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는 왜 사는가" 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다.
감사하게도 이 땅에 태어나 하루하루 숨쉬고 있는데, 무엇을 위해 사는가 아니 꼭 무언가를 위해 살아가진 않더라도 살아가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 질문에 스스로 대답을 얻는 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애초에 단순한 성격인 나에게 삶이란 그리 복잡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래서 이 대답에 만족했다.
"나에게 남은 내일들이 궁금해서 산다"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했던 당시의 나는 그리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았다. 하루하루 흘러가는데로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늘 가슴속에 꿈이라는게 존재했다. 아직 열정적이지는 못해도 어떠한 성취를 갈망했었다.
저 대답은 진심이다. 하루하루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을 거쳐 스스로에게 결과물을 건네주고 난 후의 희열, 뿌듯함, 행복감을 느끼게 될 그날과 과정이 매우 궁금했으며 지금도 유효하다.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 이라는 책을 읽었다. 경제적 자유에 관한 동기부여를 주는 책이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이라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언제부턴가 사람과 가까워지는데에 혼자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나를 알고 있는 누군가들은 의문을 품을 것이다. 내 눈 앞의 이 사람이 적어도 날 싫어하지 않기를 바랬기에 항상 호의적이었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먼저 무언가를 해주진 못해도 어떤 영향을 받으면 돌려주려 애썼다. 받기만 하는 사람이 되고싶지 않았다. 이러한 생각들이 무의식속에 쌓여 이젠 역량을 갖춰서라도 먼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어졌다. 그래서 위에 언급한 책의 내용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단순한 나는 여기서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디바이스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21세기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인터넷이라고 생각했다. 이 때 부터 개발자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단순한 성격의 장점은 실행력이 좋다는 것이다. 모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도 목표가 생기면 곧바로 쫓는다. 내가 생각해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곳에서 나만의 서비스를 만들어 보여주고 그들의 삶 속에 스며들게 하고 싶었다. 그것을 "개발" 이라고 하더라. 개발을 하고 싶었고, 어느정도 준비가 되어있고(아주 잘못된 생각이었지만), 개발자가 되기 위한 경로를 탐색해놨으니 남은건 실행 뿐이었다. 그렇게 wecode 생활이 시작되었다.
위코드의 첫 주를 보내고 나서야 어느정도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했던 나를 책망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했지만 앞서가는 동기분들의 뒤를 쫓아가기에 바빴고, 규칙적이던 생활은 점차 어지럽혀졌다.
'너무 생각이 짧았던 것은 아닐까?'
'끝까지 잘 해낼 수 있을까?'
'정말 잘 하고 싶은데...'
이러한 고민들을 마음속에 품고 애써 "최선" 이라는 것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공부하던 어느날 깨달았다. 주변 동기분들도 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셨다는 것을 말이다. 대부분의 동기분들이 비전공자 분들이시고, 심사숙고 하여 결정하였음에도 나와같이 "최선"과 "불안"을 함께 품고 숨가쁘게 달리고 계셨다. 한분 한분 정말 멋진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분들과 내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왠지모를 안도감을 주었다.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하고 싶어졌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인생에서 정말 짧은 시간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멋진 사람들과 함께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계보다 조금 높은 곳에서 손짓하는 wecode 라는 곳에서 공부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내게 한계보다 조금 높은 곳에서 손짓하는 wecode 이다보니 남들보다 이해가 조금 늦은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가끔 공부하다 막차를 놓치면 '오늘이 날이로구나' 라는 생각으로 밤새 노트북 앞을 지켰다. 여담이지만 밤새 공부하다 날이 밝으면 긴장이풀려 잠시만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어있겠다는 생각과 달리 눈을 가린채 입을 벌린 모습으로 아침일찍 도착하신 동기분과 마주한 적이 있다. 부끄럽지만 행복한 기억이다. 살면서 꿈을 위해 이 정도로 최선을 다해 본 적이 없었다. 이 불씨를 꺼지지 않게 하리라. 내가 바라는 미래는 이곳으로부터 조금 먼 곳에 있기에 마라토너가 되어야 한다. 멘토님의 말씀처럼 흥분하지 말고(개인적으로 이말이 너무 공감된다), 좋아하는 단어인 "끈기"와 함께 끝까지 완주할 것이다.
한 달이라는 기간동안 정말 많은 것을 공부했다.
웹페이지의 골격과 색을 칠하는 HTML, CSS
동적인 웹사이트를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JavaScript
협업시 매우 유용한 버전관리 시스템인 Git, 그리고 Github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JavaScript Library, React
당연한 얘기지만 아직 내 역량으로는 위 재료로 능숙하게 웹페이지를 구현하지 못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당장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프로젝트를 앞둔 상황에서 전혀 불안하거나 걱정되지 않는다. 이곳에서 늘 새로운 것을 마주했고, 할 수 있을까 했던 것들을 해내며 이젠 추억으로 만들었고, 무엇보다 존경하는 동기분들과 함께라는 생각에 오히려 설레기까지 한다. 단언컨대 침착하게 팀원 분들과 머리를 맞대면 해낼 수 있다.
사실 나는 인간으로써는 함께하기에 편한 사람, 개발자로써는 매일 성장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내가 조금 양보하면 상대방에게 편할 것이고, 내가 좀 더 공부하면 매일 성장할 것이다. 지난 한달 간 해왔던 것처럼 작은 시작일 뿐이다. 오늘밤 역시 내일에 대한 기대를 하며 짧은 회고를 마친다.
충분히 잘 하고 있습니다 휘찬님! 불안할땐 사전스터디때를 떠올리세요. 그때보다 발전한 나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심 됩니닷 화이팅💪💪
유:you
휘:황
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