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부스트캠프 10기 챌린지 1주차 회고

카미유·2025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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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서: 누구나 다 계획은 있다

챌린지 입과 환영 메일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 베이직 과정을 마치고 네이버 부스트캠프 10기 웹/모바일 챌린지 과정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벌써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마음만큼은 개발 장인

챌린지 시작 전, 저는 몇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베이직 과정에서 확인했던 저의 단점과 아쉬운 점들을 바탕으로, '챌린지 과정에서는 이런 부분들을 고쳐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 AI 의존도 최소화하기
  • 매일 주어지는 모든 미션을 구현해서 제출하기
  • 시간 관리 잘 하기
  • 스펀지처럼 성장하기

이 외에도 많은 다짐을 하고 챌린지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계획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난 지금, 제대로 지켜진 목표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1주차가 지나고 난 뒤 느끼는 챌린지 과정은 정글에 가까웠습니다. 챌린지에서 주어지는 미션의 요구사항은 더 모호했습니다. 학습해야 할 지식은 생소하고 어려웠고, 미션을 해결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졌습니다.

그리고 챌린지부터는 슬랙에서 다른 캠퍼들과 소통을 할 수 있었는데, 먼저 빠르게 미션을 완료하고 궁금했던 점에 대해서 토론을 하는 캠퍼들을 보면서 '나는 왜 아직 구현을 시작도 못 했지?', '내가 챌린지에 맞는 사람인가?'와 같은 조급함과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결국 지켜야 했던 다짐과 목표는 잊어버린 채, 어떻게든 시간 안에 미션을 구현해 제출하기 위해 AI에게 이거 구현해 줘, 저거 만들어 줘라며 매일 나오는 미션을 쳐내기에 급급한 저만 남았습니다.

챌린지 3일 차: 기깔나게 무너지기

고민은 했나요

그렇게 어영부영, 애매한 학습과 애매한 구현을 마치면서 3일차 미션을 맞이했습니다. 3일차 미션은 이미 예전에 한 번 봤던 개념이었고, 그래서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제대로 된 학습을 진행하지 않고 바로 AI와 함께 설계와 구현으로 넘어갔습니다.

바보에게 바보가

그렇게 저는 새벽 3시가 넘도록 출력되는 결과 코드를 보면서 '다시 만들어 줘', '아니야 이 부분이 잘못됐잖아'라며 AI와 열심히 싸웠습니다. 스스로 고민하지 않고 바보같이 질문을 하니, AI도 덩달아 바보가 되는 대참사가 일어났고, 4시가 다 되어서야 구현된 결과 코드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학습 저장소에 대충 업로드한 뒤 그래도 고비는 넘겼다고 생각하고 잠에 들었습니다. 당연히 구현된 코드를 보고 누가 저에게 해당 코드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면 아무 말도 못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 생각이 절반도 채 반영되지 않았고,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코드였기 때문입니다.

피어 피드백에서 리액션 봇 되기

그렇게 아침에 찾아온 피어 피드백 시간에서,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같은 그룹의 캠퍼들이 서로의 결과물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주고받는 동안, 저는 '이런 부분이 인상깊었다', '미션이 어려웠을 텐데 고생 많으셨다' 등 형식적인 대답만을 할 수밖에 없는 리액션 봇이 되어 있었습니다.

공허하게 깨어 있기

챌린지를 준비하면서 이전 기수 캠퍼들이 블로그에 작성했던 다양한 후기를 읽었을 때, 공통적으로 챌린지 기간동안 잠을 많이 못 잔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슬랙에서도 다른 캠퍼들이 늦게까지 미션을 수행하면서 토론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1주차를 진행하면서 평균적으로 4~5시간 정도 잠을 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적게 잤던 이유는 미션을 진행하면서 아직 남아 있는 부분이 있고,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늦게까지 깨어 있으면서 공부하는데, 내가 뭐라고 지금 자?'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당연히 시간이 지날수록 효율은 오르지 않았고, 그저 깨어 있기만 한 상태가 될 뿐이었습니다. 마치 한강에서 진행하는 멍 때리기 대회에 참가한 것 같았습니다. 코드를 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아 줄바꿈 예쁘게 잘 되어있네' 따위의 생각을 하며 스스로에게 무의미한 채찍질을 할 뿐이었습니다. 3일차 피어 피드백이 끝나고,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의문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게 챌린지에서 원하는 성장 방향인가?"

