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휴학생에서 복학생으로

dowon·2020년 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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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을 꿈꾸다

초/중/고 시절엔 의무적으로 공부를 한 것 같다. 오직 대학을 가기위한 공부.
다행히 나는 일찍 진로를 선택한 편이었고, 성적에 비해 좋은 대학에 입학했다.
원했던 과에서 하고싶은 공부만 하니 생각보다 성적은 잘나왔다.
하지만 뭔가 부족함을 느꼈다. 전공 과목을 배우고 이를 어딘가에 써보고는 싶으나 나의 귀차니즘과 '아직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았다. 그저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만 알고 종강하면 그것마저 까먹곤 했다.
3학년 1학기를 다니면서 점점 의욕은 떨어졌고, 문득 휴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로 확 떠나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종강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나는 휴학계획을 세웠다.

부모님께 위에 세운 계획들을 브리핑하며 절대 아깝지 않은 시간을 보내겠노라 다짐하고, 당시 인턴 계약직을 모집하는 회사가 있었는데 그 회사에 입사하지 않으면 계속 학교를 다니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2019.07.01 보안회사 인턴으로 입사하다!

휴학을 하기위한 전제 조건이 '회사 인턴 입사' 였기 때문에 나는 2학년 때부터 종종 공고를 봤던 회사에 지원서를 냈다. 그리고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22살의 나이에 회사면접 이라는 걸 보게 되었다.
개발 직무는 아직 내가 능력이 없어서 지원하면 떨어질 걸 알았기 때문에 QA 테스터 직무로 지원했었다. 3학년 전공 과목 중 소프트웨어공학 이라는 수업을 꽤나 흥미있게 듣고 열심히 들어서 면접볼 때 나름 어필을 했다. 엄청 긴장한 상태에서 본 거라 면접 볼 때 가방을 매고있던 것도 모르고 덜덜 떠는 목소리로 보고 나온 기억이 있다.
운좋게 회사 인턴 계약직으로 입사하게 되었고, 2019년 7월 1일 회사에 다니게 되었다.

2019.12.31 인턴에서 다시 학생으로

회사에 처음 입사할 때는 내가 회사에서 어떤 업무에 기여하게 되는지, 할 능력은 되는지 의문이 많이 들곤 했었다. 입사하자마자 본 테스트와 많은 교육들, 그리고 QA 에 대해 심층 교육을 받았다.
인턴 생활을 하면서 학교에서는 단지 이론으로만 배우고 넘어가서 와닿지 않았던 개념들을 회사의 여러 제품 테스트를 하고 릴리즈되어 나가는 과정을 보며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또, 많은 개발자들과 이야기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공부를 해야할 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회사 팀원분들, 협업하는 개발 팀원분들 그리고 동호회를 하며 만났던 전혀 다른 직무의 사람들을 만났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소중하게 느껴졌고,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내 계약은 2019년 12월 31일 19년의 마지막 날이었지만, 회사의 전사휴무로 인해 30일에 회사 망년회와 함께 소소한 나의 퇴사 파티도 했다.
퇴사할 때 기분은 어땠나 다시 생각해보면 후련 + 시원섭섭 이었던 것 같다. 아직 다닐만 했었나.. 퇴사 후에도 종종 연락오는 회사 분들을 볼 때마다 내가 회사 생활을 잘한 건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서 좋게 봐주셨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0.03.12 유럽여행 취소

휴학 후 나는 큰 계획 두 개를 가지고 있었다. 회사 인턴하기 + 유럽여행 한달 다녀오기.
회사 인턴은 위에 말한대로 6개월을 잘 다니다 퇴사했고, 회사다니며 모은 돈으로 친구와 유럽을 다녀오기로 했다. 회사 다니면서 꾸준히 유럽 계획을 세웠고, 우리는 2020년 4월 10일 출국 예정이었다. 하지만 19년 12월 중순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퍼진 COVID-19 는 모든 일정을 멈추게 했다. 오래 전부터 계획을 세운 탓에 친구와 나는 쉽게 여행을 포기하지 못했다. 하지만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에 3월 12일 우리는 비행기표 취소를 시작으로 모든 숙소, 바우처 예약을 취소했다. 물론 모두 환불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어떤 나라는 바우처로 제공한다느니, 포인트로 제공한다느니 이상한 이야기도 많았다. 많은 메일을 외국에 보내 취소 요청을 했고, 많이 환불을 받아 손해 금액이 많이 없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졸업 전에 유럽여행은 꼭 가고 싶었는데.. 이 사태가 빨리 종결되고 자유롭게 여행다니고 싶었다.

2020.04.06 헬스 본격적으로 시작

아빠 찬스로 인해 PT 30회를 받게 되었다. 헬스장은 11월부터 다니고 있었는데 내가 잘 못하는건지 몸에 변화가 없었다. PT를 모두 받고난 후인 2020.06.24 엔 배에 복근이 나름 생겼고, 체지방은 줄고 근육은 늘었었다. 원래 8월에 바디프로필을 찍으려고 했으나 노는걸 너무 좋아한 탓에 계획을 접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 (2020.08.31)의 몸은 예전의 몸으로 다시 원상 복구 되고있는 것 같다.. 그래도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다.(지금도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다.) 다시 식단 조절도 같이 하면서 운동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라 헬스장을 가지 못했다. 홈트 영상 열심히 보며 운동 해야겠따.

