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프로젝트를 끝내고 공식적으로 부트캠프 일정이 끝이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6개월이였는데, '와~ 끝이다!!'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할게 더 많아진...)
그래도 처음 시작할 때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 그래도 뭔가 열심히 하긴 했구나 한다.
늦은 나이에 비전공자로서 개발자전향을 마음먹고 부트캠프를 알아볼 때 여기가 좋다, 여기가 안좋다 등 정보과다로 선택에 어려움이 있었다. 나도 사실 처음엔 백엔드를 지향하고 있었기에 spring 기반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는 부트캠프를 알아보던 중 부득이한 사정으로 node.js 기반 엘리스 트랙에 참가하게되었는데
비전공자 기준으로 어떤 경우에 엘리스 트랙을 진행하는게 좋은지, 좋았던점과 아쉬웠던 부분을 담백하게 적어보자 한다.
부트캠프를 알아보고있다면 이러한 후기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부트캠프에서 해주는게 없다', '무책임하게 방목한다' 등등...
오프라인은 해보지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만약 온라인 과정을 알아보고있다면 어디를 가든 이건 비슷할것 같다.
온라인으로 진행할 경우 약간의 제약 빼고는 (출결) 높은 자유도를 보장하는데, 그말은 즉 나를 붙잡아줄 족쇄가 없다는 뜻이다. 캠프측에서 제공하는 학습은 제한적이고, 그러기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공부를 해나가야한다.
자신이 퓨어한 비전공자이고, 관련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부트캠프에 합격해서 트랙이 시작되길 기다리고있다면 정신차리고
이 꽉 깨물고 선행학습을 해야한다. 물론 커리큘럼이 비전공자 눈높이에 맞춰 진행되긴 하지만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우겨넣기엔 상당히 무리고, 그 과정에서 중도하차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난 전 직장을 퇴사하기 전 취미로 파이썬과 자바, sql을 핥아본정도는 되었는데 갑작스럽게 엘리스 트랙에 참가하게 되면서 눈물을 흘리며 JS를 공부했었다.
처음 엘리스 트랙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는 풀스텍이였다.
자바스크립트 하나로 프론트와 백 둘 다를 할 수 있다고...? 개꿀
응 어림도없다. 자신이 전공자이거나 유니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구름에서 내려오자.
AI 같은 경우 트랙을 시작하기 전 부터 openAPI 를 이용해서 서비스에 접목하는 정도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들어와서 별다른 생각은 없었는데, AI부분에 큰 기대를 가지고 오시는분들이 몇몇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AI 관련 직무의 모집공고의 지원조건을 보면 관련학과 최소 학서, 석사 이상만 받고 있는걸 보면 해당 트랙으로 AI직무로 취업까진 좀 힘들지 않을까..? 그래서 해당 트랙에 AI 하나에만 기대를 가지고 참여하기엔 좀 잘못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실제로 모델을 만들고 학습시켜 사용하긴 하지만 절대 주류로 다루지 않기때문에 AI 관련 직무를 희망한다면 다른 곳을 알아보는게 좋다 생각한다.
나도 그랬었다. 주위 현업자들에게 물어봐도 백엔드로 node.js는 수요가 적기때문에 모두 프론트를 추천해줬었다. 하지만 인생은 내 마음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어느정도 기본적인 학습이 끝나면 첫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 때 랜덤하게 팀원이 정해지고, 팀 내에서 직무를 조율해야하기때문에 이슈가생긴다. 당연하게도? 프론트직무 희망으로 과반수가 몰리게되었고 다소 소심한 성격의 나는 울면서 백엔드직무를 하게 되었던 기억이... (물론 해당 계기로 백엔드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지만)
그 뿐 만이 아니라 다음 프로젝트에는 학습진행률 등을 고려해 팀이 결정되는데 여기서도 직무결정은 뜨거운 감자였다.
우리 기수가 유독 심했다곤 하는데, 첫 프로젝트 때 프론트의 매운맛을 보고 전부 백엔드직무를 희망하게되면서 프론트희망자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때 나는 백엔드로 쭉 밀고나가기로 마음먹었을 때라 이번에도 눈치보면서 이력서에 첨부하게될 포트폴리오가 될지도 모르는 프로젝트에서 백엔드직무를 포기하기 싫었고 다행이도? 어떻게든 무사히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었었다.
총 3번의 프로젝트에서 동일한 이슈는 계속 발생하고 자신이 하고싶은것과 팀 전체를 저울질해야하는 상황이 온다.
애초에 해당 트랙이 풀스텍을 목표로 진행된다곤 하지만 비전공자 입장에서 3번의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직무를 소화하기엔 트랙이 종료된 후 너무 얕은 지식만 남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프론트와 백엔드 모두 훌륭하게 소화하시는 분들도 많다.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싶은지 미리 생각해두는게 좋다.
진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투잡은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부트캠프 기간동안 (취업하기 전 까지면 더 좋고..) 학업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추전해주기 어렵다.
학습기간엔 많은양의 새로운 기술들을 공부해야되고,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는 어디까지나 본인이 스스로 공부해야하기에 어지간한 체력과 정신력이 아니면 힘들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프로젝트 때, 불가피하게 저녁시간 때에 다른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일하면서 다른 팀원들 요청에 응답도 해줘야하고, 일하는 시간만큼 생긴 구멍을 새벽에 잠못자고 메꾸느라 죽을맛이였다.
프로젝트 기간을 제외하고 매주 2번의 실시간 강의를 진행하는데, 조금 냉정하게 말하자면 강의자가 누군가에따라 편차가 크다.
물론 코치님들의 실력에 문제가 있는건 절대아니다.
나 같은 경우는 코치님의 강의스타일, 목소리, 말투 등 (?뭐햐냐 진짜) 조금이라도 루즈하거나 나와 맞지 않으면 강의를 듣는것 자체가 고통이였다.
실시간 강의라곤 하지만 강의자료를 제공해주기도하고 동일한 내용이 커리큘럼에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집중이 안될때면 혼자 구글링하거나 책을 보고 공부했었던거같다.
집중도 못하고 강의만 틀어놓은 채 좀비처럼 앉아있을 바엔 과감하게 실강을 버리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는게 차라리 좋다고 생각한다
트랙을 달리다보면 정말 감사한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항상 진심을 다해 응원하고 감시?해주는 매니저님
같이 밤을 새워가며 동고동락한 팀원들
현업에 종사하면서 새벽에도 질문에 답해주시는 코치님
나랑 머리뜯고 싸우신 분
사실 내가 개발자로 전향하기 마음먹은 이유 중하나가 사람을 피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지만이럴줄몰랐지
애석하게도 개발바닥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개발자로서 살아가기 위해선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이고,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부트캠프를 시작할 때, 개인적인 일로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했었고 그렇기에 사람을 밀어내는 경향이 있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강점을 이해하고 약점을 보완해 나가면서 조금은 날서있던 나 자신이 말랑말랑해진것 같다.
부트캠프를 통해 얻는 지식과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람과의 인연은 더욱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연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