고, 개별 검증 시점마다 어떤 식으로 코드를 작성하면 좋은지 단계별로 보여 줍니다.
beforeEach()
나 afterEach()
같은 훅(Hook)을 사용해 중복 코드를 줄이고, 테스트 실행 전·후에 필요한 세팅을 자동화하는 기법도 설명됩니다.특히 비밀번호 검증 함수(verifyPassword)를 예로 든 프로젝트가 흥미로운데, 단순히 테스트 코드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실제 코드를 어떻게 리팩터링해야 테스트가 더 쉽고 간결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예를 들어,
이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테스트 코드가 코드를 더 깔끔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주는구나”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됩니다.
3장은 의존성 분리(DI)에 초점을 맞춰, 단위 테스트에서 왜 의존성을 분리해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DB 연결이나 외부 API 호출처럼, 실행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요소가 있으면 테스트가 느려지고 불안정해집니다. 책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책은 스텁이 “미리 정해진 응답을 제공하는 가짜 객체”인 반면, 목(Mock)은 “호출 자체를 검증하기 위한 객체”로, 둘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단순히 “가짜 객체”라고 퉁쳐서 부르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목이 필요한지, 어떤 상황에서 스텁만으로 충분한지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설합니다.
예컨대 로그 함수를 호출했는지 확인해야 하는 경우에는 목을 써야 하고, 단순히 “이 함수를 호출하면 어떤 문자열이 반환된다” 정도만 필요하다면 스텁으로 충분하다는 식입니다.
4장과 5장에서는, 직접 목 객체를 구현하는 방법부터 격리 프레임워크(Isolation Framework)를 활용해 목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방법까지 폭넓게 다룹니다. 예를 들어, Jest를 사용하면 jest.fn()
이나 jest.mock()
으로 쉽게 목 함수를 만들 수 있고, 함수 호출 횟수나 인자 정보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규모가 큰 프로젝트에서는 Substitute.js
같은 외부 라이브러리를 사용해 더 정교한 목 객체를 생성하는 예시도 제시됩니다. 이 장에서 강조되는 것은 “목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내부 구현을 과도하게 테스트하는 형태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목은 어디까지나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됩니다.
동시에 5장 이후에는 비동기 코드를 어떻게 테스트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도 실려 있습니다. 실제 웹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버 애플리케이션에서 비동기 처리는 매우 흔하므로, 이 부분을 잘 익혀 두면 실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예컨대,
setTimeout
혹은 setInterval
을 가짜 타이머로 대체해 테스트 시간을 단축하거나, async/await
를 활용해 비동기 로직의 결과를 명확하게 검증하는 방법, 7장에서는 거짓 실패(False Positive/Negative)와 불안정 테스트(Flaky Test)가 왜 발생하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집중적으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네트워크 환경이 매번 달라져서 동일한 테스트가 가끔씩 실패한다면, 이 테스트는 사실상 단위 테스트라기보다 통합 테스트에 가깝게 동작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책은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팀원들이 테스트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나아가 “테스트를 아예 끄고 개발하자”라는 식의 극단적 결정에 이를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때문에 테스트 간 독립성을 보장하고, 외부 환경 의존성을 최소화하는 설계가 필수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8장에서는 테스트 코드 자체가 복잡해지거나, 목 객체가 남발되어 코드 이해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여러 방법론이 언급됩니다.
beforeEach
또는 유틸 함수 등을 적절히 사용해 공통 로직을 정리하라고 조언합니다. 10장에서는 단위 테스트, 통합 테스트, E2E(UI) 테스트 등 다양한 수준의 테스트를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전략적으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이들 테스트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테스트 피라미드 같은 개념이 소개되고, “각 테스트 유형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은 11장은, 테스트를 팀 차원으로 확산시키는 방법을 매우 현실적으로 다룹니다. 많은 조직이 “개발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단위 테스트를 우선순위에서 밀어내곤 합니다.
