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Seoul 본과정 교육 후기

Seoungwoo Baek·2022년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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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42 본과정이 끝나서 후기 겸 글을 간단하게 남겨본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나는 프로그래밍을 거의 계산을 하는데 사용했다.
음성신호처리, 영상신호처리, 임베디드를 하면서 사용했던 것 외에 소프트웨어공학 측면에서 프로그램을 접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군에서 소프트웨어 세계를 접하고 전역하자마자 42Seoul 1기로 지원했다.

이제 첫 교육생을 뽑는만큼 42Seoul(학교)도 나도 기대가 컸다.
창의캠프에서 새로운 동료를 처음 만났고 그 친구들과 함께 수영장 한 가운데 빠져 스스로 헤엄쳐 나왔다.
약 한 달간의 피신 과정은 매일 좌절감만 느껴졌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살아남겠다고 버텼다.
하루하루 줄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무거웠고, 매일 보던 사람이 그만 둘 때는 울적했다.
그래도 나는 수영장의 가장자리까지 헤엄쳐 와 가쁜숨을 몰아쉬었다.
합격 발표가 나는 날 평소에 잘 하지 않았던 기도를 했다.

그렇게 첫 교육생으로 선발되어 나의 42Seoul 과정은 시작되었다.
이곳에서 배운것은 인생은 불공평하다 빨리 인정하고 이길 방법을 찾아라 또
문제를 만나면 동료들과 헤쳐나가라. 두 가지 좋은 인생의 조언을 얻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문제점, 학교의 시스템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이것은 동료들과 함께 헤쳐나갈 수 없는 문제였다.

첫 번째는 망해버린 학업 분위기다.

예를들어 갑자기 코로나가 터지게 되어 사실상 학교 교육이 중단되었다. 학교 오픈을 2주씩 미루며 4개월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1년에 3개월 정도 학생들의 일부만 올 수 있도록 하며 2년을 보냈다. 오프라인으로 설계된 학교 교육 특성상 학생들은 사실상 방치되었다. 나는 혼자 고군분투하며 독서실을, 공유오피스 등 공부하기 위한 환경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와 비용을 들였다.

그렇게 아무것도 제공되지 않는 상태에서 취업에 절실한 학생들은 우테코, 부스트캠프 등 다른 과정으로 많은 학생들이 빠져나갔다.

취업이 목표가 아니라 월급처럼 주던 100만원이 필요했던 대학생들은 환호를 했다.
본래 다니는 대학이 있고 학위를 받는동안 경제적인 지원이 목표였던 사람들은
42에서 같이 공부하지 않았고, 코드를 git에서 받아 대충 올리고 달마다 돈을 받아갔다.
그런 분위기가 굳혀진 상태로 1기 2기 3기.. 계속 학생들은 들어왔다.

앞서 말한 42는 그냥 100만원 주는 곳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나는 이 학교는 망했다고 느꼈다.

두 번째 가장 큰 문제는 공무원화 된 학교였다.
공공기관 특성상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항상 보여주기식의 학교는 학생들에게 아무런 이득을 주지 못한다.
우테코와 SSAFY, NHN 부스트캠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업에 필요한 것을 공부하는 것과
학교 측에서 준비한 취업연계였다.

42 커리큘럼은 현업과 거리가 있다. 현업 기술은 따로 공부해야한다. 하지만 42과제들은 하나하나가
어려워 엄청난 시간을 들여야한다. 그래서 논술과 내신 수능을 따로 준비하는 고3의 느낌이었다.
또한 학교에서는 취업연계를 준비하지 않았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학교 관계자의 말을 적어보면
"ㅇㅇㅇ(학교 관계자)님 42커리큘럼 끝나면 인턴 프로그램 같은 것 연계된 곳 있나요?"
"아니요. 없는데 알아서 구해야죠ㅎㅎ"
이렇듯 내가 다니던 시점에는 없었다. 무급으로 3개월 일 하는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그 프로그램
대부분이 망했고 프로그래밍을 시키지 않았다.

예시로 내가 한 42Seoul X StageFive 연계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중간에 원청 회사와 계약이 취소돼 프로젝트가 엎어졌고 우리는 42 멘토의 조언에 따라 그 프로젝트를 그만 두었다. 그러나 그 뒤에 대안은 없었다. 우리는 그냥 3개월간 밤낮으로 쓸모없는 기획과 디자인을 하다가 시간을 날렸다.
특히 나는 회사 관계자에게 디자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어도 어쩔 수 없이 UX, UI디자인을 맡아서 하게 되었다.(필자는 전자공학 외 UX, UI 디자인쪽 전공도 했다.)
무급이고 하기 싫은 일이어도 채용 전제로 일 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다.
다른 비슷한 프로젝트들도 아르바이트 정도로 쓰이며 프로그래밍 대신 잡일(번역, UX시나리오 등)을 대신해주다 끝난 것으로 안다.

3개월을 디자인 하다가 허송세월로 날린채로 곧 바로 혼자 다음시즌 취업준비를 했다.
취업 준비를 하며 급하게 밤새워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코딩테스트, 면접 준비를 하는데 정말 앞에 3개월이 아깝고 억울했다. 42서울에는 취업때 증빙자료로 쓰려고 3개월 일 한 증명서라도 달라고 했는데 그것조차 준다고 하더니 차일피일 미루다 안 줬다.
42서울의 이 프로젝트 담당자는 다른 좋은회사로 이직했다. 학교에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공공기관 특징이기도 한 책임자가 없기 때문이다.

42는 망했다. 42는 100만원을 받기 위해 대학생들이 적을 두고 풍족한 학교생활을 즐기기 좋은 곳이 되어버렸다. 물론 여기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잃은 것도 그만큼 많다. 밖에서 혼자 개발자로 취업 준비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고, 실제로 카뎃들을 보면 컴퓨터 공학 전공자 혹은 복수전공이 컴공인 비전공 학생 외에 잘 된 케이스가 거의 없다.
내가 다녔던 SADI(삼성디자인학교)와 같이 학교 밖 최고의 교육을 원했던 나에게 42는 이전 학교시스템보다
안 좋은 곳이다. 앞으로 지원할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42의 모습을 밝히며 이만 글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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