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마음가짐 (feat. 나)

Composite·2024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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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0: 누락된 사례 추가 (개발자 살인사건)

거르는 개발자는 이유가 있다 글을 쓴 지 1년이 지났다.
사실 그냥 일기나 다름없는 글이라 처음엔 다들 어자피 쳐다도 안보고,
내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라는 자기세뇌적 글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개발자도 사람사는 세상이니까 말이지.

물론 응원해준 여러분들, 감사하게 생각한다.
덕분에 마음을 많이 고쳐먹을 수 있었다.

오늘은 이 글에 이어서 개발자의 마음가짐에 따른 심연을 들여다보고, 왜 그 심연을 가면 안되는지 알려주도록 하겠다.

사실 나 하면 거지근성 끝판왕이라고 해도 어디 가서 명함 내밀어도 손색이 없을만큼 내 스스로가 거지라는 자기세뇌에 빠져 열폭에 항상 시달리는 개발자였다.
이런 원인 중 하나는 별 거 아니다.
다들 억대 연봉, 대기업 및 인터넷 전문기업에서 자신의 커리어와 경험, 경력을 뽐내고 다니지만,
나는 그 개발자 중 하층민이나 다름없는 더러운 SI/SM 에 손을 묻혔으니 말이다.

근데, 사람 심리는 어쩔 수 없다. 당신이 새 경력 개발자를 뽑는다 치자.
그럼 아래 두 명이 지원했고, 너는 단 한명을 선택해야 한다.

대기업 출신 코드몽키 vs SI/SM 출신 아키텍트 경력 개발자

나같아도 전자를 뽑을 거고, 너같아도 전자를 뽑을 거고, 현실적으로도 전자를 뽑는다.
이말인 즉슨, 그 인재의 검증은 어자피 뽑고 나서 해도 상관없으니, 네임벨류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쉬운 선택을 좋아하는 사람심리가 작용하는 것 뿐이고,
나도 그 피해를 여러번 당하다 보니, 내 스스로 점점 바닥을 파고 지하로 파고드는 멍청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뭐, 실제로 나는 억대 연봉? 제안받은 적도, 받은 적도 10년 이례 단 한번도 없다.
많아봐야 억대연봉의 반. 이런 환경에서 거지근성 안나오는 게 이상하지.

그리고 지금은 그 거지근성 개발자는 갈 곳 없어서 지금 더 악랄하고 좋소보다 더 심한 "공공 프로젝트"에 몰리는 것이 현실이고. (아, 나는 지금 제품 만드는 정직원이다)
이렇게 계속 자신의 평가는 점점 떨어지고, 결국 어디 못가 쿠팡 물류라도 해서 돈벌이 하는 개발자도 들었다.

이게 SI/SM 개발자들이 삶이다.
그들은 삼성 프로젝트에서 성과 따내봐야, 네이버나 카카오, 쿠팡 개발자 입장에서는 그지새끼 그 이하로 취급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SI/SM 뛰다가 운좋게 대기업에 입사한 개발자들은 더욱 더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

아마 이 글을 보고 있는 너는 그런 거지같이 폐건물에서 드럼통에 불붙이고 몸을 녹이면서 "자바 두 명 타요" 하면 드디어 돈 버는구나 일이다 해서 냅다 타고 좋소기업보다 온갖 음해와 학대에 시달리면서도 야근 철야 주말근무까지 해가며 결과물을 만들고 그 더러운 결과물에 만족하는 개발자 이미지를 떠오를 수가 없을 것이다.

구라같지? 개발자에도 끕이 있다는 거. 정말 있다.
당해본 사람은 안다. 당해봤던 사람이 더 잘 안다.
특히 갑질해본 사람은 그냥 사람만 봐도 이새끼가 어느 급의 개발자인지 더 잘 안다.

어쨌든, 이런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재애상사 들어가서 돈이라는 환상에 찌들어 무리하다 간 경화되고 폐 자르고 이런 개발자들 삶을 너희들이 느낄 리는 없으니, 지금에 행복하라 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다.

개발자일 수록, 자신의 커리어를 높이려면,

너는 그지새끼라 한 들, 그들의 가스라이팅에 놀아나지 말고, 더 높이 바라보아라.

자신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SI/SM 에서 탈출한 개발자들은 마음가짐부터 고쳐먹어서 탈출이 가능했던 것이다.

지금의 그지근성 찌든 마음 가짐은,
로또에 1등 당첨되어도 다들 생각하는 배드엔딩 딱 그 수순 밟는다.
자신이 로또에 당첨된 걸 당연히 여기고,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도박이라든가 테마주라든가 이런 허황된 수단으로 자신의 부를 축적한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렇다. 마음가짐이 구릴 수록 빛 좋은 개살구를 더 많이 접하게 된다.
마음가짐이 낮을 수록 자기도 모르게 사이비에 빠지고, 거기에 집착하고 인생이 거기에 대출받아 평생 갚아나가야 한다.
사이비들의 포교 1순위가 바로 그런 마음을 가진 인간들이거든.

