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이렇게 미친듯이 살아가는데 삶이 공허하지..?'
20대의 후반을 걸어가고 있는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나는 현재 수면 시간, 통근 시간, 근무 시간, 밥 먹는 시간을 전부 2년 뒤의 목표인 창업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고 있었다.
"창업은 나의 모든 것을 갈아야 하기 때문에 개인 시간 따윈 가질 수 없다."
"창업은 그냥 하면 안 된다. 갈아 넣어야 한다."
"네카라쿠배를 가야한다. 대기업이 짱이다."
"좋아하는 걸 해라. 잘하는 일을 해라."
취업을 하고 첫 3일 빼고는 공휴일 주말 포함 모두 출근하고 야근이 기본값이었다.
하지만 종종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나 주말만 되면 공허함이 느껴지곤 했다.
이렇게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가는 데 왜 이렇게 공허함이 종종 찾아오는 걸까?
내가 좋아하는 건 뭘까? 내가 잘하는 건 뭘까? 취업하면 내가 잘하는 일 해야 한다는데...
아래는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기 위해 스스로 기록하는 것들인데,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만큼 처절하지만 목표가 없어 너무나도 공허하고 불행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부끄럽지만 올린다.
최근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기 위해 스스로 기록하는 것들
수면 시간 기록
연, 분기, 주, 일 단위 계획
매일 회고하며 문제점 찾고 반영
주 4회 이상 목표로 설정하고 진행하는 일, 주, 월, 분기 단위 회고
Task 별로 타임 박스를 세팅해 내가 인지한 시간과 실제 걸린 시간 기록
업무 일지 체크리스트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공허하고 계속 이렇게 지내는 게 맞나 의구심이 든다. 뭐가 맞는 길일까. 유튜브, 링크드인, 블로그 모든 곳을 돌아봐도 ~~ 하는 방법. 성공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 회사 창업자의 스토리. ~~ 개발자의 교육 강의. EO, Ycombinator 등.. 모든 뇌의 구조가 이러한 목표 지향적인 삶에 집중되어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외의 것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근래 마이리얼트립에서 나왔던 이유도 아.. 이 일 하고 싶지 않다..였는데 지금 하는 개발도 정말 왜 하는지 모르고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개발을 좋아하나..? 이 길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항상 있는 상태였다.
창업이라는 옵션이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해왔던 것들을 되돌아보면 나는 진짜 어떤 분야가 좋아서 깊이있게 느끼고 가슴이 뛰어서 도전한 게 아니였다. 그냥 창업하고 싶어서, 창업이 돈을 많이 벌어다줄 거 같아서, 창업이 자아실현의 끝판왕이니까, 창업을 하는 목적이 창업이 된 주객전도가 되버린 것이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시도한 가설 검증만 10회, 앱 개발 2회, 마케팅, 영업, 인터뷰, 팀 매칭 배달 서비스, 공동 구매 서비스, 식단 알림 서비스, 생활 질문방 운영, 데이터 분석, 사업 개발 포지션에 정규직 1회 오퍼, 1회 인턴, PM 1회 오퍼, 개발자 면접 3회, 기타 면접 4회 등 항상 결정의 기로에 있을 때마다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지도 몰랐고 항상 창업에 도움이 되기 위한 길을 선택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그 이외에는 모든 일이 무의미하고 공허해져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 빼곤 따로 여가도 하지 않게 되고 창업하는 사람만 인연에 남겨두고자 의식적으로 다른 이들을 배제했다.
이게 맞나...?
일하는 건 상관 없지만 아무런 목적도 없이 일하는 내 상태 맞는 건가?
그렇게 자주 찾아오는 현타에 의구심은 떨쳐지지 않았고 이러한 생각을 하던 와중에 다음과 같은 영상을 보게 됐다.

이게 이 영상의 처음이자 끝이었다. 2시간 정도 되는 강연이었고 그 중에서 1시간 30분 정도 시청하게 됐다.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청춘을 살아라". 아기 같은 모습으로 살아라.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느끼며 살아라는 것이다. 내가 한 일이 목표로 어떻게 연결될지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해라.
