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 인턴으로써 데이터 산출 요청을 상시 처리하고, 트래픽과 지표 분석 보고서도 쓰고, 종종 자잘한 리서치에 동원되면서도 아직 전략에 직접 관여하는 역할은 맡지 못했던 작년 상반기. 작고 소중한 나의 업무 중 제일 오너십을 갖고 일한 건 아무래도 데이터 시각화였다. 그때 회사가 쓰던 시각화 툴은 Google Looker Studio(그때는 Google Data Studio)였는데, 한창 자신감 붙는 중이던 SQL로 커스텀 쿼리도 짜넣고 디자인도 이것저것 만져서 대시보드로 만드는 것 자체가 즐거운 작업이었다.
각 부서에서 요청하는 데이터 항목이란 대부분 비슷비슷한데 다만 기간이 달라지고 분류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니까, 여러 군데서 들어오는 비슷한 요청이 누적되면 적당한 대시보드를 마련해서 다음 요청시에 '사실 필요하실 것 같아서 이런 걸 만들어봤는데요' 하면서 짠! 하고 내밀 때의 뿌듯함도 컸다.
게다가 그때만 해도 시각화 그 자체의 효용이나 의미를 잘 아는 조직이 내가 속한 전략실-데이터팀 외엔 많이 없었기 때문에, 역으로 중요도가 좀 낮은 작업이라 판단되어 나 같은 1년 미만 주니어가 내 필요와 판단에 따라 사내 대시보드 대부분을 만들고 관리할 수 있었다.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 알았기 때문에 데이터 스튜디오만큼은 완전히 마스터하겠다는 일념으로 2년간 정말 많은 연습용/실사용 대시보드를 찍어냈다. 일단 배포되면, 실제로 범용성도 좋고 활용도가 높았기 때문에 점점 "저 팀에 만들어준 저거 우리도 만들어주세요" 하는 분들이 늘었고,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이것저것 버튼도 덧붙이며 고도화시키는 재미가 쏠쏠했던 건 덤.

(2022년 초까지 만들었던, 지금 보면 참 단순한 대시보드들ㅎㅎ)
그러다 이번 8월 회사가 태블로코리아와 계약을 하면서!! 급작스럽게 신문물을 맞이하게 됐다. 레거시 미디어 중엔 가장 빠르게 디지털화/유료화를 시도한 만큼, 비개발자 출신 전략가, 마케터, 기획자들까지 직관적인 툴을 쓰면서 데이터와 친해지라는 의도로 감행한 도입이었다. 아직 다들 낯설어하는 중이긴 하지만... 아무튼 밀버스 주관 교육도 듣고, 태블로 신병훈련소도 수료하고, 어느 정도 손에 익힌 후에 쓴다. 2년 쓴 구글 데이터(루커) 스튜디오와 2개월 쓴 태블로 만족도 비교 후기.
구글 데이터 스튜디오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아무래도 로딩 속도다. 우리 회사는 GCP Bigquery를 웨어하우스로 두고 데이터 스튜디오엔 주로 클라우드 SQL을 연동했는데, Heidi MySQL 기준 대략 10G이상의 쿼리를 투척하면 데이터 스튜디오가 즉각 버벅거리기 시작했다. 로우데이터를 다 말아넣었다가 편집국 조회를 위한 사내 자체 분석 서비스 전체를 먹통이 되게 만드는 심각한 사고도 종종 일어났다(선임들께 사죄를...).
몇 번의 실수 끝에 용량이 너무 크겠다 싶으면 MySQL 로우 데이터를 구글 시트로 복붙해서 그 시트를 소스로 가져오는 요령을 익히긴 했는데, 여러 번 export하자니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닐뿐더러 데이터 양이 몇 만행 이상을 넘어가면 구글 시트도 숨 넘어갈 것처럼 느려지니 효율과 의미가 없었다(이렇게 유료콘텐트 분석용 레이더 차트 만들다가 정말 눈알이 빠지는 줄 알았다🙄).
또 데이터가 소위 엑박 뜨는 현상도 정말 자주 일어났고, 연결 불안정하면 무조건 데이터 새로고침을 해줘야 하는데 그것도 소스 쿼리 전체를 다시 돌리는 거라 부하가 컸으며 (과부하라 데이터가 안 뜨는데 다시 부담을 주는..) 자동으로 데이터 밀어넣는 주기 설정도 최대 12시간까지만 가능. 하루 한 번 오전에만 리프레시되면 충분한 대시보드가 많았는데, 엑셀이나 구글시트에서 되던 맞춤 설정이 불가했다.
심할 때는 이런 오류가 대시보드 개당 3~5건씩 뜰 때도 있어, 로딩 2초만 넘어가면 큰일나는 줄 아는 조회자는 대뜸 항의 전화를 주실 때도 있었다 ^o^ 물론 내부 고객 입장에서 쓰기 불편한 툴이라는 컨센서스는 있었기에 최대한 소스를 간소화하고 쿼리를 가볍게 유지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기능 자체의 제한이나 사소한 페인포인트도 많았다.
