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구조의 기초 과제로 '염기 서열 정보 검색 엔진 만들기'를 하다가 갑자기 엉뚱한 생각이 들어서 끄적여본다.
우리가 속한 세계는 모두 연속적인 것들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하면 다분법적 존재가 아닌 연속적인 존재들로, 0과 1이 아닌 그 사이에 무한히 많은 것들이 존재하여 연결되어 있는 존재들..?
DNA는 우리 인간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이며, 우리는 이 구성 요소들에 A, T, G, C를 명명하였다.
인간이 서로 소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정보의 비연속화 과정에서 우연찮게 자연의 연속적 정보가 맞아떨어진 것인가?
자연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시스템들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을 만든 엔지니어들의 정교함에 경악스러울 때도 많다.
그런데 A, T, G, C 이렇게 기능적으로 나눠진다는 건 뭔가 엔지니어에 대한 경외성에 반하여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아니, 그 DNA가 얼마나 연속적인데 굳이 이렇게 기능적으로 한정되어 있다고?
어쩌면 인류 진화 가능성의 여백이 여기에 담겨있는 건가??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든다.
인간의 사고는 언어를 포함하는가, 혹은 인간의 언어가 사고를 포함하는가에 대한 논쟁도 끌어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은, 이렇게 4개로 나눠진 유전자의 종류들도 아직은 인간에 의해 해석된 수준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
코딩을 하다보면 우리는 이 가상 세계 속에서 0, 1이라는 이진 체계를 바탕으로 무한한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저에 깔린 이진 체계 위로 십진 체계, 사진 체계 등 다양한 전자 물리 법칙을 사용한 각자만의 세계를 만들 수도 있지만, 결국 근간은 이진 체계라는 것이다.
뭔가 아쉽다. 우리 '인간'의 존재는 결국 3차원에 국한되어 있으며, 최신 기술들 역시 이진 체계에 갇혀있다는 게. 첫 단추가 너무 작게 꿰메인 느낌?
그래도 요즘 GPU같이 뭔가 1차원적 접근에서 벗어나 2차원을 적극 활용하는 기술들이 나타나는 걸 보면 인류 문명의 발달이 엄청 가속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물론 아무리 머신러닝이라 해도, 결국 1차원으로 데이터 변형을 한 뒤에 이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학습하느냐에 따라 달린 기술로 알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2차원 활용을 '모방'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차원을 높여 접근하는 방식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알 수 있는 사례인 것 같다.
조만간엔 3차원을 모방하는 기술들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영화 '컨텍트'가 생각난다.
우리 인류는 다른 존재와 '소통'하기 위해 시작과 끝이 존재하는 형태로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영화 속 외계 생명체는 이미 모든 것이 완성된 정보를 인간에게 인간 방식에 맞춰 전달한다.
그리고 이런 사고는 '미래에 대한 예지'로도 느껴진다. 이는 순전히 인간의 시각에서 느껴지는 방식이다.
3차원을 넘어 4차원의 기준은 시간이라고 한다. 그 '시간'이라는 것은 결국 모든 것이 재생되게 끔 해주는 것을 의미하며, 그 시간의 존재덕에 우리는 과거와 미래를 계속해서 스쳐지나가고 있다.
영화 속 외계 생명체는 3차원을 넘어서 4차원의 존재인 덕에 이 시간을 자유롭게, 마치 우리가 3차원 공간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처럼 유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보가 시작과 끝이 아닌 완성형의 형태로 제공되는 것 같다.
아니 그러면, 이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존재는 대체... 있을 수가 있나??
시간에 대해 수동적으로 끌려가야만 모든 게 의미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고정 관념이 우릴 더 진화된 존재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건가?
그럼 어떻게 시간을 능동적으로 대할 수 있는거지?? 미래 지향적 사고? 너무 어렵다.
이럴 땐 가끔 차라리 죽어서 이 모든 비밀을 알아내고 싶어지기도 한다.
다시 과제하러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