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 15 - 잠깐 PM을 벗어나, 자기소개서 시간.

금정훈 Keum Ian·2023년 11월 13일

WIL - What I Lear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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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을 위한 잠깐의 계획

한참 부트캠프에 집중을 하다보니, 다들 생각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발견했다.
알고보니 공채 시즌이었다.
공채... 사실 서비스 기획, 프로덕트 매니저 방면을 생각하고 있었던 나에게는 크게 와닿는 주제는 아니다.
그래서 더 스스로를 '취준생'이라 규정짓지 않았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부트캠프에서 멘토링을 받고 생각을 바꾸었다. 멘토링은 10월이 되어서야 받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시간일 수 있다.

빠른 지원서 폭탄.

커리어 멘토와의 대화를 토대로 HR과 관련된 직군에도 관심을 들이기 시작했다.
가장 좋은 것은 HR 관련 서비스 기획의 직군이겠지만, 캠프 과정이 끝나지 않은 한 무경력인 것은 동일해
스스로 큰 메리트를 갖고 있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오히려 다른 것들을 더 많이 지원할 수 있는 기회로 보도록 했다.
그래서 미친듯이 지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실습 프로젝트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스스로의 이야기를 써보았다.
크게 활동을 한 것은 있는데, 이상하게 내가 큰 가치를 두지 않았던 것인지 설득력이 없었다.
'열정적으로 활동했습니다. 어느 직책까지 달았습니다.' 와 같은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들.
자기소개서를 쓰는 시간은 자괴감을 직면하는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놓을 수 없었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되는 것이었다.
쓰다보니 취준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친구들과 연락이 닿아, 서로 피어 리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 결국 다른 취준생들의 상황은 잘 모르지만, 스스로 경험이 너무 없었다.
개인적인 경험이 아닌, 취업을 준비한다는 경험.
결국 나의 전략은 '취업의 성공'이라는 큰 목표를 세분화,
20개 이상의 지원서를 써보며 '나를 먹혀들게 서술하는 방법'을 익히고 그 지표를 '서류 통과'로 삼았다.
급조된 목표지만, 실패를 정당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방법이었다.

급조된 지원서여도 보는 사람이 있다.

자기합리화, 경험 고평가... 무작정 시작한 자기소개서는 자기주관의 끝판이었다.
마치 이 내용을 보는 모두가 '내 서류를 다 봐야해!' 라고 말하듯, 하소연처럼 쓰여진 종이들.
우선순위 없이 담긴 나의 이야기는 너저분한 인상을 주었다.
쓰면서 느끼면 좋았겠지만, 내고 나서야 느끼는 것도 다수 였기에 과감하게 아쉬움을 뒤로하고 계속해서 써냈다.
점점 떨어지는 자존감에 사람이 시간이 갈수록 예민해지는게 느껴졌다. 괜히 틱틱거리거나, 친한 친구들과 친근함이 담긴 험한 말을 하는 빈도가 늘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1차 합격'의 소식이 들렸다. 신기했다. 내가 생각한 곳만 썼더라면 보지 못했을 문자.
그렇다고 아쉬운 곳도 아니었다. 나름 내가 생각한 영역에 들어온 기업이었기에, 더욱 신기했던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서류도 통과하여 AI 면접을 보면 된다는 연락이 들려왔다.
너무 스스로의 결과물을 저평가했던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간 써온 지원서를 생각하면
딱 적절한 타이밍에 나온 결과였다.

급하게 준비한다? 빠르게 대비한다.

PM 부트캠프를 이수하며 느낀 것은, '환경이 되는 상황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적절하게 조성된 환경에서 최대의 아웃풋을 뽑도록 한다'는 말은, 반대로 '적절한 환경이 아니어도 아웃풋을 뽑는다.'는 말로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로도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추구하지만, 공백의 데이터를 감수하며 진행하는 경우가 많음을 실습 프로젝트를 통해 더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영역이라 전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경험은,
삶에서 무언가를 할 때 소소하게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지금이 그런 순간이다.
이제와서 돌이켜는 것에 집중한다면 '왜 그때... 왜 이제...'와 같은 말들이 맴돌 뿐이다.

맴도는 말에 적셔지느니,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 문제를 정의하고, 검증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아웃풋을 만드는 것이 생산적이다. 실제로 어떻게든 단계를 나아가고 있는 지금이 그런 과정이기도 하고.
시행착오를 각오하기 이전에 더 현명하게 할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방법이 떠오를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있는 노릇도 아니니, 일단은 계속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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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깊이를 위해 배워나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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