전환점, 마스터의 메시지

4일차 미션을 맞이하고 슬랙을 살펴보던 중, 다른 캠퍼의 고민에 캠프 마스터가 남긴 답변을 발견했습니다.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 지식을 알고 있다고 구현이 항상 쉽고 평탄한 것도 아니고 구현을 했다고 지식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우리는 우리가 이해한 만큼 설명하고 경험한 만큼 구현할 수 있을 겁니다(AI가 대신 하는건 대신할 뿐이죠). 완벽할 수 없고 내가 무엇을 모르는 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전략적으로 의도적으로 다양한 실험과 반복 검증을 해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 (중략) ... 앞으로 만나는 모든 문제들이 그렇다고 생각하면 학습 전략도 의도적인 연습이 필요한 겁니다 ... "

'우리는 우리가 이해한 만큼 설명하고 경험한 만큼 구현할 수 있다'는 문장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3일동안 미션을 수행하면서 학습했던 지식을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는가? 제출한 코드들은 내가 이해한 만큼 구현됐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마스터의 이야기처럼, 완벽할 수 없고 내가 무엇을 모르는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도적인 학습 전략에 대한 연습이 필요했습니다.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챌린지 생활

챌린지 과정 설명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성장 전략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스트캠프 챌린지 과정의 소개 문구를 다시 한 번 읽고 목표를 정리해 봤습니다.

  1. CS 지식을 학습한다.
  2. 한정된 시간 내 최선의 결과를 낸다.
  3. 자기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4. 동료와 함께 성장한다.

이 목표는 부스트캠프에서 제공하는 '무엇을(What)' 입니다. 그리고 각 목표를 '어떻게(How)' 달성할 지는 캠퍼 각자의 몫입니다. 이 '어떻게'를 모르고 1주차를 진행했기에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이 사서 고생하는 챌린지 1주차를 보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목표를 위한 방법을 정해야 했습니다.

1. 내가 설명할 수 있는 CS 지식을 학습하기

마스터의 메시지를 보고, 4일차 미션은 애매한 학습과 애매한 구현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S 지식을 학습한다는 목표와, 내가 이해한 만큼만 설명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학습에 우선순위를 두고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4일차 미션에서 학습한 지식은 스스로에게, 나아가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구현 역시 소홀히 할 수는 없으니, 미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라는 목표를 추가적으로 세워 지킬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서 각 재료가 무엇인지,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는 알아야 하지만, 각 재료가 어떤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까지는 지금 당장은 알 필요가 없으니까요.

2.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의식적인 행동과 휴식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깨어 있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충분한 수면을 취하기라는 전제조건을 설정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채로 새벽까지 깨어 있는 것 보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깨어 있는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는 것이 당연히 훨씬 더 낫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닙니다. 정말 많은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기사에서 충분한 수면 시간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다뤄왔지만, 남들보다 못한 자신을 자책하며 커진 불안감을 애써 밤을 새는 행위로 달래고 있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챌린지 과정에서 경쟁해야 할 상대는 다른 캠퍼들이 아니며, 오로지 '어제의 나'일 뿐입니다.

