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대학생 신분인 2023년은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무엇보다 많은 좋은 사람들을 사귀면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개발자의 꿈을 가지고 가장 도전했고, 열심히 임했던 시간이기에 천천히 돌아보려고 한다.
도대체 뭘 했다고 벌써 4학년이지? 라는 생각이 들며 걱정이 앞서서 시작했던 한 해였다.
전역을 한 뒤, 돌아온 소프트웨어 학과는 너도나도 개발자가 되고 싶어서 뛰어드는 핫한 직업 중 하나였지만
4학년이 되어보니 어느샌가 레드오션이 되어가고 있었다.
내가 쌓아온 스펙이라곤 학점 복구를 위해 2, 3학년 동안 열심히 수강한 전공들과 뭐라도 해봐야지 하며 시작했던 코테 준비 뿐이었다.
제대로 된 프로젝트 경험 없이 대학 생활을 끝낸다면 다가올 취업에서 메리트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꾸준히 준비해 온 코테 덕분에 다양한 교육기관이나 공채에 적어도 넣어볼 수는 있었다.
아마도 제일 부족했던 프로젝트 경험을 알기에 이를 충족할 수 있을 만한 활동을 찾고 지원해 보았던 것 같다.
개발자 지망생이라면 꼭 들어봤을 대외 활동인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소마이다.
소마는 1년 동안 진행하며 멘토들과 금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활동이다.
학교 선배들도 굉장히 많이 추천하고, 실제로 소마에서 얻어낸 프로젝트와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교육기관보다 더 간절히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정말 간절한 마음과 처음 작성해 보는 자소서이기에 열심히 첨삭을 받고, 수정을 해가며 자소서를 제출했다.
코딩테스트 1, 2차를 통과하고 면접까지 마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프로젝트 경험이 부족하지만, 면접 내용이 나쁘지 않았기에 큰 기대를 했었다.
당시 면접 경쟁률도 그리 높지 않았기에 충격은 더 컸다...
결과 발표가 아마 학기 초에 나왔던 것 같은데 충격에 며칠간 제대로 학교생활을 못 했던 것 같다.
그래도 겸손함을 배울 수 있었고, 내가 부족했던 프로젝트 경험을 꼭 채우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소마에서 탈락하고 난 뒤, 교내 동아리 멋쟁이 사자처럼에 들어가게 되었다.
사실 2학년 때 다른 교내 동아리에 입부했지만 동아리 분위기와 성격이 너무 맞지 않아서 바로 나왔던 경험이 있었다.
때문에 교내 개발 동아리에 대한 생각이 별로 좋지 않아서 꺼리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급한 마음에 지원하게 되었다.
멋사는 여러 대학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대학교는 모르겠지만, 내 학교의 경우에는 대부분 비전공자가 많이 참여한다.
이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내가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눌 수 있었다.
최대한 열심히 참여해 보려 했지만 사정상 하반기부터는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했다.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들과 운영진들에게 아직도 너무 미안하지만, 이해해 주어서 정말 고맙다.
비록 이렇다 할 스펙은 없지만 그렇다고 기업 공채에는 지원 제한이 있는 게 아니다.
상반기부터는 지원할 수 있는 기업들이 조금씩 생겨나 여러 기업에 지원해 보았다.
그중 하나인 네이버에도 지원했다.
네이버 공채 프로세스도 다른 기업들과 비슷하게 진행한다.
자기소개서 제출에는 제한이 없고 1, 2차 코딩테스트와 면접 프로세스가 이어졌었다.
코딩테스트에 통과하고 면접 준비하면서 CS 지식을 되돌아보며 다시 공부할 수 있었다.
비록 1차 면접에서 탈락했지만, 서비스 기업에서 면접 경험과 되돌아보며 공부했던 CS 지식이 하반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상반기에는 실패만 가득했지만 내가 부족한 점과 방향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외에도 교내 해커톤도 참여해 보고, 동기들과 스프링 스터디를 하며 서버 개발자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해 가볍게 경험할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에서 주관한 부트캠프 2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사실 소프티어 2기 초반에 네이버 부스트캠프 서버 직무에도 합격했었다.
하지만 전환에 대한 기회,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교육이기에 나는 소프티어를 택했다.