2020.04.29 운전면허 취득

집밖에 무서워서 나가지 못한지 4개월. 나는 너무 답답해 자격증을 취득하려 했다. 하지만 신청해놨던 자격증 시험들이 모조리 다 취소되었고, 많은 여유가 생겨 나는 운전면허 학원을 등록했다. 직접 차를 몰며 연습하는 것이 아닌 실내 운전 연습장에서 했다. 훨씬 가격도 쌌고 덜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이게 더 위험한 것 같기도 하다.. 차를 몰아보지 못하고 도로주행까지 따야했으니..)
약 한달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아마 도로주행 한 번을 떨어지지 않았다면 2주? 3주 안에 땄을 것이다.) 나는 2종 보통 면허를 따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차는 몰지 못한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어디 놀러갈 계획이 생기면 그 때 슬슬 연습할 생각이다.

2020.05.24 첫 모델 촬영

친구가 무페이 모델 촬영 하는 것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 나를 기록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는 시기였다. 모르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다가 마침 집 근처에서 찍는 분을 발견해 꼼꼼히 찾아본 후 연락을 드렸다. 촬영 약속을 잡고, 새벽 6시 반 비가 세차게 오는 날 나는 첫 촬영을 했다.
처음 보는 분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게 어색하고 비는 많이 와서 정신없이 찍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결과물을 본 후, 피로함이 모두 사라졌었다. 그래서 나는 이 날 이후로 지금까지 총 5번 같은 작가님과 사진 작업을 했고, 복학 후에는 시간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모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0.06.26 첫 숏컷 도전

작년에 헤어모델을 해서 머리 아래는 탈색하고 위쪽은 브릿지를 넣었었다. 그래서 1년 이상이 지나도 탈색모가 모두 없어지지 않고 있었다. 펌을 하고 싶었는데 탈색모 때문에 못해서 홧김에 숏컷으로 잘라버렸다. 내 인생에 앞으로 이렇게 짧은 머리는 당분간 없을 것이다. 망하면 어떡하지 라는 마음이 컸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랐다. 주변에서 칭찬도 많이 해줬다.
이로써 느낀건 한 번 씩 도전하지 않은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자 였다.
망해도 시간이 지날 수록 머리는 기르니까.. 도전은 중요한 것 같다.

2020.07. ~ 2020.08. 서비스 만들기 시작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어디에 써야할 지 몰랐던 나는 휴학을 하고 부터 조금씩 Spring Framework 스터디를 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공부를 많이 하진 못했지만.. 퇴사 후에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또, 코로나로 인생이 무료해질 때쯤 제안이 하나 들어왔다.

" 게임 공모전에 같이 나가보지 않을래? "

게임 서버는 큰 도전이었다. 처음에 P2P 게임을 만든다길래 새로 공부를 시작해야하나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간단한 게임으로 바뀌면서 이제까지 공부했던 Spring Framework 로도 구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열심히 공부하며 개발 중에 있다.

또, 나는 현재 SK 행복나눔재단 소속 LOOKIE 라는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거기서도 앱 서버 개발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토이 프로젝트로 짧은 시간 안에 앱 한 번 만들어보자! 라는 마음으로 우리 학교 LOOKIE 운영진들과 함께 개발했다. 해커톤 이라는 멋진 단어를 내세우고 시작했다. 비록 하루만에 완성시키진 못했으나 넉넉잡아 일주일 안에 완성시켰다. 그리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앱 출시도 했다.


랜덤으로 제공하는 퀴즈에 대한 자신의 답을 저장시킨 후,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해 맞추게 하는 앱이다. 웹과 앱에 비슷한 서비스들이 많았지만, 간단한 토이프로젝트로 만든거니 이정도에 만족했다. 추후에 기능을 더 추가할 생각도 있는데, 좀 더 여유로워지면 할 예정이다.
(사진을 누르면 링크타고 이동해요!)

2020.08.31 그리고 오늘. 마지막 휴학 라이프 즐기기

오늘은 마지막 휴학생활을 하는 날이다. 하지만 8/30 00:00 부터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했기 때문에 나는 조금 있던 약속들을 모두 취소했고, 집콕만 하고 있다. 오늘은 집에서 일년을 되돌아보는 시간과 미리 올라오고 있는 강의의 사전과제를 제출했다. 하루가 또 빠르게 흘러갔다.
앞으로 이런 여유는 당분간 없겠지. 비대면 수업이면 과제는 더욱 많을 것이고, 지금 하고 있는 공모전과 대외활동, 그리고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주변 사람들 모두 챙기기 위해선 내가 부지런해져야 할 것이다.
부지런함을 꾸준히 기록하고 싶어 이 velog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Tistory 블로그도 있긴 한데 이제 여기로 옮길 생각이다.
나는 계획은 참 잘 세우는데 끝까지 하지 못한다. 즉, 뒷심이 부족하다. 이 velog 에 꾸준히 글을 쓰면서 이러한 단점을 이번 기회에 고쳐나가고 싶다.

앞으로의 다짐

하루하루 공부해 나가는 것들을 정리해 볼 것이다. 꼭 글이 아닌, 아이패드 손글씨로 올릴 수도 있다. 형태는 내 자유니까. 그리고 1일 1커밋을 이제부터라도 할 것이다. 제발 이건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
현재 (2020.08.31) 나의 복학 후 매일 해야할 일들을 계획해보았다. 잘 지킬 수 있을까..

  • 하루에 할 일 기록하기
  • 스트레칭 + 운동
  • 필사하기
  • 7시 기상
  • 1일 1커밋

휴학생활 1년을 돌아보는 회고록을 쓰며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글쓰기 실력도 그렇고, 무언가 횡설수설하는 느낌이다. 앞으로 필사도 열심히 하고 글을 쓰다보면 이 첫 글이 부끄럽게 느껴질 지도 모른다. 그래도 .. 지금의 나로썬 만족한다 ;)
앞으로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해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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