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되어보겠다고 마음 먹은 한낱 비전공자에 불과한 나는 4월중순에 그토록 바랬던 멋사 백엔드 스쿨을 합격하게 되어 작지만 커다란 행복을 느끼려던 찰나, 현재 블로그를 시작하는 시점에선 벌써 멘탈이 조금 흔들리고 있다. 그 이유는 이제 써 내려갈 예정이니 내용이 두서가 없어도 이 글을 다시 볼 내 자신과 여러분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사실 개발자가 되려는 목적은 여러가지 있지만 몇 가지 이야기 해보자면 첫번째는 돈벌려고지 뭐야 ㅎㅎ 기술배워서 돈벌려고지 맞잖아 농담이고(농담아님) 두번째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를 이용한 프로그램(주로 게임 관련 또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들을 개발해 보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겉으로 보기에 네모난 고철덩어리 물건으로 그런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사람들의 능력과 아이디어가 그런 생각을 들게 한 것 같다. 하지만 마음만 가득했지 게으른 특징이 가득했던 나는 개발은 커녕 오히려 그런 프로그램들로 놀기만을 좋아했다. 무념무상 노는 것만 찾던 아이는 (니가 무슨 뽀로로야?) 진정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인지 오랜 시간 고민을 하다가 결국 돌고 돌아서 오게 된 곳은 개발의 영역이었다.
오긴 왔다고 말은 하지만 이 영역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고 경험도 없는 나에겐 그저 막막할 뿐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당신의 의지만 있다면 개발자로 키워주겠습니다 커몬베입!^^' 라는 문구로 나같은 사람들도 수료만 한다면 고연봉 신입 개발자가 될 수 있다는 정보에 의심이 많았지만 개발이 조금은 만만하게 보였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가 보는 정보들은 모두 추상적일 수 밖에 없었으니까. 그래도 너무 쉽게 보았다가 되려 내 자신이 크게 후회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시작하는게 아닌 준비된 시작을 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이란 개발의 시작을 멋사의 부트캠프에서 출발 하는 것이었다.
왜 하필 멋사인데? 라고 물어볼 수 있는데 굳이 이유를 말하자면 단지 나는 신중한 타입이고 멋사에게 신뢰가 갔다. 단순하지?
많은 부캠을 찾아 보았지만 전부 거기서 거기 같았다. 그 곳들은 '개발? 알려줄게 근데 못 따라오면 알아서 살아남아라~' 라는 보이지 않는 메세지가 보임과 동시에 미래의 내가 후회하는 모습만이 떠오르게 할 뿐이었다. 물론 내생각이고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멋사가 신뢰가 갔던 이유는 만족스런 후기들과 커리큘럼을 보아하니 이 곳에선 단순히 개발자가 되기 위한 코스를 걷는 것만이 아닌 이외의 다양한 경험들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것 또한 물론 내생각이고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3주차까지 진행중인 나는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 신할 수는 없지만 (3주밖에 안했으니까..) 지금으로썬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사님의 유쾌한 실시간 강의는 지루하지 않다는 점과 높은 정보 전달력에서 큰 장점을 차지하고 있지만 100명의 수강생들을 한명한명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여린 마음을 가진 강사님이기에 늘 교육 방향에 대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수강생들의 컴플레인(내 생각엔 별거 아님)에 염려 마시고 소신있게 진행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멘토님들의 질의응답은 빠른 속도와 성의 가득한 설명이 만족스럽다. 사실 모르는게 생기면 질문하기가 부담돼서 눈치보기 마련인데 막상 여쭤보니 해결만땅 시원한 답변을 남겨주셔서 감사하다. 심지어 직접 여쭤보지 않아도 회고 팀원끼리 의논 하고 있으면 마치 괴도키드처럼 등장해서 답변이나 보충설명을 남겨두곤 사라지는 멘토님도 계신다.
회고팀도 짜여졌는데 비대면 수업에 지역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진 탓일까 모두 낯을 많이 가리시는 것 같다. 나도 I 인데 낯가림 심한데.. 하지만 이 또한 협업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실력 증진을 위해 운명으로 만난 동료들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상인증 이벤트도 있는데 이게 무엇이냐, 아침수업 시작 전까지 디코에서 캠으로 스트레칭하는 모습을 캡쳐하여 인증하면 1회 적립이 된다. 횟수당 깊티를 받을 수 있다. 하라는 코딩은 못 하면서 이 것만 할 줄 안다.
지금까지 끄적이다보니 생각난건 아니 그래서 왜 멘탈나갔냐고 이 사람아 였는데 멋사스쿨에 들어와보니 수강생들 중에 나같은 초보자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상당한 고수들도 많이 있었다. 알고리즘 문제들은 눈감고도 풀어내는 정도의 실력과 아직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단어들로 정보 공유를 하고 있더라. 나는 지금도 버거운데, 저 분들은 무슨 목적으로 오신걸까, 내가 이 수준으로 그들과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수 있을까?
물론 이제 기어다니기 시작하는 나와 이미 걸음마 다 떼고 달리기 시작하려는 그들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걸 인지하고 있는데도 앞으로의 걱정이 쌓여만 갈 뿐이다.
최근에 재성 매니저님이 공유해주신 전 기수 수료생이 작성한 멋사 200% 활용 가이드를 보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중 한 가지는 TIL(Today I Learned) 작성이다. 내가 공부한 것들이 수료후에는 뭘 배웠는지 까먹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공간에 남겨두길 바란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해 보고자 한다. 귀찮은건 딱 질색하는 나로써 블로그는 커녕 비슷한거 해본거라곤 중학생 때 싸이월드 잠깐 해봤는데 나이 먹고 시작하게 될줄이야.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하면 계획을 세우고 시작하는 편인데 이번엔 진짜 아무 생각 안하고 velog를 가입하고 당장에 끄적이고 있다. 근데 막상 적어보니 지웠다가 썼다가 벌써 세시간정도 적은 것 같은데 이렇게 쓰는 건지 맞나 싶다. 독서를 싫어해서 그런지 글 쓰는데 재주가 없다. 티가 난다면 미안하다.
어쨌든 시작부터 3주간의 내용을 그나마 간략하게 쓴 것 같은데 나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다. 블로그도 처음이고 모든게 처음인 내가 걱정과 불안이 생기고 있지만 현실은 이제 시작도 안했단다. 일단 함 해보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