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미래연극제 공식참가작 2
〈쿼스 아이〉 ― 극단 우아
10월 20일 목요일 ~ 10월 23일 일요일 @ 씨어터 쿰 (런타임 70분)
10월 23일 일요일 16시, 극단 우아의 참가작 〈쿼스 아이〉를 보러 왔다.
새까만 무대 위, 원뿔 모양의 오브제들이 존재한다.
바닥에 세워져 있는 하얀 원뿔 오브제 외에도, 작품 내에는 원뿔 모양의 오브제가 많이 등장한다.
리플릿의 문구에 의하면, 숨거나 숨기고 싶은 내면의 모습, 그로 인해 제한되고 강요된 시선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장치이며, 뾰족한 모서리와 둥근 면이 공존하는 외형적 이미지가 피해자들의 여러 심리를 대변한다.
이 이야기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셔희"의 이야기이다.
"셔희"는 어느 특정 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셔희"일 수 있다.
한 사람의 피해자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피해자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셔희"는 잊혀지고 지워지고 싶지만 "셔희"의 흔적은 인터넷 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지우고 또 지워도 어느 가해자의 하드디스크에 남아 다시 또 유포되고야 만다.
가해자는 마치 "심해어"와 같다.
모니터 불빛 아래 자신을 숨기고 타인을 파멸시키는 가해자에 의해, 피해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심해 속에서 가해자의 모습을 보지 못한 채, 그저 그 발광기관의 빛에 유인되어 타깃이 되고 만다.
추상적인 움직임과 상징 속에서 우리는 어떤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피해자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고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며, 폭력만큼이나 2차 가해가 만연한 사회.
그렇기에 피해자들이 목소리 내어 고통을 호소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새드 프로그램; 쿼스-아이"를 접한 "셔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일상 속에서 외면하고 있던, 우리 사회에 내재된 어두운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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