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달부터 부트캠프를 들어가게 되면서 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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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부터 배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 부트캠프는 진도를 정말 빠르게 나갔는데, 사실 비전공자 기준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만한 커리큘럼인 것 같다. 5월 직전까지 Vanilla.js
만 다루다가 이후부터 React.js
를 처음 제대로 시도하게 되고 6월에는 React
로 이뤄진 프로젝트에서 팀장을 맡아 열심히 개발을 진행했었다. 사실 이때 즈음 들었던 생각은 상상했던 무언가를 그럴싸하게 만들 수 있는 정도는 된다고 생각했었고, 부트캠프에서 수상도 해서 자만한 상태였다. 그렇게 부트캠프를 끝내고 2-3개월 정도 하염없이 쉬다가 이력서를 적기 시작했다. 가만 보면 그때 개발을 거의 3개월 쉬고 갑자기 취준이라니, 무슨 배짱이었나 싶다. 당연하게도 취업의 길은 쉽지 않았다.
리액트만 할 수 있어도 취업이 가능하다고 얘기했던 세상은 생각보다 쉽게 취업의 길을 내어주지 않았고, 지원했던 대부분의 결과는 서류탈락이었다. 진지하게 진로에 대한 고민도 시작했던 것 같다. 결과가 좋지 않으니 내 자신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고, 차라리 다른 길로 전향할까 생각도 했었다. 개발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 이력서를 보여주니 좋지 않은 답변을 들었고, 개발자의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느꼈다. 하긴, 제대로 된 프로젝트도 없고, 그 당시 취업자들이 주변에서도 슬슬 늘어나게 되면서 마음이 급해졌던 것 같다. 그렇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눈을 돌리려는 순간 한 곳에서 면접 제의가 들어왔고, 다행히도 바로 합격하게 되어 지금은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자리 잡게 되었다.
난 첫 출근까지 개발 관련 공부를 아무것도 안했다, 정말 나태의 극치였다. 내 머릿 속에 들어있던 건 간단한 git
사용법 정도에 html, css, javascript, react
이 정도였다. 그렇게 들어온 지 얼마 안되서 환경 세팅을 하게 되었고, 다행히도 몇 년 째 맥을 써오고 있었던 상황이라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다만 배포 환경이나 ssh
같은 건 거의 경험이 없었어서 ‘우와’ 하면서 따라했었다. 확실히 현업의 다른점은 몇 시간 동안 주구장창 의자에 앉아 강제로 코드만 들여다보고 있어야 되는데, 여기서 오는 실력 향상 폭이 엄청났던 것 같다. 솔직히 처음에는 일을 별로 안주셔서 그냥 자체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공부해보고 싶었던 여러 기술들을 2개월 동안 열심히 공부했다.
tailwind, nextJs 14, next-pwa, nginx, pm2, typescript, docker, aws, supabase
등 그저 멀게만 느껴졌던 기술들이 이제는 평소에 사용하는 기술들이 되고, 개발에 흥미를 못느껴 20분을 못버티던 내가 이제는 코드에 대한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하다. 그치만 이 기술들은 회사에서 배운 게 아닌 그냥 개인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얻게 된 지식이다. 부질 없는 생각일수도 있지만 딱 1년만이라도 더 빠르게 흥미를 느껴 부트캠프를 일찍 시작했거나 제대로 된 멘토를 만났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직도 배우고 연습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향상 속도는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다. 올해 시작부터 중순까지 정말 미치도록 우울했었는데, 마무리는 찬란한 것 같아 다행이다. 아, 참고로 사이드 프로젝트는 여기로 들어가면 사용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