이야기를 듣는데 몰입이 되고 울컥함과 현타가 같이 몰려왔다.
내 근 3년 간 사고는 다음과 같았는데,
대기업에 들어가려면 오늘 5문제를 풀어야 하고 이게 5000문제가 되면 대기업에 갈 수 있겠지. 대기업 연봉은 얼마고 이게 몇 년 모이면 집을 살 수 있고 차를 사고 결혼하려면 얼마가 필요하겠지.
그러니까 1번을 당하고 싶지 않으면 창업을 해야 해. 내가 이 일을 하면 어떻게 창업으로 도움되지? 어떤 직업이 창업에 가장 이득일까? 창업을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겠지?
거의 1년 간 이런 영상만 봄.
모든 영상, 생각, 글, 행동 전부 하나하나 창업으로 귀결되고 좋아하는 분야는 없고 이를 아득바득 갈며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내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래서 이런 목표지향적 삶의 장단점을 3년 간 맛볼 수 있게 됐다.
장점
단점
이게 맞나......? 미래는 뭐지? 목표가 없으면 어떡하지? 무섭다.. 빨리 찾고 싶어..
의 반복이다.
그래서 오늘 본 영상에서는 나처럼 사는 것은 목표주의고 그 반대인 현존주의를 얘기했다. 쉽게 말해서 내가 오늘 경험하는 모든 것을 100%로 대하는 것이다. 오늘 한 일에 대해서는 절대 후회와 미련없게 Full로 만끽하고 여기서 끝낸다. 후회와 미련이 있으면 더 Full로 느끼며 시간을 쓰고 이게 내 미래랑 어떤게 연관이 되며 목표에 어떻게 이어질지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살면서 목표가 없을 순 없다. 학생 때는 공부를, 취준 때는 취업 준비를, 회사에서는 회사에서 주어진 업무 그 하루하루에 정말 Full로 만끽하며 살라는 것이 요지였다.
이런 말을 들으며 내가 한 번이라도 걸어다니는 출근 길을, 걷는다는 행위 자체를 100% 가슴으로 느끼며 살아본 적이 언젠가 하는 생각이 들며 울컥함도 함께 따라왔다.
그냥 고성장 시대의 피해에 신흥 종교같은 것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이렇게 하면 돈 많이 번다. 이렇게 하면 집 못산다. 대기업 들어가야 '좋은' 개발자들 많다. 대기업 들어가야 돈 많이 번다. 네카라쿠배 가야한다...
항상 회의감이 있던 나로썬 이렇게 도저히 살 수가 없다. 나는 다시 청춘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아이처럼 그냥 앞뒤 안재고 그냥 뛰어들고 Just do it 하려고 한다. 내일 죽는다면 오늘 먹는 밥이, 오늘 걷는 이 길이, 오늘 하는 이 일이 얼마나 소중하겠는가?
Live Fully 하자.
청춘이 되자.
그냥 뛰어들자. 앞뒤 재지 말고 사랑하자.
조금이라도 나랑 안맞거나 100% 즐겁지 않으면 자꾸 튕겨나가고 개인적으로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바꾸려고 했던 나의 20대를 이제 놓아주어야겠다.
진짜 100% 충만하게 느껴보지도 않고 좋아하네 마네 하는 헛소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렇게 해야 성공해요~ 하는 개소리에 넘어가지 않아야 겠다.
진짜 충만하게 미친듯이 치열하게 경험한 사람의 얘기만 필터링해서 듣고 나를 계속 청춘에서 끄집어내려는 사람들을 멀리해야 겠다.
돈, 명예, 주변 시선, 성공 나를 옭아매는 모든 것들을 무시해야 겠다. 오롯이 충만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뜻이 있다면 더 깊게 파야겠다.
Live Fully하자.
해당 강연의 마지막 내용으로 글을 맺으려 한다.
Live Fully란
1. 경험 하나 하나의 Full
2.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있다는 징표
3. 그 낭비 안하는 인생 그걸로도 충분하다는 징표.
그날 자기 전에만 뿌듯했으면 됐다.
누구보다 청춘, 아기처럼 모든 삶을 Live Fully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