2주차에는 수면시간을 7시간으로 확보하고, 챌린지 일과를 진행해야 하는 9시부터 19시까지는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최대한 집중하며 학습과 구현의 우선순위를 정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3. 근거를 바탕으로 자기 주도적인 캠퍼 되기

이전까지는 AI를 사용하며 충분한 생각을 하지 않고 답을 찾기에 급급했습니다. 하지만 AI가 내린 답은 저의 답이 아니고, 그렇기에 AI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사용'하거나 소모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이는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은 채로, 의식적으로 행동하지 않은 채로 시간과 불안에 쫓기다 보니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되어서 앞선 두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동시에 AI를 '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 봤습니다. 단순히 AI를 활용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문제 해결력을 기르기 위한 사고의 확장 역할을 도와줄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잠시 뒤에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4. 동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준비하기

목표를 정하지 않고 요구사항과 관련 없는 지식까지 학습하기, 늦게까지 깨어 있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기, 고민 없이 AI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기. 이런 행동들이 결국 연쇄적으로 작용해 피어 피드백 세션을 잘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분명 피어 피드백 세션은 캠퍼들이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토론하는 시간이지만, 이를 잘 준비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고 반쯤 졸린 상태로 캠퍼의 코드를 아침에 보게 되니 내가 무엇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도 감이 안 잡혔습니다.

2주차부터는 더 맑은 정신으로 피어 피드백 그룹에 있는 동료들의 코드를 분석하고, 다양한 질문을 준비해서 피드백 세션에서 저와 다른 캠퍼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동일한 미션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 학습하고 구현했는지를 물어보고, 또 저의 방법을 공유하면서 보다 건강한 챌린지 과정을 보내고자 합니다.

AI를 사용해 '성장하기'

나와 AI의 퓨전

베이직에 이어 챌린지 과정을 진행하면서, AI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3일차 미션에서는 AI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자아를 의탁하는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아직 2077년은 오지도 않았는데 사이버펑크 세계관에 도착해버린 저를 돌아보며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요구사항을 구현해냈다는 사실에만 집착할 뿐, 그 답을 얻는 과정, 즉 '사고의 흐름'은 전혀 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 고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현업에 계신 지인분들에게 조언을 구했고, 대화 끝에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법으로 AI를 활용한 성장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AI는 내 스파링 파트너

부스트캠프에 합류할 때 세웠던 문제 해결력 키우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2주차부터는 AI를 답안지가 아닌,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스파링 파트너' 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과거에는 저의 부족한 경험을 AI의 빠른 답변으로 메우려 했습니다. 제가 AI를 활용하는 방식은 이런 형태에 가까웠습니다. 설계라고 생각했던 것은 설계가 아닌 단어 나열에 불과했습니다. 가장 크게 깨달음을 얻었던 3일차 미션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AI를 사용했습니다.

😵‍💫 (과거의 나): 이번 미션 요구사항이야. 이런 클래스를 만들고, 저런 로직이 필요해. 대충 이런 메서드들이 있으면 될 것 같아. (메서드 목록만 대강 나열) 이걸로 구현을 시작해보자.

🤖 (AI): 알겠습니다. 요청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어쩌구 클래스를 구현했습니다. (코드 블록을 제공)

😵‍💫 (과거의 나): 음... 그렇구나. 근데 왜 저쩌구 로직을 이렇게 구현한 거야?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괜찮다면 다음 기능 구현으로 넘어가자.

🤖 (답변 생성기): 다음 기능 구현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션의 요구사항과 배경지식을 충분히 학습한 뒤, 먼저 제 힘으로 요구사항의 동작 방식을 고민하고 설계의 큰 그림을 그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AI에게 제가 구상한 설계를 설명하며 검토하고 수정하는 '설계 랠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아래 대화는 활용 방안의 예시로, 네이버 부스트캠프의 콘텐츠 이용 및 보호 수칙을 지키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임의의 대화 예시입니다.

😎 (미래의 나): 이번에 간단한 칸반 보드 시스템을 만들어보려고 해. 핵심은 KanbanBoard 클래스를 설계하고, addTaskmoveTask 실행 시 태스크 목록을 조작하는 것 같아. 내 생각엔 'To Do', 'In Progress', 'Done' 같은 각 상태(column)의 태스크들을 관리할 자료구조가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자료구조를 사용하는 게 좋을지 장단점과 함께 여러 대안을 제시해 줘.

