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5.4 4주차 회고 및 돌아보기

김형주·2021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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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는걸까..

그냥 최근 들어 내가 하고 있는 것에 많은 의구심이 들었다. 원래 열심히 살던 성격이 아니었기에 하나하나 바꿔나가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시작했다.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운동을 매일같이 나가서하고, 낮에는 공부만 하고, 저녁에 잠깐 강아지랑 놀아주고. 그저 남들같은 일상이라고 생각하는데, 내 생활에는 규칙이 없었다. 기분따라 움직이기도 하고 귀찮은 것은 치워놓는 성격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어떤 계기가 있어서 변화가 시작되긴 했다. 그럼에도 계속 생각이 드는 건, 내가 결정한 일이 잘한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질문들..

최근에 여자친구랑 헤어지게되면서 나름대로는 되게 큰 감정적인 소용돌이를 마주쳤다. 꽤 긴 기간 연애하기도 했었고..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헤어지게 되는 바람에 하던 일도 계획이 틀어질까 두렵기도 했다. 쿨한 성격이라면 쿨한 성격인데, (나름대로 가차없는 성격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있는 공부가 감정에 엎어지면 어쩌나하는 걱정이었다.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나름 정상화된 것 같다.

이러나 저러나 이별은 참 고통스럽다. 괜찮은 척하려고 억지로 매일같이 수업이 끝나고 나면 사람들을 찾으려 모각코를 찾았고, 나름대로 집중하고 공부할 수 있는 나만의 모멘트를 찾은 것 같아 기쁘기도 했다. 의심이 생긴다는 건 자신이 없어서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뭔가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큼 확신하지 못했고, 그만큼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11주 정도다. 개월수로 따지면 2달하고 반정도, 좀 넓게 스펙트럼을 잡으면 3달정도 되는 기간이다. 이 기간동안 지금해왔던 것처럼, 내가 해내고 있는 매일을 해가면 된다고 다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나가서 운동하고, 들어와서는 공부한 내용을 살피고 직접 테스트도 해보면서 확실히 재밌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MDN문서를 자주봐야한다는 엔지니어분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읽다가 금새 실증이 나면 기어코 VScode에서 돌려보는 식으로 먼저 실행으로 옮겨버린다. 그래도 공부하는 것들이 조금 귀찮긴해도 어영부영 쫓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그냥 스스로한테 대견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몇 주나 됐다고 이런 얘기를 하냐고 하지만, 전공이 아닌 공부를 그것도 학생이 아닌 신분에서 도전하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머리가 잘 도는 것 같다가도 작은 부분에서 실수를 하고 기억을 하지 못하고. 또 그런 순간이 반복되면 자존감도 깎여 나가고 하고 있는 일에 확신을 갖는 것이 어렵다. 같이 하고 있는 동기들 역시 같은 마음일거라고 생각한다. 나름의 비전과 시각을 가지고 선택했고, 개중에는 나보다 더 많은 것들을 포기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나도 물론 불안하고 가끔은 포기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더 큰 짐을 지고 뛰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볼때면 스스로를 다시 바로잡을 수 있게 해준다. 불안한 마음, 걱정되는 생각, 미래, 내 자신에 대한 의구심. 많은 것들이 계속해서 샘솟는다.

경주마는 경기장을 뛸때 양옆을 보지 못하도록 가림안경을 쓴다고 한다. 경주마는 골인지점까지 눈앞의 미끼만 보고 미친듯이 달려나가 결국에는 도착한다. 예전에는 되게 불쌍해보였다. 뛰다가 힘들면 쉴 수도 있고, 뛰다가 하늘도 한번 보고, 뛰다가 풀도 좀 뜯어먹고 그러다가 느긋하게 살지 못하는 것이 불쌍해보였다. 물론 안타깝지만, 경주마들은 그 많은 유혹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골인지점에 재빠르게 들어온다. 근데 내가 그 뒤의 이야기는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경주마들은 경기가 끝나고나면 마굿간에서 관리사에게 관리를 받으며 맛있는 야채도 먹고, 털도 정갈히 관리받는다. 목표를 이루고, 관리받는 삶을 지내는 경주마, 여전히 멈춰서 하늘만 보고 꿈만 꾸고 있던 나. 진짜 불쌍했던 건 내가 아니었을까?

조금은 느슨해졌다.

말 그대로다. 이전에 알고리즘을 할때나, JS 기초문법을 공부하던 시기와는 다르게 약간 하나씩 나사가 풀리기 시작했다. 공부하는 것이 재밌는 건 여전하지만, 예전만큼 달려들지 못하고 쉽게 한숨을 쉬고 노트북에서 떨어지려는 내 자신이 보였다. 3일정도는 조금 여러 생각을 하면서 편히 쉬는게 좋다고 생각했다.(물론 운동은 했다. 노트북을 잠깐 내려놨던 것이지 하던 계획을 멈춘 것은 아니다.) 그리고 느낀 것은 내가 너무 공부하는 것에 큰 부담감을 안고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무엇을 공부를 하던 내가 즐기지 못하면 금새 나가떨어지고 만다. 처음엔 즐기고 있던 것들이 하나하나 숙제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 마음을 되돌려놓으려면 나만의 동기 부여제가 필요하다. 최근에 그런 동기부여제 혹은 비타민이 될만한 사람을 찾게 되었다. 찾았고, 나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 불편한 감정과 복잡한 감정, 그리고 지친 힘듬을 풀어주고 나를 믿는다.

그래서 한번 더 부여잡고 좀 뛰어가보려고 한다.

나는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나는 계획을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었다. 앞으로 달라지기로 계획한 것들을 모두 성공으로 만들기 위해 다시 뛰어보려고 한다. 경주마처럼 아무것도 보지 않고 뛰는 건 비록 어렵겠지만, 내 나름의 방식으로 이전보다 훨씬 더 큰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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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에 관심이 많은 잡학지식사전이자,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주니어 개발자 / 잡학지식에서 벗어나서 전문성을 가진 엔지니어로 거듭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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