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맥북 고민하는 분이나 처음 써보는 분을 위한 평생 윈도우 유저의 맥 적응기 _ 1

·2021년 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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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평생 윈도우 데스크탑, 노트북만 심지어 폰도 안드로이드만 써왔는데,
최근 이직한 직장에서 아이맥을 받았다.

원하는대로 고르라고 하셔서 아이맥을 써보고 싶긴 했지만, 학교도 아니고 돈 받고 일하러 가는 곳에서 당장 업무에 영향이 가는 완전히 생소한 기기를 고르는 건 민폐임을 깨닫고 그냥 윈도우컴을 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오히려 개발팀을 총괄하는 부장님께서(애플빠) 써보고 싶으면 한번 써보라고, 생각보다 뭐 그렇게 많이 다르진 않고 개발할 때 더 편리한 부분도 있다고. 어차피 회사에 남는 컴퓨터들 중에 주는 거라서 정 불편하면 언제든 윈도우컴으로 바꿔줄 수도 있으니 그냥 한번 써봐도 괜찮다고 권해주셨다. 그래서 또 여러번 사양하지 않고 덥석 받아버렸다.

양심은 있어서 주말동안 유튜브 등을 찾아보며 맥과 윈도우의 차이점, 단축키 등도 찾아보고 키보드 키를 최대한 윈도우와 비슷하게 세팅하는 방법도 알아갔다. 이제 출근한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별 거 아니지만 (더 익숙해지기 전에) 윈도우만 쓰다가 맥북이든 아이맥이든 처음 맥을 접하면 헷갈리게 되는 것들을 정리해두고 싶다.

1. 프로그램의 메뉴바(탭) 위치

정말 별건 아닌데, 처음엔 습관 때문에 상당히 헷갈리는 두 가지.
첫째로, 프로그램 창을 닫는 x자 버튼(맥에서 가장 왼쪽 빨간색 버튼), 프로그램을 최소화시켜두는 _ 모양 버튼(맥에서 가운데 노란색 버튼), 해당 창을 전체화면으로 만드는 버튼(맥에서 가장 우측 초록색버튼)이 왼쪽 상단에 모여있다. 아시다시피 윈도우는 오른쪽 상단에 있고, 깨알같이 표시순서도 반대다. 윈도우는 그 중에서도 가장 오른쪽에 닫기버튼이 있다면 맥은 왼쪽 중에서도 가장 왼쪽에 있다.

하지만 이것보다 훨씬 더(!) 헷갈리는 둘째는, 해당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기본메뉴들의 위치다. 윈도우는 해당 프로그램창의 가장 위에 한 줄로 메뉴들이 놓여있어서, 그 창을 움직이면 메뉴들도 같이 따라움직이지만 맥은 그냥 화면상단에 고정되어있는 바(윈도우 시작표시줄처럼 어느 프로그램이 켜져있든 간에 그냥 위쪽에 고정돼있으며 우측에서 시간을 표시해주고 있는 바)에 현재 내가 보고 있는(활성화되어있는) 프로그램의 메뉴들이 나타난다.

위의 이미지와 비교해서 자세히 보시라, 맨 위에 시작표시줄처럼 생긴 곳에 아까는 '시스템환경설정'이라고 써있었지만 지금은 '계산기'라고 써있다! 메뉴개수도 다르다!
뭐랄까, 철저하게 윈도우 유저의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맥은 윈도우의 시작표시줄 기능을 상단바와 하단바(독Dock) 양쪽에 나눠놓은 느낌이지만, 현재 쓰고 있는 프로그램의 메뉴 표시를 해당 프로그램 창이 아닌, 프로그램과 상관없이 그냥 바탕화면에 속한 것처럼 느껴지는 상단바에서 해준다는 점이 처음엔 진짜진짜 헷갈렸다.
(아무 프로그램도 켜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윈도우의 '파일탐색기'와 유사한 'Finder'의 메뉴가 기본으로 나와있다)

2. 마우스 휠 방향

다 아시겠지만, 반대다. 꽤나 헷갈린다. 근데 시스템환경설정 가서 이거 방향 쉽게 바꿀 수 있다. 스크롤방향 "자연스럽게"의 체크를 해제하면 윈도우랑 같은 느낌으로 휠 굴릴 수 있어서 난 그렇게 바꿔버렸다.