🤖 (설계 파트너): 좋은 접근입니다. 각 상태별로 태스크 목록을 관리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식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1.  List<Task> 기반 관리: 구현이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입니다. 하지만 특정 태스크를 ID로 찾거나 삭제할 때 리스트 전체를 탐색해야 해서 최악의 경우 O(N)의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2.  LinkedHashMap<String, Task> 기반 관리: 태스크 ID를 Key로, 태스크 객체를 Value로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태스크의 추가 순서를 보장하면서도, 특정 태스크를 ID로 찾거나 삭제할 때 O(1)의 시간 복잡도를 가집니다. 다만, List에 비해 구조가 약간 더 복잡합니다.

어떤 방식에 더 관심이 있으신가요?

😎 (미래의 나): 흥미로운 제안이야. 2번, LinkedHashMap 방식이 확장성을 고려했을 때 더 나아 보이네. 그런데 만약 여기서 '특정 담당자(assignee)에게 할당된 모든 태스크를 빠르게 찾는' 기능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면, 시간 복잡도는 어떻게 되지? 모든 태스크를 순회해야 하니 비효율적일 것 같은데, 이걸 최적화할 다른 방법은 없을까?

🤖 (설계 파트너): 훌륭한 질문입니다. 맞습니다. 현재 방식으로는 모든 상태의 Map들을 순회해야 하므로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만약 이를 개선하고 싶다면, 기존 자료구조와 별개로 담당자별 인덱스, 즉 Map<String, List<String>> (담당자 이름, 태스크 ID 목록)을 추가로 유지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특정 담당자의 태스크 목록을 O(1)에 가깝게 조회할 수 있지만, 태스크를 추가하거나 담당자를 변경할 때 이 인덱스도 함께 업데이트해야 하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 (미래의 나): 좋아. 명확하게 이해됐어. 읽기(조회) 성능을 우선하고 싶으니, '담당자별 인덱스'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게 좋겠어. 그럼 이 아이디어를 적용해서 KanbanBoard 클래스의 기본 구조와 태스크 관리 부분의 설계 초안 코드를 작성해 줘. 내가 그 코드를 보고 리뷰하면서 구체화해 나갈게.

🤖 (설계 파트너): 알겠습니다.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설계 초안을 작성하겠습니다. (초안 코드 제공) 이 설계에서 더 궁금하거나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사람이 먼저 모든 코드를 작성하면 고민이 많아져 결과물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대신 AI가 제 설계를 기반으로 빠르게 결과물의 초안을 만들면, 저는 '리뷰어'가 되어 그 코드를 검토하고, 질문을 던지며 제 고민을 주입할 수 있습니다. 이 설계의 트레이드오프는 무엇인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를 끊임없이 따져 묻는 것입니다. 만약 AI와 대화가 막힌다면, "너랑 소통이 잘 되려면 내가 어떤 정보를 더 줘야 할까?"라고 물어보며 더 나은 협업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제가 AI를 단순하게 '사용'하는 것을 넘어 '활용'하기 위한 계획입니다.

챌린지 밖에서 AI를 활용하는 방법

챌린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코틀린이라는 새로운 언어에 대한 숙련도 부족과, 설계를 실제 코드로 옮기는 구현 경험 자체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미션의 설계에 집중해야 할 시간에, 기본적인 문법이나 간단한 로직 구현에 막혀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마스터의 메시지 중 '경험한 만큼만 구현할 수 있다'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이러한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해, 챌린지 코어타임 전후로 'AI 없이 훈련하는 시간' 을 가질 계획입니다.

매일 아침 워밍업 시간을 정했습니다. 코틀린 책을 읽고, AI의 도움 없이 저 혼자만의 힘으로 간단한 코딩 테스트 문제를 풀며 로직 구현을 연습할 계획입니다. 이는 AI라는 답안지를 보지 않고 스스로 사고하는 훈련이자, 언어의 문법과 라이브러리에 대한 유창성을 확보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 훈련을 통해 쌓인 경험은 챌린지 미션이라는 더 큰 문제를 해결할 때, 저를 더 단단하게 받쳐주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나오면서: 2주차를 앞둔 나의 다짐

난 이렇게 살아왔는데

길고 복잡했던 1주차의 고민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졌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는가?'

