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2주차 다닌 후기 겸 일기

이채은·2025년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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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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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인턴에 붙어서 출근한 지 2주가 지났다.
합격 전화를 받은게 엊그제 같고 그냥 눈 감았다 뜬 것 같은데 벌써 2주가 지났다니?…
배울 것이 넘쳐나는데 하루하루가 너무 아깝고 그래서 아직까지는 출근이 재밌다.

나는 현재 3개월 체험형 인턴으로, 백엔드 엔지니어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 인턴 합격부터 첫 출근까지

인턴에 지원할 때부터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처음 이 인턴 공고를 발견했을 당시에 대부분의 들어봤다 싶은 기업의 공고에는 모두 지원을 하고 있었던 상태였기도 하고 여기는 평소 애용하는 서비스인데다가 여러 경험으로 이 기업 개발자에게도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기에 당연히 지원했다.
그치만 기대는 전혀 안했다.
소위 말하는 네카라쿠배당토 계열의 기업이니까. 대단한 사람들이 많이 지원할 테니까..

그런데 서류가 붙었다. 웬걸 실수로 합격시킨거 아니야? 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런데 면접 일자가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점점 무서워졌다.
진짜 실수로 합격 시킨 것 아닐까? 면접에서 너무 한심하게 쉬운 질문에 대답을 못하면 어떡하지? 라이브코테에서 너무 쉬운 문제인데 못 풀면 어떡하지?
설날도 껴있어서 면접 준비를 할 시간이 많았지만 오히려 불안감에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면접 전날까지 고민하다가 그냥 면접을 취소할까 계획도 짰다. 그러다 개발자 커뮤니티 같은 곳에 진심을 담아 면접을 취소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는데 모든 사람들이 무조건 갔다 오라고 했다. 경험은 돈 주고도 못 산다고.
이 말이 정말 큰 원동력이 됐다. 경험은 돈 주고 못 사고 나는 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사람인데 왜 이 기회를 발로 차려고 하지?
그때부터는 마음을 다잡았다. 모든 걸 보여주고 오자고.

결국 다음날 면접을 보러갔다.
긴장돼서 오후 면접인데도 아침 10시부터 회사 근처 카페에 있었다.
카페에 있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뭔가 부정적이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난 그냥 경험을 하러 온거고 면접 떨어지면 다신 볼 일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냥 나를 보여주고 오자. 라고 계속 되뇌었다. (실제 효과 좋음)

그렇게 불안했고 걱정됐던 면접이 사실 너무 좋았다.
면접관은 인사팀이 아니라 내가 1순위로 적은 팀의 백엔드 개발자 두 분이었고,
딱딱한 면접 분위기가 아니라 마치 처음 보는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뭔가 중간중간 두 분이 티키타카도 하면서 면접을 진행했던게 이 회사의 분위기를 말해주는 듯했다.
역경 없이(?) 순탄하게 면접을 마치고 마지막에 질문이 있다면 편하게 물어보라고 하셔서 물어봤다. 두 분께서 생각하는 오래 일할 수 있는 개발자의 자세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왜냐하면 평소에 많이 고민했던 것이기 때문에 언제 이런 유능한 개발자들에게 물어볼 수 있겠나 싶어서 물어봤다.
한 분은 개발을 하는 과정에 하나라도 재미 요소가 있는 사람. 뭐 문제 해결하는 과정이 재밌다던지 이런게 하나라도 있어야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한 분은 개발자도 결국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기 때문에 소통을 힘들어하지 않고 소통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것도 정말 물어보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도 계속 되뇌이고 있으니.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졌지만 암튼 정말 좋게 면접을 마쳤다.
(근데 면접이 정말 좋았지만 붙을 거라는 기대를 정말 .. 안했다. 못한 대답도 많고 내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 실제 붙으면 입사할 첫째 주에 여행 일정까지 잡아버렸다..)

근데 진짜 웬걸이다. 합격했다. 당장 다음주부터 출근해야 했다. 진짜 얼떨떨한 상태로 일주일을 지냈고 그렇게 나는 인턴으로 출근하게 됐다.