그리고, 그런 마음을 가진 개발자들이 특히 빠지기 쉬운 곳이
바로 불법 도박 사이트 개발하고 나오는 단가 조건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는 것이다.
불법도박도 한 번 빠지면 중독되듯, 개발자 또한 마찬가지다.
거기 빠져나가기 쉬울 것 같지? 조폭은 바보가 아니다.
잃을 게 없는 만큼 너 진짜 죽이고도 경찰에 안걸릴 자신 있는 미친놈들이다.

그리고 이게 최고로 비틀어진 사례가 바로,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과, 내가 방금 언급했던 이야기의 사례인 임동준 살인 사건이지.
물론 나는 그가 개발자인지는 모르겠고, 프갤에 활동하는 것 뿐인지도 알 턱이 없지만.
보통 열폭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대통령 안부 뭍고 해병정신 취하듯 일뽕정신에 취하고 말이지.

이렇게까지 심연으로 들어가니 평범한 개발자들, 이러지 말아야 겠지?
혹시라도 SM/SI 가고 있는 개발자가 드물겠지만 이 글을 본다면,
지금부터 마음 단단히 고쳐먹기 바란다.

넌 개발자고, 물론 한국의 개발자 취급은 미국에 비하면 참 정말 그지같긴 하지만,
너의 마음가짐에 따라 실력이 언젠가는 국내든 해외든 인정을 받는다.
그렇게 해서 1인 기업 차린 이들도 그럭저럭 먹고산다는 사람도 있고,
나도 여럿 개발자 만나면서 느낀 게, 왠만한 마음가짐으로는 해내고야 말겠다는 것이 이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게 느껴진다.

자, 이제 선택이 주어졌다.

  1. 긍지가 높지 않아도 상관없다. 최소한의 굳은 마음가짐으로 개발자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여러 기업에게 산출물로 응답하여 당신만의 꽃길을 만들 것인가?
  2. 나는 그저 가봐야 좋소, SI/SM 밖에 못가니 계속 바닥을 파고 파다가, 나중에 개발자도 뭐도 아닌 잉여인간으로 남을 것인가?

선택하라.

마지막으로, 개발자의 최종 테크트리는 치킨이라 했었지?
치킨집 차리는 게 쉬운 거 아니야. 2번 마음가짐으로는 치킨집? 구멍가게도 못차려.
단지, 치킨집을 차린 건 개발자에 질려서 번 돈으로 은퇴 후 설계의 일환으로 자리잡은 것 뿐이다.
그래. 개발자에 질려서 포기한 사람 꽤 많다. 정말 많다...

글이 중구난방이지. 지금 이렇게 그지근성에 찌들면서 글쓰면 이것보다 더 심하다.
내가 열심히 마음을 고쳐먹었지만, 천성 버리는 게 쉬운 거 아니다.
지금이라도 고쳐라. 한국이 개발자 취급 그지같아도, 개발자는 개발자다.

한국에서 누구나, 실력만큼 돈 주는 직업 흔치 않다.
후진국은 상류층 말고 개발자 꿈도 못꾸는 나라 많다.
특히 양질의 개발자로 유명한 인도 말이야.
한국 기준 더 저렴하다고 주장하는 베트남 개발자도, 하고싶다고 해서는 못 한다.
한중일 셋 다 의외로 개발자 등용문이 넓은 거다. 의외로 말이야.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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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온 개발자

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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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5일

프로젝트로 묶여있는 si/sm 들이 너무 많고 그 사람들이 다른사람들에게까지 인식을 안좋게 전이 해버리죠.
예를 들어

  • 회사에서 시키는거 아무거나 해야된다(자바, 파이썬, react 가리지않고) 라던지
  • 스타트업은 무조건 개발자 혼자서 다한다던지

프로젝트라는 단어를 쓰는 개발자 (경력이 아무리 오래되도)를 거르고 있습니다.
적어도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한번 만들고 끝나는 프로젝트라는 단어를 안쓰고 제품, 서비스 라는 단어를 기본적으로 쓰니까요.

[ 풀스택 개발 - java, react ... 1x 경력의~, it대기업에서 수많은 프로젝트 진행 ] 이라면 백에서 시작해서 앞단으로 오게됬고, 프로젝트 진행으로 봐서 si/sm 출신이란걸 유추.

만약 서비스회사 위주로 다녔다면
[ 풀스택 개발 - aws, react ... 1x 경력의~, 서비스 기업에서 수많은 사용자적인 기능 개발 ] 이라고 한다면 프론트에서 시작해서 백까지 하는구나로 유추되고, 찐 서비스회사 경력자로 보이는거죠

만약 전자가 서비스회사 위주의 경력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저런식으로 썻다면 진짜 마인드가 구식이라는거겠죠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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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12일

맵네요. 재밌습니다. 공감하고 가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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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0일

우리 회사는 주로 내부 인력만 가지고 프로젝트 진행 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SI/SM 출신 개발자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 외주를 맏겨봤어요
그랬더니 하는 행동이
-> 코드리뷰 거부
-> 유지보수 안되는 코드 양산 (핵심 비지니스 로직을 쿼리에 녹여놔서 400줄짜리 마이바티스 쿼리가 즐비..)
-> 투입 되는 개발자들 계속 바뀜 (책임감이 있는 코드가 나올리가..)
-> 반복되는 거짓말
등등.. 안좋은 인식만 심어두고 떠나시고 우린 그가 만든 똥울 치우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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