1주차의 저는 그 답을 '결과'와 '증명'에서 찾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제가 찾아야 할 답은 '과정''학습'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과가 아닌 학습이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 되새기기

'이 실력으로 다음 과정에 갈 수 있을까?'와 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저를 조급하게 만들었고, 결국 학습의 본질을 놓치게 했습니다. 3일 차의 커다란 실패와 피어 세션에서의 부끄러움은, 어쩌면 이 가장 중요한 사실을 깨닫기 위해 지불해야 했던 비싼 수업료였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저는 더 이상 막연한 결과에 흔들리지 않으려 합니다. 2주차부터 저의 우선순위가 될 목표는 '학습' 그 자체입니다. 어제의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CS 지식을 오늘의 내가 이해하고, 오늘의 내가 설명하지 못했던 것을 내일의 내가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챌린지 과정에서 저의 성공입니다. 챌린지 과정은 다음 단계를 위한 평가 무대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훈련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조금씩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급함 내려놓기: 나의 속도를 믿고 나아가기

슬랙 채널에서 다른 캠퍼들의 빛나는 성과를 볼 때마다 느껴졌던 조급함과 불안감. 이제 그 감정들과 건강하게 이별하려 합니다. 경쟁 상대는 다른 캠퍼가 아닌 '어제의 나'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사람마다 학습의 속도와 방식은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나만의 속도를 존중하며,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라 믿습니다. 1주차에 기깔나게 무너졌던 경험은, 역설적으로 2주차를 더 단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제 조급함은 내려놓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2주차의 미션을 마주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이제는 1주차를 돌아보며 재정의하고 구체화시킨 목표와 함께 합니다. 2주차에는 또 어떤 새로운 미션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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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꾸준히 나아가기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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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0일

사진이 저의 심정을 대변해주고 있군요😂

미션하면서 잠을 덜 잤을 때는 몰랐는데 금토일이 되어서 휴식을 취하니까 오히려 노곤함이 느껴지네요. 그리고 멈췄던 두뇌도 조금씩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휴식의 중요성을 역체감으로 느끼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XP

맞아요, AI가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을 나누어 맡게 해서 학습 파트너로 두는 게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챌린지가 끝나더라도 AI는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니, AI를 아예 안 쓰는 것보다는 잘 쓰는 방법을 익혀두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익할 거에요. 저 또한 "요구사항을 코드로 만들어줘"라는 프롬프트를 자주 쓰다 보니 직접 생각할 기회를 나 스스로 걷어차버리게 되더라고요. 저는 AI에게 대체되지 않는 개발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와 반대로 행동했으니 말이에요.

저 또한 경쟁 상대를 저 자신으로 정해서 뛰어넘고 성장하는 걸 시도해볼까 해요. 동료들의 속력과 방향을 존중하고, 함께 나아가야 할 공동체라는 걸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어요.

카미유님 덕분에 제 생각도 한 번 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고마워요.
다음 주도 함께 도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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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0일

피어 피드백에서 리액션 봇이 되는 것부터 공허하게 깨어있기, 다시 시작하는 챌린지까지 정말 거를 타선 없이 공감했던 글이네요ㅋㅋㅋㅋ 챌린지를 하는 동안 혼자 너무 끙끙 앓았는데 모두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아 부끄러워집니다. 챌린지 1주차를 보내면서 떠올린 생각의 흐름이 너무 잘 나타나는 회고라서 저도 다음부터는 카미유님처럼 더 자세하게 작성해보고 싶네요.

AI를 '내 스파링 파트너'로 비유하신 점과 더불어 미션 전후로 혼자 훈련하는 시간을 가지신다고 하신 점이 너무 인상 깊어요! 저는 미션 전후로 지쳐서 그냥 아무것도 못하는데 그 마저도 시간을 쪼개서 더 학습하신다니 열정을 배워갑니다... 저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봐야겠어요.

이번 주 너무 수고하셨고 다음 주도 당차게 해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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