첫 실무, 그리고 고민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이렇게 입사를 해서 출근한지 딱 2주가 지났다.
첫 직장이고 첫 실무다. 모든 것이 신기하고,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낯설다.
사실 아직도 적응 중이다. 분위기, 커뮤니케이션, 업무툴 등 새로운게 너무 많다!
일단 인턴에게 주어지는 아주 가벼운 업무 프로세스가 있는데 그걸 수행하고 있다.
정말 쉬운 작업인 것 같은데 이것저것 모르는게 너무 많고 해서 속도가 안나니까 조금 답답하기도 하다.
(백엔드 엔지니어지만 우리 팀에는 프론트 엔지니어가 따로 없어서 프론트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겠지!)

사실 1주차 출근을 하고 맞이한 주말에는 정~~~말 생각이 많았다 ㅋㅋㅋ 고민도 많고 너무 내가 팀원들에 비해 부족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질문을 편하게 하라시는데 너무 유능하신 분들에게 나의 하찮은 질문을 하기란 쉽지 않더라. 또, 우리 팀에는 나 빼고 같이 입사한 인턴 두 분이 더 계시다. 두 분 모두 너무 친절하고 좋으시다. 그런데 두 분 모두 여기 들어오기 전에 인턴 경험이나 회사 경험이 있으시다고 하고 일주일 동안 너무 잘 적응하시는 것 같았다. 나만 부족한 것 같았다.
(그런데 사실 팀원 두 분도 주말에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셨다고 했다 ㅋㅋㅋ)
동기 두 분과 저녁 자리를 가지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모두 같은 상황이고 낯선 환경에서 동지(?)애 덕에 공감이 많이 가는 시간이었다.
이때 나는 이런 낯선 환경에 심지어 인턴으로 들어왔는데 부족한 건 당연하잖아! 라는 걸 깨닫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달까.

2주 차를 마치며, 앞으로의 방향

2주차 출근을 마친 지금은 1주차 주말과 다른 고민들과 생각들이 꽃피워 있다.
솔직히 여기서 3개월을 그냥 생각 없이 일하면 내 능력이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3개월이라는 시간, 기회에서 내 성장을 뽑아낼 대로 뽑아내야(?) 될 것 같았고 그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인 솔루션이라기 보다 뭔가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면 그로 인해 행동은 따라 올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마음가짐을 찾고 있다.

그래서 이번 주말동안은 내가 가진 생각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이 기업에서 일하면서 이루고 싶은 것, 나의 개발자로서의 강점이 될 수 있는 것과 단점을 고민해 봤다.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긴 했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은 찾지 못했다. 3주차때는 감을 잡으려나.

암튼 이번주는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은 이거다.
1. 미팅, 논의 등에서 나의 주장을 말하는 연습을 하자.
2. 한 가지 생각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필요하면 세수라도 하며 환기하자.
3. 궁금한 건 적극적으로 물어보자. cc.뻔뻔해지자
4. 나태해지지 않게 조심하자. 그렇지만 너무 긴장해 있지도 말자.
5. 내 일을 열심히 하면 인간관계는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



TMI

질문을 편하게 해주세요. 저희는 답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팀 리더 분과 1on1 중 해주셨던 말인데 뭐랄까... 인상 깊고 감동이었기에 계속 생각난다.

내 면접을 봤던 개발자 두 분이 우리 팀, 파트의 개발자 두 분이시다. 면접을 봐주신 분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는게 뭔가 신기하다.

고작 인턴 가지고 뭘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쓰나 싶을 수도 있겠다. 그치만 나에겐 이 인턴 일이 이 정도로 크고 새롭고 소중한 경험이다 😁

식대 제한이 없어서 맛있는 걸 너무 많이 먹는다. 살이 찔 듯.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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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전

저보다 훌륭한 자세로 첫 직장에 임하시는 것 같네요
축하드립니다!! 4번(나태/긴장)이 전 제일 힘든 것 같아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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