책은 이러한 상황에서 작은 성공 사례를 먼저 만들고, 팀원들에게 테스트가 얼마나 유용한지 보여주는 상향식 접근(게릴라 식)과, 경영진을 설득해 팀 전체에 단위 테스트 규범을 설정하는 하향식 접근을 함께 제안합니다. 어느 방식을 택하든, 궁극적으로는 “단위 테스트가 얼마나 시간을 아껴주고, 버그를 예방해주며, 팀 전체 생산성을 높여 주는가?”를 데이터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2장과 부록에서는 레거시 코드(기존 코드베이스)에 단위 테스트를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실무 노하우가 담겨 있습니다. 코드는 복잡하고 테스트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면, 우선 통합 테스트라도 작성해 현재 기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안전망”을 확보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점차 모듈이나 함수 단위로 리팩터링을 진행하며, 단위 테스트를 도입하는 과정을 밟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마이클 페더스의 『레거시 코드 리팩터링』” 같은 참고 도서가 언급되는 등, 레거시 코드를 단위 테스트로 정복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부록에서는 함수나 모듈을 강제로 대체하는 몽키 패칭(Monkey Patching) 기법과, Git·Node·에디터 설치에 대한 기초 안내가 담겨 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예제 코드를 따라 하려면 필요한 설정이므로, 입문자의 경우 이 부분을 통해 개발 환경을 빠르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단위 테스트가 가져다주는 구조 개선
코드를 단위 테스트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의존성 분리와 모듈화를 적용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코드베이스가 점점 정돈되고, 유지 보수성도 향상됩니다.
테스트 설계가 중요하다
스텁과 목(Mock)을 구분해 올바르게 사용하고, 비동기 로직 테스트 시 가짜 타이머 등을 적절히 활용하는 등, 테스트 자체를 잘 설계해야만 “무조건 많은 테스트”가 아니라 “유의미한 테스트”를 작성할 수 있다는 점을 책이 거듭 강조합니다.
조직 문화와 프로세스 개선
단위 테스트를 개인적으로 작성하는 것과, 조직 전체에 적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이 책은 반발을 줄이고, 팀원과 경영진의 지지를 얻으며, 레거시 코드까지 점진적으로 덮어 나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실제 현장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단위 테스트를 처음 접하지만, 왜 필요한지 체계적으로 알고 싶은 개발자
1부에서 개념과 필요성을 충분히 다루고, 2부 실습 예제가 친절하여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미 테스트 경험이 있으나, 목(Mock)·스텁(Stub)·의존성 분리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고 싶은 분
3부와 4부의 상세 예제와 격리 프레임워크 소개가 큰 도움이 됩니다.
테스트 코드가 자주 실패하거나 너무 복잡해져서 어려움을 겪는 분
7장, 8장에서 불안정한 테스트와 유지 보수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법과 함께 다룹니다.
레거시 코드가 많은데, 어떻게 테스트를 도입해야 할지 막막한 분
12장과 부록에서 레거시 코드 리팩터링 및 통합 테스트 전략을 비롯해 현실적인 접근 방법을 상세히 제시합니다.
조직 차원에서 테스트 문화를 확산시키고,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싶은 분
10장과 11장의 테스트 전략·배포 파이프라인·조직 내 설득 노하우가 매우 구체적이므로, 매니저나 팀 리더 분들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단위 테스트의 기술”은 제목 그대로 단위 테스트를 둘러싼 다양한 기술적·문화적 측면을 균형 있게 다루는 책입니다. 단순히 “어떤 라이브러리를 어떻게 쓰면 좋다” 정도의 정보를 넘어, 테스트 코드가 가져다줄 수 있는 장점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폭넓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입니다.
코드는 복잡해질수록, 그리고 팀 규모가 커질수록 테스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테스트 없이 “돌아가기만 하는” 코드를 유지하는 것은 갈수록 위험해지고, 언제 어디에서 버그가 재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기 쉽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소개하는 기법들과 노하우는 장기적으로 개발 생산성과 코드 품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만약 단위 테스트를 도입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 책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이미 테스트를 어느 정도 해본 분들도, 실제로 겪는 문제들의 해법을 구체적으로 찾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개발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코드를 유지하려면, 결국 단위 테스트라는 든든한 안전망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