3. 트랙패드

첫번째로 가장 놀랐던 건, 이 트랙패드란 것을 나는 윈도우노트북에 마우스없을 때 쓰라고 달아주는 터치패드라고만 생각했는데 맥에서는 맥북에만 있는 '터치패드'가 아니었다는 것. 데스크탑인 아이맥에도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트랙패드'를 쓴다는 것에 놀랐다. 부장님이 비싼 거라고 했다.(내가 익숙한 마우스 쓰느라고 한쪽에 슥 밀어뒀더니 비싼 거라고 하심..ㅋㅋ)

조작도 일반 윈도우노트북의 터치패드와 다른 부분이 좀 있어서 처음에 헷갈린다.(참고로 난 윈도우 노트북 쓸 때도 터치패드 답답해서 절대 마우스 가지고 다니는 타입이었다.) 근데 윈도우노트북의 터치패드는 정말 마우스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을 때 쓰는 느낌이었는데(그냥 본인이 안 익숙해서) 맥의 트랙패드는 마우스로는 할 수 없는 동작들이 많아서 상당히 매력있는 녀석인 것 같다.

유튜브나 글로 잘 설명해두신 분들 많으셔서 자세히 짚진 않고, 처음에 윈도우와 달라서 헷갈리는 부분만 몇 짚어보면,

1) 윈도우노트북 터치패드에서 살짝 톡 하면 클릭되던 느낌으로 하면 안 눌린다 달칵할 정도로 꾹 눌러야한다. 만약 이게 너무 힘들다면 시스템환경설정에서 '탭'을 통해 클릭하기 설정을 통해 비슷한 느낌으로 바꿀 수 있다.

2) 우클릭은 두손가락탭이다. 이것도 설정에서 뭔가 변경할 수 있지만 그냥 여기에 익숙해지는 편이 편할 수도. 맥의 트랙패드는 여러 손가락 인식을 통해 동작하는 기능이 많고 매우 유용하다.

3) 드래그가 안돼서 당황했었다. 아래 스크린샷처럼 설정하면 창에 커서를 대고 세손가락으로 움직이는 걸 통해 부드러운 드래그로 창이나 아이콘을 옮길 수 있다. 블록지정도!

4) 엄지손가락을 포함한 네 손가락으로 오므리듯 터치하면 '런치패드'라고 해서 안드로이드폰 전체 앱 보여주는 것과 같은, 실행가능한 애플리케이션 전부 다 보여주는 화면으로 간다. 펼치면 다시 사라진다. 이런 꿀제스처가 많다!

4. 키보드

일단 키보드가 다르게 생겼다. 분명히 윈도우에서 흔히 쓰는 키보드와 같은 위치인 왼쪽아래 구석탱이에 이름도 똑같은 컨트롤이라는 버튼이 있건만, 그 녀석은 여러분의 기대를 자주 저버릴 것. 맥에서는 맥북이나 맥 전용 키보드 기준 스페이스바의 좌우에 붙어있는 커맨드command키가 윈도우의 컨트롤키처럼 가장 자주 쓰이는 기능키이다. 나같은 경우 윈도우에서 쓰던 일반적인 104키 기계식키보드를 아이맥에 연결해서 쓰느라 윈도우키보드 기준 스페이스바왼쪽의 alt키를 커맨드키로 작동하게 만들었다.(내 기계식 키보드에는 키보드 자체에 그런 기능이 내장돼있다. 레오폴드다.) 그냥 연결할 경우 보통 좌측 컨트롤과 알트 사이에 있는 '윈도우' 키가 커맨드키가 된다. 그냥 그렇게 해서 익숙해져서 쓰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한/영 전환은 캡스락을 눌러서 해야하는데, Karabiner-Elements (카라비너? 카라바이너?) 라는 앱을 앱스토어에서 설치해서 키보드 키 설정 바꾸는 법(검색해보면 많이 나옵니다)을 통해 내 기계식키보드의 원래 한/영키로 쓰는 우측알트버튼을 한/영키로 작동하게 바꿨다.

