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Chapter1. 협력하는 객체들의 공동체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이란 현실을 소프트웨어 내부로 옮겨오는 작업이다.
철학적인 개념을 설명하는데는 적합하지만 객체지향 분석, 설계를 설명하기 적합하지 않다.
객체지향의 목표는 실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실세계에 대한 비유를 하는 이유가 뭘까?
객체지향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고 학습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객체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현실 세계의 생명체에 비유하는 것은 상태와 행위를 '캡슐화'하는 소프트웨어 객체의 '자율성'을 설명하는데 효과적이다.
현실 세계 사람들이 협력하며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은 '메세지'를 주고 받으며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객체들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적합하다.

실세계의 모방이라는 객체지향 개념은 객체지향이라는 용어에 담긴 기본 사상을 이해하기 매우 효과적이므로 실세계와 모방이라는 과거의 인습에 얽매여 설명할 것이다.

협력하는 사람들

커피 공화국의 아침

커피를 주문하는 손님, 주문을 받는 캐시어, 커피를 제조하는 바리스타가 존재하며 각 과정에서 역할, 책임, 협력이라는 것이 스며들어있다.

암묵적인 협력 관계가 존재하며 각 역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손님, 캐시어, 바리스타는 협력과정에서 자신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 손님이 커피를 받고 나면 커피 주문이라고 불리는 협력 관계는 깔끔히 마무리 된다.

요청과 응답으로 구성된 협력

본인이 할 수 없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요청한다. 요청 받은 사람도 또 다른 사람에게 요청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요청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요청하고 응답을 한다. 이를 통해 협력을 한다.

역할과 책임

사람들은 협력 과정에서 역할을 부여받는다.

역할 : 어떤 협력에 참여하는 특정한 사람이 협력 안에서 차지하는 책임이나 임무를 의미한다.

책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가? 그렇다. 역할이라는 단어는 의미적으로 책임이라는 개념을 내포한다.
-> 선생님이라는 역할은 학생을 가르칠 책임이 있을을 암시한다.

손님에게는 커피를 주문할 책임이 있다. 캐시어에게는 주문 내용을 바리스타에게 전달할 책임과 커피가 준비됐다는 사실을 손님에게 알릴 책임이 있다. 바리스타는 커피를 제조할 책임이 있다. 역할과 책임은 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인 구성 요소이다.

역할을 맡고 역할에 적합한 책임을 수행한다는 사실은 중요한 개념을 제시한다.

• 여러 사람이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바리스타가 나가도 동일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바리스타를 고용하면 된다.
• 역할은 대체 가능성을 의미한다.
  -> 캐시어 두명이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 손님은 둘 중 어떤 사람이 역할을 수행하더라도 상관없다.
• 책임을 수행하는 방법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 바리스타는 커피만 만들면 되지 수행 방식은 바리스타 마음대로 하면 된다.
  -> 이처럼 동일한 요청에 대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응답할 수 있는 능력을 다형성이라고 한다.
•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역할, 책임, 협력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협력하는 객체들

사람 -> 객체
요청 -> 메세지
요청 처리 방법 -> 메서드

다음과 같이 바꾸면 객체지향이라는 문맥으로 옮겨올 수 있다.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며 협력하는 객체들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은 더 작은 책임으로 분할되고 책임은 적절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객체에 의해 수행된다. 객체는 다른 객체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시스템은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는 객체로 분할되고 시스템의 기능은 객체 간의 연쇄적인 요청과 응답의 흐름으로 구성된 협력으로 구성된다.

객체지향 설계는 객체에게 적절한 책임을 할당하는 것에서 시작되며 얼마나 적절한 책임을 선택하느냐가 애플리케이션의 아름다움을 결정한다.

역할은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설계 요소다. 대체 가능한 역할과 책임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는 다형성과도 깊이 연관돼있다.

