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인프런 팀의 <주간 인프런 #31 - 생산성을 높여요 인프런이 일하는 법>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데이터리안 커뮤니티의 윤선미입니다.
이 계정은 커뮤니티 데이터리안의 공용 계정으로 저 말고 다른 분들도 글을 쓰실 예정입니다. velog에 처음 글을 써보는데 쾌적하고 정말 좋네요. 개발자님 감사합니다. 사시는 곳을 알려주시면 그 방향으로 절을 올리겠습니다.
데이터리안 커뮤니티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약 1년 8개월동안 데이터분석가, 개발자들이 꾸려오고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내부 구성원들끼리 커뮤니티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프런 강의 제작, 웨비나, 분석 프로젝트 등 외부와 끊임없이 협력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원격 근무를 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일을 하기 위한 도구'들의 중요성이 많이 올라간 것 같은데요. 데이터리안 역시 느슨한 공동체이면서 거의 모든 일을 원격으로 하기 때문에 업무 도구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데이터리안이 사용하는 업무 관련 툴을 소개합니다. 커뮤니티를 운영하거나, 원격으로 어떻게 더 잘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분들께 재미있고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데이터리안은 메신저로 슬랙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슬랙을 사용하는 이유에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데이터리안은 단순히 친목을 위한 커뮤니티라기에는 일을 많이 합니다. 가끔은 해도해도 너무 할 정도로 많이 합니다. 다들 일 중독자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리안 활동은 일상이라기보다는 일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저는 카톡으로 업무를 하는 회사에 다녀봤는데요. 저녁 10시에 업무 카톡이 날아오고, 새벽에 장애 메시지가 날아오는건 정말이지 익숙해지지 않더라구요. 일상과 일을 분리하기 위해서 notification 조절을 섬세하게 할 수 있고 가끔은 완전히 꺼버릴 수 있는, 슬랙을 사용합니다.
멤버들의 관심사가 다양하고, 외부와도 여러 일들을 하다보니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SQL 강의를 만드는 기획 그룹과 파이썬 강의를 만드는 그룹, 그리고 외부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그룹이 동시에 달리는 식입니다. 한 멤버가 여러 프로젝트에 다리를 걸치는 경우도 있고 특정 프로젝트에만 참여하는 멤버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다 가끔은 커뮤니티 멤버들이 다 같이 모여서 아이디에이션을 합니다.
또 특이한 점은 프로젝트 멤버가 고정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외부와 분석 프로젝트를 하는 등 NDA(비밀유지서약서)를 쓰는 경우만 제외하고는 모든 프로젝트에 의견을 내고 중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 같이 모여 있으면서도 프로젝트마다 따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누군가가 의지만 있다면 어떤 프로젝트든 열람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전체 멤버들과 소통할 수 있고(#general, #random), 프로젝트마다 독립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proj- 채널들), 의지만 있다면 어떤 프로젝트든 열람할 수 있는(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모든 채널을 public 채널로 만든다는 내부 규칙) 플랫폼이 우리에게는 적격입니다.
데이터리안은 최근에 슬랙에 추가된 슬랙 Connections(외부 슬랙과 우리 슬랙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채널을 생성할 수 있는 기능)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담당하는 툴은 구글 메일 또는 줌인데 피드백 속도의 측면에서 생각하면 메일은 너무 느리고 줌은 너무 빠르니까 그 중간을 찾아야 했거든요. 최근 진행한 스타트업과의 분석 프로젝트, 그리고 스터디 그룹 지원 용도로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내외부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일원화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도구를 너무 많이 쓰다보면 도구가 일을 만들기도 합니다. 최소한의 도구를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관점에서 슬랙 커넥션은 앞으로도 활용하고 싶은 기능 중에 하나네요. 유료 결제가 필요한 기능이라서 trial 기간이 지나면 멤버들과 다시 한 번 상의를 해봐야 하겠지만요.
화상회의는 Gather.town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종종 필요에 의해 줌, 디스코드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2021년 중반에 들어서는 거의 모든 회의, 모임을 Gather 안에서 하고 있어요.
가끔 연결이 불안정하고 음성과 화면의 퀄리티가 줌이나 디스코드보다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지만, 실제로 만나서 하는 느낌과 케미스트리를 가장 많이 낼 수 있는 플랫폼인 것 같아 일단 지속적으로 활용해보려고 합니다. 줌과 다르게 회의 시간에 제한이 없는 것도 장점이고요. (회의가 무한정 길어질 때에는 무료 줌의 40분 회의 시간 제한 기능이 가끔 그리워지기도 합니다만...)
Gather의 가상 오피스 안에는 개인 데스크, 지난 프로젝트 전시 공간, 외부 프로젝트 회의실, 커스텀으로 만든 비밀의 방, 방명록, 테트리스, 피카츄 배구게임 등 Gather를 사무공간이자 행아웃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오브젝트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혹시 데이터리안의 Gather 오피스에 놀러올일이 있으시다면 바닥에 놓여진 쪽지들을 열어보세요. 쪽지의 말을 잘 듣는다면 여러분들을 파도소리가 들리는 해변으로 데려가줄지도 모릅니다.