많은 단축키는 윈도우에서 컨트롤과 조합하던 것을 컨트롤 대신 커맨드를 누르면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복사, 붙여넣기 등)
하지만 안돼서 당황하는 것도 있는데,
1) 컨트롤y 눌러도 실행취소의 취소가 안돼서 찾아보니 아래와 같다.
실행취소(Undo) Ctrl + Z (Mac: ⌘ + Z ) 재실행(Redo) Ctrl + Shift + Z or Ctrl + Y (Mac: ⌘ + Shift + Z )
즉 윈도우에서 컨트롤Y에 익숙한 분들은 맥에서 커맨드+쉬프트+Z 에 익숙해져야 한다.
2) F5를 눌러도 새로고침이 안돼서 당황했다. 커맨드+R을 누르자.
3) 크롬개발자도구가 F12를 눌러도 안 나오더라. 옵션Option + 커맨드 + i 를 누르자.
4) 프린트스크린 or 캡쳐도구로 스크린샷 찍고 싶다면 커맨드+쉬프트+3(전체화면), 커맨드+쉬프트+4(커서를 드래그해서 찍고싶은 만큼)를 이용하면 된다.
5) 프로그램이든 뭐든 찾고 싶을 때 커맨드+스페이스 눌러서 검색하시면 설치돼있는 프로그램이든 뭐든 앞에 몇 글자만으로 금새 찾을 수 있고 없으면 그냥 인터넷에서 검색해준다. 맥 쓴다면 그냥 무조건 자주 쓰게 되는 단축키!

5. 독(Dock)

  • 자주 쓰는 프로그램, 앱, 애플리케이션.. 들의 아이콘을 볼 수 있는 하단(물론 위치는 윈도우 시작표시줄처럼 좌측, 우측 등으로 바꿀 수 있고, 시작표시줄처럼 숨김기능도 있다)바. 윈도우의 시작표시줄과 유사하지만 똑같진 않다.

비슷한 점은 우선 현재 켜져있는, 돌아가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여기에서 1차적으로 확인하고, 클릭함으로써 그 녀석의 창을 앞으로 불러올 수 있다는 것. 해당 아이콘 아래에 검은색 점이 콕 박혀있으면 현재 켜져있는 프로그램이란 뜻이다. 어렵지 않다.

다만 윈도우와 달라서 몇몇 헷갈리는 점도 있다.
예를 들면 윈도우에서는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창에서 x자 표시(닫기 버튼) 누르면 대다수의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시작표시줄에서도 사라지지만, 맥에서는 대다수의 프로그램에서 이 닫기 버튼을 눌러도 검은색 점이 사라지지 않는다. (즉 보고 있던 창은 사라지지만 여전히 프로그램은 켜져있는 상태로 유지된다.)

  • 스크린샷은 현재 쓰고 있는 아이맥이 아니라 10년 전(2011년) 출시된 맥북프로에서 찍은 것으로, 맥OS 버전도 현재로서는 상당히 구버전(High Sierra 10.13.6)이므로 여러분의 화면과 뭔가 다르다고해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 맥 사용 일주일 초짜이므로 잘못된 정보나 더 좋은 정보의 댓글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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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엔드 개발자. 공동의 목표를 함께 이해한 상태에서 솔직하게 소통하며 일하는 게 가장 즐겁고 효율적이라고 믿는 사람.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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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3일

안녕하세요 ! 이번에 코딩용으로 노트북을 추가 구매하려는데 윈도우 환경에서만 코딩해보고 리눅스 기반은 사용해본적도 맥os 접해본 적도 없어서 고민 중입니다 😅
지인들은 환경설정 때문에 백엔드로 가려면 맥을 강력 추천한다고 하는데 윈도우에서 맥으로 넘어가서 코딩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으셨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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