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3년을 마무리하면서 한 해를 돌아보며 회고록을 작성하려고 한다.
이번 한 해에 많이 배우고 도전하면서 나의 지향점으로 나아가고 있기에 꼭 기록을 하고싶었다!
원래의 나는 자존감이 매우 낮아서 온전히 내가 나의 편이 되어주지 못 했다. 어떤 안 좋은 일이 발생하면 '왜 그랬을까, 나때문이네' 이러면서 항상 내 탓을 해왔다.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도 상대방이 무안해질정도로 내 탓을 하곤 했는데, 나 스스로도 이런 나의 모습이 너무 싫었고 꼭 개선을 하고싶었다.
그러나 자존감을 올린다는 게 너무나도 막연했고, 평소에도 나를 위해 본 적이 없어서 방법을 찾기 쉽지 않았다. 이번 해의 다짐인 '하고싶은 것을 하자'를 실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올랐고, 이것만 봐도 나의 2023년은 성공적인 한 해라고 생각한다.
2023년을 시작하면서 나 스스로 다짐을 한 게 3가지 있다.
- 자존감 올리기 (⭐️⭐️⭐️⭐️⭐️)
- 하고싶은 것 찾기 (⭐️⭐️⭐️⭐️)
- 책 읽기 (⭐️⭐️⭐️)
2023년에 과연 잘 지켜졌는지, 한번 되돌아 보겠다.
작년에 새로운 회사로 입사하고 3개월 정도 흘렀나 나에게 (내 기준) 어려운 업무가 떨어졌다. 바로 앱 내 OAuth 적용 작업 내용이었는데, 나는 그때당시 OAuth는 커녕 JWT도 아예 몰랐던 상황이라 업무가 주어졌을 때 너무 막막했다. 한 2개월을 끙끙 앓았던 것 같은데,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혼자서 OAuth 공부를 하고 작업했다.
그때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나의 개발 번아웃이 터진게...
그때 당시 방목형으로 놓여서 알아서 해야하는 이 상황이 너무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상황과 혼자서 계속해서 실패하는 과정이 맞물리면서 개발이 싫어졌다. 하루하루 출근하는게 마음의 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 OAuth를 배우고 적용해보면서 큰 성장을 하긴 했다. 올 해 1월 쯤에 OAuth 작업을 마무리했는데, OAuth가 완성됨과 동시에 개발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원래는 개발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내 적성에 맞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당시 너무 지쳐버렸던 것 같다.
그 일이 있고 한 6개월동안은 개발에 흥미를 못 느껴서 '개발자 관둬야하나'라는 생각까지 갔다. 원래 직업군이든 뭐든 '하고싶은 일을 하자'는게 내 좌우명 같은 신념이었지만 개발이 더이상 하고싶어지지 않자, 내 신념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일단 하고싶은 것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당시 내가 지금 하고싶은 것을 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자존감은 계속해서 바닥을 쳤다. 올 해의 가장 중요한 다짐이 무엇인가? ⭐️ 다섯개인 '자존감 올리기' 이다. 계속해서 인지했다. 이 땅굴 속에서 나를 탈출 시키려면 일단 하고싶은 것을 찾아야겠더라. 그렇다고 당장 직업을 바꿀 순 없는 일이고, 하고싶은 취미라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하고싶은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내가 어릴 적에 피아노 학원을 다녔던 적이 있는데, 그때 당시 굉장히 흥미를 느끼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사정상 계속 다니진 못 했지만, 피아노 학원을 관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어릴 때의 흥미를 다시금 느껴보고싶었고, 결국 성인 피아노 학원을 등록했다.
매주 1일 레슨과 3-4일 정도 연습을 하러 피아노 학원에 갔다. 피아노를 다니는 목적이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함과 흥미 유발이었고, 오직 나를 위한 일이었기 때문에 마음도 편했다. 스스로 시간을 투자하며 피드백을 주는 일이 나를 보살피고 케어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자발적", "흥미", "하고싶은 일" 이 세 포인트가 나를 가슴 뛰게 하는 일이었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 거니, 잠깐 더뎌도 괜찮았고 좀처럼 나를 깎아먹는 일이 없었다. 피아노가 나의 꺼진 열정을 불타오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게 얼마나 열정적이었냐면...
피아노 다닌지 약 9개월만에 연주회에 나갈 정도였다!!! ㅋㅋㅋㅋㅋ
원래 사람들 앞에 나오는 걸 굉장히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편인데, 연주회를 하겠냐는 선생님의 물음에 고민도 안하고 나가겠다고 했었다. 나의 하고싶은 일에 대한 나름의 유종의 미를 거두고싶었달까? 그것만으로도 나에게 너무나도 의미있는 일이었기에.
(잠시 나의 유튜브를 잠시 홍보하겠다...ㅎ 기록용으로 배운 곡 완곡 시에 업로드를 하고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YXl9v5STsmvVACKMTKNrg)
비록 초보이지만 실력을 떠나서 나의 유종의 미는 성공적이었다. 내가 잘 쳤든 못 쳤든 크게 상관이 없다.