참! 중요한 얘기를 깜빡했네요. 데이터리안의 오피스에는 두 가지 룰이 있습니다.
저희는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사랑합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도구를 많이 쓰다보면 도구가 일을 만들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다른 툴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300% 활용하고 있습니다. 회의록 작성, 프로젝트 관리, 영상 편집 관리, 회고, 아이디에이션, 강의 자료 제작, 정산 관리, 데모 페이지 디자인 등 거의 모든 일을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리안에는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하는 독특한 회의 문화가 있는데요. 간단히 얘기해보자면 이렇습니다.
1. 회의의 모든 구성원이 스프레드시트로 만든 회의록에 접속합니다.
회의록 서기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모두가 다 문서를 편집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2. 회의 주제를 정합니다.
회의 시작 전에 누군가가 토픽을 적어두었다면 왜 적었는지 간단하게 설명합니다. '다음 회의는 언제할까?' 같이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해서 이번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이 되어야 하는 항목들이 주로 올라옵니다. 회의 중에도 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좀 필요한 것들은(예를 들면 코드 리뷰, 기획서 리뷰, 영상 크로스체크 등) 굳이 모여있을 때 하지 않고 담당자를 정하거나 회의 전에 미리 얘기합니다.
3. 정해진 회의 주제들 중 가장 쉬운 순서대로 얘기합니다.
어려운 이야기를 먼저 하다보면 나중에는 기운이 빠져서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대충대충 하고맙니다. 가장 쉬운 것부터 얘기하고, 이야기가 끝났다면 동그라미 표시를 합니다. 이변이 없다면 '다음 회의는 언제할까?'가 첫 번째 타자입니다.
4. 각자가 To do를 정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보통은 정기 회의를 일주일에 한 번 하기 때문에 다음 회의가 다가오기 전까지 본인이 할 일을 직접 적습니다. 다음 일주일 동안 이 일에 시간을 얼마나 낼 수 있는지, 지금 나의 에너지 레벨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스스로 생각하고 약속하는 연습을 매주 하는 동시에 프로젝트의 진행 방향과 진척 상황을 체크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리안이 스프레드시트를 어떻게 프로젝트 관리에 활용하고 있는지는 앞으로도 꾸준히 공유해보겠습니다.
구글이 지원하는 Google 스프레드시트, Google 문서도 좋지만 노션까지 쓰는 이유를 쉽게 설명 할수는 없네요. 하지만 가끔은 정말 노션이 간절한(?) 순간이 있습니다. 이미지나 코드가 많이 들어가는 문서를 Google 문서 프로그램으로 쓴다고 생각해보세요. 정말로 끔찍합니다.
회사를 다닐때에는 Confluence라는 툴을 많이 사용했는데 아무래도 소규모의 인원이 가볍게 사용하기에는 노션이 나은 것 같습니다. 주로 구글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잘 표현되지 않는 문서관리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리안이 사용하는 협업 도구들을 소개해봤습니다!
사실 모두가 그렇겠지만 이래저래 시행착오를 해보고 있어요. 깃허브의 프로젝트 칸반을 써보기도 하고, Miro라는 아이디에이션 보드를 활용해보기도 하고요. 메신저는 디스코드를 써봤고, 슬랙에 허들이라는 원격 회의를 위한 기능이 생겨서 테스트를 해보려고 합니다. 가끔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서 그리고 순수한 재미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툴들을 써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고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논의가 흩어지지 않는겁니다. 우리는 오프라인 공용 공간이 없는데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점점 더 사적 모임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밥을 먹으면서 서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기회도 같이 사라져요. 이럴수록 우리는 서로의 성과와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떠들어야하는데요. 너무 많은 도구를 사용한다면 사람과 아이디어가 흩어지거나 고립되기만 할 뿐 에너지가 모여서 폭발적인 힘을 내는 케미스트리를 기대하기 어려워집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는 말은 현대에 '너무 많은 생산성 도구를 사용하면 안된다!' 로 번역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 도구가 일상을 너무 침범하지는 말아야합니다. 저도 일과 일상을 잘 분리하지 못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인데요. 그래서 거의 항상 일에 과몰입된 상태입니다. 데이터리안에 이런 사람들이 되게 흔한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원해서 슬랙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시도 때도없이 메시지 푸시가 날아오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업무 용도로 제발 카톡을 사용하지 맙시다. 세컨폰을 만드는데 구성원들의 사비가 쓰일 뿐입니다.) 우리 앞으로 1~2년 일하고 헤어질거 아니잖아요. 구성원 모두가 Notification을 본인의 의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롱런에 중요한 요소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언젠가는 데이터리안이 사용하고 있는 GA, GTM, 빅쿼리 등 '데이터 도구'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게요. 여러분들은 어떤 협업 툴에 관심이 많으신지, 이 글의 어떤 부분을 재미있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댓글 많이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