물론 완전히 무료인 툴이 이정도 인터페이스에 이정도 기능이면 충분한 거겠지만, 난이도가 아주 조금만 올라도 툴 자체의 한계에 부딪히는 건 항상 아쉬웠다. 결국 구글 데이터 스튜디오는 기본적인 KPI 성과 관리, 유입경로별이나 연재 콘텐츠별 이용자 인게이지먼트, 구매량 파악 등에만 사용할 수 있다고 DA들은 잠정적 결론 내고 시각화가 조금 복잡해질 것 같다 싶으면 엑셀로 대체해서 쓰던 상황.
반면 태블로의 치명적인 단점이자 거의 유일한 단점, 누구나 아는 높은 가격이다. 사실 태블로는 기능 면에서 다른 모든 BI 툴을 압도한다는 게 중론인데도 가격 허들 때문에 안/못 쓰는 경우가 태반이다. 우리 회사도 데이터 조직에만 creator 계정을 주고 타 팀내 담당자에게만 viewer를, 그외 직책자 및 필수인원에게만 explorer를 제한적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이제 데이터팀이 아니라 유료 콘텐트 전략팀의 데이터 담당자라 뷰어 계정을 받았다. 뷰어 계정에 한한 불편한 점은 좀 이따 쓸 예정..
사실 사내 사용자(게다가 제일 주니어) 입장에선 회사가 얼마를 지불하든 신경쓸 바 아니긴 하지만🙄 태블로로는 구글 데이터 스튜디오로 구현하던 단순한 시각화를 넘어 간단한 분석까지 직관적으로 가능해, 속도, 편리성, 활용도 모든 면에서 너무너무 확실한 상승 곡선을 찍고 있어 이런 큰 투자를 한 회사에 간만에 감사하는 중이다.
기능적으로 불편한 건 놀랍게도 아직 하나도 찾지 못했다 : ) 원래 SQL과 GA로 주로 보던 기사 메타와 마케팅 이벤트뿐 아니라 매출, 사용자 행동, 이용자/콘텐츠 단위 리텐션이나 재구매까지 촘촘하게 트래킹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프로덕트별 / 콘텐트별 / 플랫폼별 / 기간별 매출과 구독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는 점. 아래는 간단한 대시보드니 만드는 거야 엑셀이나 구글 데이터 스튜디오로도 어느 정도 따라할 수 있었겠지만, 보는 사람뿐 아니라 만드는 사람의 편리함이 압도적으로 개선됐다는 점에서도 정말 좋은 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용자 구매 여정을 세션 단위로 뜯어봐야 한다면, 이전엔 데이터 스튜디오로 행동 데이터의 시각화까지는 구현 불가해서 보통 GA360의 허접한 맞춤보고서로 낑낑대기 일쑤였는데(amp article 트리밍하고, 기사 제목이나 연재명이 바뀔 때마다 세션 새로 찍히면 모아서 그룹핑하고, 유실되는 이용자 hit 레벨부터 찾아다니고...). 태블로에선 즉각 구매 퍼널 깔때기도 그릴 수 있고 구매일자에 따른 코호트 그룹핑도 아주 쉽게 되어 정말 만족한다.
바로 이렇게!
아직 익혀가는 중이지만 벌써 데이터 시각화의 폭이 500% 넓어지고 속도는 100% 빨라진 듯하다!
다만 이전에 태블로 데스크탑으로 교육 및 실습을 들은 적이 있어, 그때 가능했던 몇몇 디테일을 추가해보려 했더니 태블로 클라우드의 뷰어 계정으로는 작동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prep과 desktop 버전으로 되던 엑셀 파일 추가가 안 되고(타 팀에서 가장 많이 문의하는 것도 이 부분), 색상 선택 시 스펙트럼에서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라 직접 컬러칩 넘버를 입력해야 한다든가 하는 것들.
그래도 소스의 제한은 로우데이터 다룰 수 있다면 별 문제가 아니고, 디자인 관련은 정말 사소한 것들이기는 하다.
지금은 대부분의 대시보드를 태블로 이관하는 작업 중에 있고, 데이터 스튜디오는 기사별 간단한 구매 성과 조회용으로만 남겨두고 있다. 디자인의 간소함 측면으로만 따지자면 데이터 스튜디오가 더 깔끔하고, 캔버스 레이아웃이나 색상 선정이 더 자유로워 (윗분들 보시기에) 편한 UI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태블로의 인터랙티브 모션과 기능들은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아져서 어떻게 하면 데이터 스튜디오만큼 '이용자 눈에 편한' 태블로 화면을 구현할까 열심히 연구하는 중.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좋은 툴을 데이터 분석가/엔지니어끼리만 쓰지 않고 사내에 데이터를 가까이 할 필요가 있는 조직/구성원을 잘 찾아내고, 쉽고 친절하지만 명료한 언어로 다가가는 것 아닐까 한다! 태블로는 천상의 툴이니까 무조건 써!!! 하는 건 전혀 소용이 없고 정말 기초부터 차근차근 잘 끌어주고 서로 가르치면서 우리 조직 전체의 데이터 이해도를 높이고 싶다. 그럼 누군가는 반드시 (데이터 무지랭이이던 3년 전의 나처럼) 데이터 보는 기쁨을 깨닫고 알아서 잘 익혀줄 것이며 우리 팀은 유료 콘텐트 방향성 수립에 필요한 근거와 공감을 더 쉽게 얻을 것이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