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토), 우테코 백엔드 5기 최종 코딩 테스트를 마치고 느낀 점에 대해 작성하려 한다.
최종 코딩 테스트 회고에 앞서, 4주간의 프리코스를 돌아보려고 한다.
프리코스 과정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한 주에 하나의 과제를 진행한 뒤 제출하는 과정을 4주간, 총 4번 진행한다. 과제의 형식은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숫자 야구 게임, 다리 건너기 게임, 로또 게임 등등...)
나는 위 과정에 추가로 피어 리뷰 스터디를 따로 진행했다. 스터디의 진행 방식은 한 주간 진행한 과제에 대해서 서로의 코드를 리뷰하고, 스터디 시간에는 본인에게 남겨진 코드 리뷰를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4주간의 과정이기 때문에 코드 리뷰 역시 4번을 진행했는데 코드 리뷰를 진행할 때마다 자신감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스터디 팀원 분들의 코드를 보면 클린 코드와 디자인 패턴을 잘 적용하셔서 내 코드와는 비교가 됐고, 내 자신이 팀원 분들에 비해 부족한 실력으로 느껴졌다.
팀원 분들은 이론적으로나, 코드로 구현에 있어서나 지식이 빠삭하다고 느껴졌다. 코드 리뷰를 진행할 때와 스터디 시간이 되어 각자의 코드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할 때면 각자의 코드에 대한 근거가 있었고, 깔끔한 코드를 구현하기 위해 고민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코딩을 공부하면서 알고리즘 문제를 푸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썼기 때문에 돌아가기만 하는 코드를 작성했고, 깔끔한 코드를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스터디 팀원 분들이 주관을 갖고 코드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에도, 피어 리뷰를 남길 때에도 의견을 내기 어려웠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내 코드에는 아래와 같이 팀원 분들이 아래와 같은 친절하고 자세한 리뷰를 달아주셨지만, 나는 대부분의 리뷰가 이 코드는 어떤 의미로 작성하신 걸까요?
, 와.. 이렇게 구현할 수 있군요.. 아이디어 너무 좋네요!
와 같이 질문,칭찬의 리뷰가 대부분이었다. 팀원 분들에게 양질의 리뷰를 제공하여 유익한 정보를 드리지 못한 거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이렇게 내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과 괜히 죄송한 마음이 점점 쌓여가며 '오늘은 스터디 빠질까..' 하는 생각도 하곤 했지만, 좋은 팀원 분들 덕분에 공부 자극을 받고, 성장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열심히 듣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했다.
위에서 말했듯이 코딩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열심히 공부하고 실력 좋은 사람들은 역시나 너무 많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합격에 대한 기대가 많이 떨어져 있던 나는 1차 합격 여부 통보 메일을 기다리지도 않고 있었다.
그렇게 합격 통보날이 되었고,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을 본 나는 메일 어플의 알림에서 축하라는 단어를 볼 수 있었고, 화들짝 놀라 메일을 확인해봤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고 느꼈기 때문에 합격 통보는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최종 코딩 테스트는 합격 통보날의 4일 뒤였고, 합격을 기대하지 않고 있던 나는 그 날 일정이 있었다. 취소하기 힘든 일정이었는데 운 좋게 일정이 취소되면서 맘 편하게 테스트에 응시하러 갔다.
시험장에는 물과 다과(ABC 초콜릿, 칙촉, 화이트하임 등등 엄청 종류가 많았다..!)가 준비되어 있었고, 인당 1개의 펜과 노트까지 주어졌다.
좋은 기업일수록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를 배려하고, 편한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이야기를 본 적 있는데 어떤 느낌인지 알 것만 같았다.
최종 코딩 테스트는 프리코스와 같은 방식으로, 하나의 프로그램을 5시간 내에 구현하는 것이었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5시간 내에 구현하는 것은 너무 힘들지 않을까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기존에 프리코스에서 받았던 과제에 비해 볼륨이 작은 느낌이었고 할만하다고 느껴졌다.
시험장 분위기는 내가 생각한 분위기에 비해 자유로웠다. 다른 지원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화장실, 다과 이용 모두 아무때나 자유롭게 할 수 있었고, 휴식도 개인의 템포에 맞춰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어폰/헤드폰 착용 또한 개인의 자유라는 것이 신기했다.
그렇게 자유로운 분위기였음에도 키보드 타자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는 경쟁의 분위기 속에서 코딩을 5시간동안 열심히 진행하고 나오니 진이 빠졌고, 엄청난 해방감 또한 느껴졌다. 시험장을 나오고 나서야 1차 합격이 실감났다.
최종 합격은 우테코를 수료할 때쯤 실감할 수 있으려나?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타인과 비교하며 내 자신이 작게 느껴지는 경험을 했다. 하지만, 1차 합격이라는 결과를 보자마자 사라졌던 자신감이 돌아오는듯 했다. 역시나 당장에 중요한 것은 결과지만, 당장의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5년,10년 뒤의 미래를 바라보며 과정이 결과를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자.
현재 기대를 하게 되고 마음이 붕 뜨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 프로그래밍 인생의 최종 목표는 우테코 수료가 아니다. 그러니까, 혹시나 최종 테스트에 불합격하더라도 그에 맞게 계획을 설정하고, 내 길을 묵묵히 걸어가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