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말, 막 2년차가 되면서 처음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원래 4년차를 뽑으려던 비어있던 프론트엔드 개발자 자리에 들어가 혼자 개발해야하는 것이 부담도 많이 되었지만, 잘 할거라고 믿고 나를 뽑아줬으니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대한 열심히 공부해서 회사가 옳은 결정을 한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잘해서 뽑은게 아니라 앞으로 잘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뽑아준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혼자 회사의 모든 프로덕트를 무리없이 책임질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하고 싶었다.
그래서 스터디, 팀 프로젝트, 인터넷 강의 듣기, 기술 서적 읽기 등 온갖 시도를 해보았지만 기존에 알고있던 지식이 강화되는 수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식과 사고의 확장이 일어나기는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재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 많은 광고와 유료 멘토링, 캠프를 고민하다가 가장 유명한 에프랩을 보게 되었다.
굉장히 비싸지만 멘토링을 통해 대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는게 확실하다면 수백만원도 아깝지 않은 투자라고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요즘 IT업계 상황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대기업을 갈 수 있는게 맞나? 라는 의심이 거의 확신에 가까워지다보니 수백만원을 투자해도 대기업에 가지 못한다는게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생각해서 대기업을 가는 것 그리고 이런 고액 멘토링을 받는 것 둘 다 미련없이 포기했었다.
그러던 와중 인프런 스터디 모집 글에서 Next Pro 멘티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는데 내가 고민하다 비싸서 포기한 에프랩의 아쉬운 부분을 개선해 멘티별로 맞춤 수업을 진행하지만 가격은 절반 정도인 60만원인 것을 보니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에프랩까지도 고민했던 나였기에 비록 이 멘토링을 통해 대기업을 가지 못하더라도, 이전보다 크게 성장해서 지금 회사에서 혼자서도 모든 프로덕트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게만 되어도 충분히 값진 투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과 동시에 정말로 대기업 신입으로 들어가는 사람들과, 비록 경력이지만 그들보다 분명히 실력이 부족할 나와의 차이는 무엇이고, 그 차이를 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 궁금했다.
지금은 개발 자체가 너무 재미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우고 더 잘해진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결국 1기라는 불확실성을 감안하고 첫 멘티로 합류하게 되었다.
사실 첫 달만 진행하고, 멘토링을 그만두겠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다.
나는 이런 고급 수업을 듣게 되면 짧은시간 안에 엄청 많은 지식을 주입?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멘토링과 강의라는 개념이 내가 알고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평소에 능동적으로 주제에 대해서 깊게 공부해가는 능력이 없었던 난 주 1회 1시간의 수업으로는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1기였기 때문에 학습 자료라던지 수업 커리큘럼이 명확하게 제공되지 않고 있어서 그런 점도 사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달드리자 부족한 점을 알려줄 수 있겠냐고 여쭤봐주셨고, 멘티 입장에서의 아쉬운 점을 솔직하게 다 말씀드렸다. 그래서 멘토님의 입장도 들어보고 서로 의견을 전달한 결과, 멘토링 자체의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사실 내가 멘토링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한 점이 더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멘토링에서 가장 많이 배워가려면 수동적으로 수업만 듣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수업한 내용을 토대로 스스로 더 깊게 탐구해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렇게 탐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수 많은 질문을 멘토에게 던져야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멘토링의 아쉬운점만 생각하고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달드렸다가, 나의 아쉬운 점을 역으로 알려주시면서 이후부터의 멘토링 경험이 정말 크게 달라졌다.
물론 멘토링의 아쉬운 점도 있었기 때문에 중간점검을 통해 멘티가 잘 진행중인지 체크하는 과정도 생기고, 진로상담, 이력서 코칭 등 멘티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옵션이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것은 내가 멘토링에 참여하는 태도가 수동적에서 능동적으로 완전히 변했다는 점이다.
원래 남탓하기를 굉장히 싫어하는 성격이라, 사실 내가 열심히 안했으면서 괜히 멘토링이 아쉽다고 탓하며 그만두려고 했던거 아닌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열심히 했는데도 여전히 멘토링이 아쉽게 느껴진다면, 그땐 정말 떳떳하게 그만두겠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내가 남탓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래서 기존에 병행하던 팀프로젝트도 그만두고 멘토링에 온전히 시간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고, 원래 수업이 끝나면 단순히 눈으로만 보고 넘겼던 내용을 복습하고 글로 정리하여 남겨보자는 생각에 다시 끄집어내 하나하나 깊게 파보고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Vite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ESM을 반드시 이해해야하고, ESM을 이해하려면 CJS를 포함한 모듈 시스템 전체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모듈 시스템을 이해하면 webpack 등 번들러의 역할과 필요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Vite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하나씩 공부하다보니 끝없이 연결된 체인처럼 자연스럽게 지식을 확장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도 React의 동작 원리나, 에러바운더리와 이벤트루프와 연결지어 설명해주시는 등 어떤 주제를 중심으로 이렇게 깊게 탐구를 진행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잡아주셔서, 어떤 주제에 대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 깊게 탐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신을 갖고 파보면서 탐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우선 이 글은 광고이지만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다른 유료 멘토링을 고민중인 사람들에게는 대신 Next Pro를 충분히 추천할만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홍보글도 작성하게 되었다.
과제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일수록 얻어가는 것이 많고, 주는 과제만 하지 않고 추가로 멘토링과 무관하게 본인이 공부한 것을 멘토에게 질문하는 사람은 훨씬 더 많이 배워갈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취업 준비를 해야할지 걱정되는 신입 개발자나 회사에 들어가서 어떻게 성장해야할지 방향을 찾기 힘든 주니어 개발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멘토링이라고 생각해서 시간을 충분히 투자할 수 있고 능동적인 태도로 공부할 수 있는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안녕하세요 우선 후기가 진짜 없던데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2년 경력의 프론트엔드 개발자 입니다.
2년을 채우고 이직을 하려다 보니 실력에도 자신이 없고 지난 날들이 물경력으로 느껴져서 직장인 부캠을 찾던차에 해당 멘토링을 찾게되었습니다.!
시간이 꽤 지난 지금에도 이 때 만족스러움이 그대로 있으신지
아니면 다른곳에 시간을 투자하는게 더 좋으셨는지 궁금해서 댓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