다시 개발 얘기로 돌아가겠다. 개발에 흥미를 잃었지만 당장이고 하고싶은 일을 찾겠다고 직업군을 바꿀 수도 없는 일이었다. 개발에 거부감이 들어 매주 친구와 하고있던 프로젝트도 못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친구에게 미안하지만 프로젝트를 잠시 쉬어가도 되겠냐고 했다. 고맙게도 친구는 이러한 내 상황을 이해해주었고, 개발은 일 외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막상 개발을 아무것도 하지 않자니 또 마음 한 켠이 무거워졌다. 개발이라는 생태계에서 가만히 있으면 뒤처진다는 생각 때문인듯 하다. 이 개발 번아웃 아닌 번아웃을 극복하자니 개발하기는 싫고, 가만히 있기는 뭐해서 이론 공부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보처리기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매주 금~일요일마다 정보처리기사를 공부했다. 어떻게 보면 매주 하는 정처기 공부도 피아노 학원 다니는 것처럼 내가 자발적으로 내 일상을 만들어서 나에게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었다. 공부 또한 마찬가지로 좀처럼 나를 깎아먹는 일이 없었고, 오히려 꺼진 개발 열정을 불타오르게 하였다.
정처기 필기를 따고, 개발 열정에 불이 붙어 다시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의욕 뿜뿜이어서 일 외적으로 개발을 다시 하는데 신기하게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고 오히려 열정 넘치게 개발이 계속 하고싶어졌다.
정처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당연히 실기까지 도전했고, 당당히 합격했다!
(살짝 오글 거리는 표현이지만..) 정처기 도전을 계기로 아직까지도 개발 열정 불꽃은 유효하다. 요즘들어 출퇴근 길에 자발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찾기도 한다.
이런 나 좀 신기하다...
직업병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항상 자세가 안 좋다. 스스로도 느껴진다. 걸음 걸이나, 앉는 자세가 항상 삐뚤고 비대칭이라는 것을. 운동 부족임을 느끼고 있음에도 그동안 운동 시도를 많이 해보진 않았다. 그리고 내가 허리가 안쪽으로 많이 들어가있어서 그냥 누워있는 것도 힘이 든다. 허리가 뜬 채로 누워있는 자세가 너무 불편하기 때문이다. 다리를 90도로 들어야 허리가 펴지니까 그 자세가 더 편해서 항상 90도 테이블 탑 자세를 하고 자곤 했다.
어느 날은 문득 이 습관을 고쳐야겠더라. 그래서 필라테스를 등록했다. 1:1이라 비록 비싼 가격이지만 건강을 돈 주고 산다고 생각하며 아깝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필라테스는 매주 1~2일을 다닌다. 50분 수업을 하는데 시간이 그렇게 빨리 갈 수가 없다. 매일매일 소리지름 및 고통과 함께 나의 건강을 되돌리고 있다.
필라테스 13회 정도 수업을 들었고, 현재는 누워있을 때 90도 테이블 탑을 하지 않아도 허리가 뜨는 기분이 덜 해서 불편하지가 않다. 그리고 서있는 자세 또한 많이 교정이 되었다. 아직 한참 부족하지만 건강한 신체가 되는 그 날까지 계속 도전하겠다...!
2023년 나의 한 해를 압축하자면 이렇다. 올 해 가장 중요한 다짐인 '자존감 올리기' 와 '하고싶은 것 찾기' 를 이루기 위해, 자발적으로 도전해서 무언가를 이루어낸 경험이 주를 이루었다. 취미를 찾았고, 개발 번아웃도 해결을 했으며 나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낮은 자존감까지 올랐다.
나의 올 해 세번째 다짐인 '책 읽기' 는 좀 아쉽지만 올 해 3권밖에 읽지 못 했다. 난 원래 책 1권도 읽지 않았던 사람이긴 한데... 그래도 시간 대비 많이 읽진 않았으니 세번째 다짐은 한 30%정도 이루었다고 할 생각이다.
나는 이제 웬만해서는 내 탓을 하지 않으며, 실패를 해도 과거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었고, 오히려 미래를 바라보며 어떻게 개선을 할 지 고민을 하는 내가 되었다.
실패한 과거? 미련없이 패스해야한다. 어차피 과거는 돌아오지 않는다. 다시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시간이 더 유익하다.
성격적인 부분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누군가가 나를 지적하면 엄청난 자기 비하로 나를 깎아먹고 상처 받기에 급급했는데, 이제는 지적을 받으면 어떻게 개선해야할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의 임무처럼 마음 한 켠에 자리 잡아서는 어떻게든 개선하려고 한다. (실제로 개선되었는지는 상대방에게 듣지 못 해서 알 수는 없다. ㅎㅎ)
진짜 마무으리...
올 한 해 우울로 시작했지만 기쁨으로 승화했다. 여태 살면서 한 번도 만족스러운 해가 없었는데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해이다. 이렇게 글로 쓰며 되돌아보니 나는 하고싶은 일을 해야 몸이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야 결과도 긍정적으로 나온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나를 가슴 뛰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앞으로 또 생각하고 실천해야겠다.
2023년의 다짐 얼마나 이루었는가?
- 자존감 올리기 (⭐️⭐️⭐️⭐️⭐️) => 90%
- 하고싶은 것 찾기 (⭐️⭐️⭐️⭐️) => 100%
- 책 읽기 (⭐️⭐️⭐️) => 30%
만족 ✌(‘ω’)✌
2024년 계획도 또 야무지게 세워서 지켜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