협력 속에 사는 객체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의 윤곽을 결정하는 것은 역할, 책임, 협력이지만 실제로 협력에 참여하는 주체는 객체다.
객체는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존재한다. 작은 기능조차 객체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다른 객체와 협력을 통해 기능을 구현하게 된다.
객체는 다음 두 가지 덕목을 갖춰야 하며 두 덕목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1. 객체는 충분히 '협력적'이어야 한다.
   -> 모든 것을 스스로 처리하는 god object는 내부적인 복잡도에 의해 자멸한다.
   객체는 요청에 응답하고 어떤식으로 응답할지는 객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심지어 요청에 응할지 여부도 객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2. 객체가 충분히 '자율적'이어야 한다.
   -> '자기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일을 하거나 자기 스스로를 통제하여 절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어떤 사물이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진다면 자율적인 존재라고 말한다.

객체지향 설계의 묘미는 다른 객체와 조화롭게 협력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개방적인 동시에 협력에 참여하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 할 수 있을 만틈 충분히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를 설계하는 데 있다.

상태와 행동을 함께 지닌 자율적인 객체

흔히 객체를 상태와 행동을 함께 지닌 실체라고 정의한다.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자율적인 존재가 되려면 필요한 행동과 상태를 함께 지니고 있어야 한다.

객체의 자율성은 객체의 내부와 외부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객체의 외부에서는 접근이 허락된 수단을 통해서만 객체와 소통해야 한다. 객체는 다른 객체가 '무엇(what)'을 수행하는지 알 수 있지만 '어떻게(how)'수행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전통적인 개발과 객체지향을 구분 짓는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객체라는 틀 안에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묶어놓는 점에서 나타난다. 자율성이 보장되면 유지보수가 쉽고 재사용성이 용이한 시스템을 구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협력과 메세지

객체는 협력을 위해 다른 객체에게 메세지를 전송하고 다른 객체로부터 메세지를 수신한다. 전송하는 객체를 송신자, 수신하는 객체를 수신자라고 부른다.

메서드와 자율성

객체가 수신된 메시지를 처리하는 방법을 메서드라고 부른다.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가 실행 시간에 메서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와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를 구분 짓는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이다.

외부의 요청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메시지와 요청을 처리하는 메서드를 분리하는 것은 객체의 자율성을 높이는 핵심 매커니즘이다. 이것은 캡슐화라는 개념과도 깊이 관련돼 있다.

❗객체지향의 본질

• 객체지향이란 시스템을 상호작용하는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로 바라보고 객체를 이용해 시스템을 분할하는 방법이다.

• 자율적인 객체란 상태와 행위를 함께 지니며 스스로 자기 자신을 책임지는 객체를 의미한다.

• 객체는 시스템 행위를 구현하기 위해 다른 객체와 협력한다. 각 객체는 협력 내에서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며 역할은 관련된 책임의 집합이다.

• 객체는 다른 객체와 협력하기 위해 메시지를 전송하고,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는 메시지를 처리하는데 적합한 메서드를 자율적으로 선택한다.

객체를 지향하라

많은 사람들은 객체지향이라는 말을 들으면 조건반사적으로 클래스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야기 할 때 클래스를 정의하는 방법과 클래스 사이의 상속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UML(Unified Modeling Language)의 가장 대표적인 다이어그램으로 클래스 다이어그램을 꼽는다. 객체지향 분석/설계의 목적은 훌륭한 클래스를 식별하는 것이라고 배우지 않았던가?

클래스가 중요한 구성요소는 맞지만 핵심을 이루는 중심 개념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클래스로 구성된 설계도로 보는 관점은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방해한다.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객체의 관점으로 사고의 중심을 전화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객체들이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협력하는가다.

핵심은 적절한 책임을 수행하는 역할 간의 유연하고 견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클래스는 객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구현 매커니즘일 뿐이다.

클래스의 구조와 메서드가 아니라 객체의 역할, 책임, 협력에 집중하라. 객체지향은 객체를 지향하는 것이지 클래스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본 포스팅은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