매일 동료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때 처음 코드 리뷰도 진행해 보고, 함께 프로젝트도 경험해 보는 시간이었다.
특히나 함께했던 서버 동료들 덕분에 가장 많이 성장한 시기였다.
아마 소프티어의 경험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도 모른 채 공부하고 있었을 것 같다.
또한 기획 파트 연수생에게 기획서를 전달받아 구현해 보는 경험을 해보았다.
처음에는 정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 오히려 좋은 프로젝트를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기술들을 적용하고, 공부해야 할지 배우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
1기에서 전환율이 높았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최종 면접을 준비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고민했던 내용들을 정리하고, CS 지식과 인성 면접도 열심히 대비했다.
언제 "현대 자동차"라는 기업에 최종 면접을 봐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후회 없을 만큼 준비했던 것 같다.
실제 면접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내가 열심히 공부했던 전공 지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면접 중간에 느낄 정도로 대부분의 질문에 쉽게 쉽게 대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탈락이었다.
결과를 받아본 당시에는 해롱해롱 했었다.
현실로 돌아오기 조금 힘들었지만, 뭐... 이때 맞았던 예방 주사 덕분에 탈락에 두렵지 않게 되었다.
전환 실패보다도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을 얻은 게 더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다시 돌아가더라도 소프티어를 포기하고 네부캠에 입과 하진 않을 것 같다.
당근 마켓에서 진행하는 밋업에 참가하게 되었다.
사실 혼자서 이런 밋업에 참가한다는 것은 부담이 되지만... 고맙게도 소프티어에서 같이 공부했던 동료들과 함께 들을 수 있었다.
실제 현업 개발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는지, 당근은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실제 장애에 대응하는 방법이나 개선해 온 부분들을 배울 수 있었고, 다음에 진행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꼭 적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 경험한 밋업이지만, 너무 좋은 경험이라 자주 참가해야겠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엘리스 코딩 챌린지에 참여해 보았다.
2학기 1학년들 대상으로 프로그래밍 수업에 조교를 했었는데, 엘리스 플랫폼을 사용해서 실습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엘리스란 기업에 대해서 알고 있었는데, 알고리즘 대회가 아닌 API 문제가 출제되는 신기한 대회였다.
사실 학업과 병행하며 취준하기에 바쁜 시기일 수도 있지만 다양한 경험은 무엇이든 좋기에... 큰 기대 없이 신청했다.
예선은 온라인으로 진행되기에 부담도 없었고, 스켈레톤 코드가 주어지고, 복잡한 요구사항에 따라 API를 구현하는 신기한 문제들이었다.
운이 좋게도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고, 본선에서도 우수상을 받으며 아이패드 에어를 받을 수 있었다.
사실 Flask로 간단한 서버만 구축해보았지 복잡한 요구사항에 API를 작성하는 경험은 또 새로웠다.
상품도 타고 본선 대회 마감이후에 네트워킹 시간에 여러 현업 자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소프티어를 통해 프로젝트를 경험해 보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와 실제 서비스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다양한 개발 동아리들이 존재하지만, 디프만은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만나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으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고 열심히 개발하는 단계라 큰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겠다!
부트캠프가 끝나는 동시에 2학기는 시작되었고, 하반기 시즌이 열렸다.
이제 프로젝트 경험도 있고 열심히 전공 지식도 공부했겠다 열심히 지원할 일만 남았다.
2023년 개발자 시장은 지옥이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면 다들 잘 가는 것 같다.
나도 대략 15개의 기업에 지원했지만 최종 면접에 도달한 기업은 2개뿐이다.
현대자동차에 맞았던 예방 주사 덕에 멘탈적 타격은 덜하지만 그래도 다들 힘들걸 보니 올해 2024년에는 조금 풀렸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2023년은 가장 많이 성장하고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동안 대학교라는 작은 집단에 갇혀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늘 많았고, 재밌었다.
쉼 틈 없이 살아온 2023년에 나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나는 2024 카카오 윈턴 인턴쉽에 합격해 너무 재밌게 출근하고 있다.
과연 소마에서 탈락했을 때 카카오 인턴을 하고 있으리라 예상할 수 있을까...
늘 그랬듯이 지금 내게 온 기회를 잘 잡아서 성장하고, 이제는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