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는 고객센터가 없다"에서 시작되는 두 개의 시장
일반적인 금융 시스템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해결할 창구가 있다. 계좌 비밀번호를 잊으면 은행에 가서 신분증 보여주면 되고, 카드 부정사용은 분쟁 제기하면 취소된다. 보이스피싱을 당해도 빠르게 신고하면 지급정지가 가능하다.
블록체인에서는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
| 항목 | 설명 |
|---|---|
| 비밀번호 재설정 | 개인키를 잃으면 복구 주체가 없음 |
| 거래 취소 | 한 번 전송된 트랜잭션은 되돌릴 수 없음 |
| 지급 정지 | 해킹당해도 즉시 막을 중앙 주체가 없음 |
| 피해 보상 | 예금자보호, 보험 등 안전망 부재 |
이것이 블록체인의 '비가역성(irreversibility)'이다. "내 돈은 내가 책임진다"는 탈중앙화의 핵심 철학이자, 동시에 치명적인 취약점이다.
단순히 "코인 좀 잃어버린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통점은 지불 용의(Willingness to Pay)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10억 원을 되찾을 수 있다면 2억 원(20%)을 기꺼이 지불한다.
블록체인 사고 발생
├─ A. 수사 불가능 영역 (개인키 분실)
│ └─ 복구(Recovery) 시장
└─ B. 수사 가능 영역 (해킹·탈취)
└─ 추적/동결/수사 협조(Tracking) 시장
| 구분 | 수사 불가 (복구) | 수사 가능 (추적) |
|---|---|---|
| 상황 | 개인키/비밀번호 분실 | 해킹, 사기, 횡령 등 범죄 |
| 서비스 형태 | 민간 개인, 입소문 기반 | 바운티, 기업 내부팀, B2G 솔루션 |
| 수익 모델 | 복구금의 ~20% | 동결금 ~10% / 연간 구독료 |
| 시장 특성 | 소량·고단가, 신뢰 독점형 | 대량·제도화, 규모의 경제 |
2013년에 1 BTC를 샀던 사람이 10년 후 지갑 비밀번호를 기억 못 하면? 현재 시세로 1억 원이 넘는 돈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셈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존재한다. 다만 공식적인 회사 형태가 아니라, 커뮤니티에서 오랜 시간 신뢰를 쌓은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자신의 개인키 관련 정보를 낯선 사람에게 넘겨야 하기 때문에, 신뢰가 없으면 거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Dave'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2013년부터 Reddit과 BitcoinTalk 포럼에서 활동하며, 10년 넘게 지갑 복구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 WalletRecoveryServices.com
🔗 Trustpilot 리뷰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된다. 한 지인이 코인 복구 성공 후기를 블로그에 올렸더니, 이후 비슷한 문제를 겪은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계속 왔다고 한다. 별도의 마케팅 없이, 순수하게 "실제로 해결해줬다"는 사실 하나로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누군가 내 코인을 훔쳐갔다면? 블록체인의 특성상 모든 거래는 공개된다. 범인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훔친 코인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는 추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코인이 거래소로 들어가는 순간, 거래소에 요청해서 동결시킬 수 있다.
이 영역에서는 개인, 기업, 수사기관 모두가 서비스의 수요자이자 공급자가 된다.
2024년 바이비트(Bybit) 거래소가 북한 해커 그룹 라자루스에게 해킹당했을 때, 바이비트는 Lazarus Bounty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탈취된 자금의 이동 경로를 제보해서 동결에 성공하면, 동결금의 10%를 보상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업비트 역시 해킹 사건 이후 유사한 방식으로 대응했다. 일부 온체인 분석 전문가들에게 비공개로 바운티 조건을 제안했고, 내부적으로는 자체 자금추적 시스템을 급조해서 구축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분야의 보직이 강화되고, 전문 직무로 고도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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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사기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경찰청은 2016년부터 미국 Chainalysis의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을 도입해 사용 중이며, 2024년에는 라이선스 연장 구매에 33억 2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 항목 | 내용 |
|---|---|
| 예산 | 33억 2천만 원 |
| 구매 품목 | 플래티넘, 스토리라인 32개 + Investigations API 1개 |
| 용도 | BTC, ETH, 100여 개 ERC20 토큰 및 IP 추적 |
| 비고 | 2016년부터 사이버수사 포털에서 연동 운영 중 |
경찰청만 이 정도이고, 검찰, 국세청, 관세청, 금융위원회 등 다른 기관들도 유사한 솔루션을 사용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수사기관 전체로 보면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시장으로 추정된다.
🔗 서울경찰청 국제 해킹조직 검거 사례 (Chainalysis 블로그)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완화되면서 가상자산 사용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 관련 범죄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고, 기관 수사의 고도화 → 분석 솔루션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 문제는 구조적이다 | 블록체인에 고객센터가 없다는 건 바뀌지 않을 사실이다. |
| 👥 피해자는 계속 발생한다 | 가상자산 사용자가 늘수록 피해 사례도 늘어난다. |
| 💰 실제 수요가 존재한다 | 개인 복구 서비스부터 경찰청의 33억 원 솔루션 구매까지. |
| 구분 | 수익 모델 | 규모 |
|---|---|---|
| 개인 복구 시장 | 복구금의 ~20% | 건당 수천만~수억 원 |
| 기업 바운티 | 동결금의 ~10% | 대형 해킹 시 수십~수백억 원 |
| 수사기관 (B2G) | 연간 구독료 | 연 100억+ (경찰청 단독 33억) |
블록체인 온체인 분석 시장을 조사해보니, 결국 핵심은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돈을 되찾아주는 문제"더라구요.
시장은 명확히 두 개로 갈립니다.
- 하나는 개인키 분실처럼 수사 불가능하지만 고수익인 복구 시장
- 다른 하나는 해킹·탈취처럼 기업·수사기관이 돈을 쓰는 추적 시장
'복구(Recovery)'와 '추적(Tracking)' 중 어느 쪽에 더 관심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