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서울 라피신 후기(5기 2차)

Donghun Ha·2021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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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라피신이 끝난 후, 백신까지 맞고 방전되어서, 후기를 쓸 기운없이 뻗어있었다.
하지만 동료들이 열심히 쓰는 모습을 보니,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하며 작성하는 라피신 후기! (이것이 동료 학습?)
5기 카뎃이 전하는 피신 후기! 재미있게 읽으시길 :)


🐥 라 피신 이전

지원하기 전

나는 전역 후(참고로 예비역 중사 / 케로로와 같다.),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진로도 고민하고, 학비도 모을까하여 부사관 입대를 결정했다.)

42서울은 전역 전부터 이런 과정이 있다는 소식을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처음엔 고졸인 상황에서 선택지가 많지 않았고 지원금에 많이 혹했다.
그런데 알아보면 알아볼 수록 42서울의 교육방식(동료평가 등)에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난 이 과정에 뛰어들기 위해, 체크인 미팅 신청 이후 C언어를 열심히 공부했는데!

4기 1차, 2차 라피신을 모두 선착순에 실패한 후, 9개월 간 iOS로 취업 준비(하는 척 하며 놀기)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나와 42서울은 인연이 아닌가 하며 어플을 만들고 있었더니 5기 1차 신청도 날짜를 모른 채 날아가버렸다.
그래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5기 2차 라피신 신청 날에 pc방에 가서 맥과 데스크탑으로 새로고침 신공을 펼쳤더니 신청이 됐다. (이게 왜 될까 싶었다.)

라 피신 전까지

라 피신 신청(9. 13.) 후, 시작일(10. 4.)까지 20일이 약간 넘는 여유가 있었다.
머리 속으로는 공부를 해야지 하면서 백신도 맞고 추석도 즐기다보니 어느새 시작일이 되어있었다…

나는 4기 지원 전부터 C를 공부해서 복습만 하면 되는 상태라 다행이었던 것 같지만, 혹시나 갑작스럽게 피신을 신청하였다면 이 시기에 C를 공부해라(무조건!!)

과정은 4주 밖에 되지 않는다. 피신 기간 내에 C를 공부하려고 하루 이틀 소모하는 것도 아주 크게 느껴진다.
그러니, C는 포인터(배열 포인터, 포인터 배열까지 하면 아주 좋다.)까지는 하고 가자!
다른 후기들에 따르면 리눅스 명령어도 하면 좋다더라~ (하지만 윈도우에서는 힘들다.)


🏊 라 피신 시작

라 피신 첫 날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수영장에 빠졌다!

첫 날은 등록을 하게 되는데 개인적인 의견으론 일찍가거나 맞춰서 가면 좋다!
등록을 하고나면 드디어 후기에서 보던 상황을 마주한다.
다들 후기에서 처음에 맥 앞에 앉으면 당황한다고, DON'T PANIC 하라고 알려주지만 그게 쉬운가?

옆에 있는 사람들 모두 패닉에 빠지니 사실 당황할 지, 안할 지는 본인 선택이다.
알아야 할 사실은 당황 안해도 해결이 힘들고, 당황해도 힘들다!
그냥 뭐든 해보면서 주변에서 해결했다면 뛰어가서 물어보고, 본인이 해결했다면 알려줘라.

라 피신 1주차

나는 첫 주엔 사람을 사귀는데 집중했다.

나는 과제에서 내가 아는 부분 + 기존 맥 유저로 다른 분들보다 진도가 약간 빨랐는데,
이를 이용하여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난관에 봉착한 것 같은 사람을 찾고, 다가가서 “혹시 안되시는 거 있으세요?”하며 접근하여 내가 아는 문제라면 도움을 주고, 모르면 같이 고민하다가 “어.. 안되네요. 자리에 가서 고민 해볼게요.”하며 나중에 다시 해결했는 지 물어보면서 말을 텄다!
(물론 고민하다가 해결책이 생각나면 다시 돌아가서 시도해보고 된 적도 있다!)

위와 같이 하다보니, 나는 내가 천성 I라고 생각했는데, 피신을 하면서 내가 E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난관에 봉착한 것 처럼 보이지 않더라도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보면 위의 방법을 시도하거나, 냅다 인사부터 하고 진도를 물어보거나 하며 대화(대화를 이어나갈 땐, MBTI 이야기도 좋다.)를 시작했다.
위 방법을 보는 사람마다 시전했더니 함께하는 동료가 많아져서 큰 도움이 되었다!

위 방법 외에도 평가를 하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언제나 nice하게 대하자.
그들을 동료로 만들 수도, 같은 팀으로 만날 수도, 언젠가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풀지 못한 부분을 평가에서 배울 수도 있다. / 엄격하게 하되, nice하게! 중요!)

라 피신 2~3주차

2주차 부터는 우리 기수의 경우에는 패닉에 빠질만한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
서버는 잊을만하면 폭발하고, 하루종일 평가하고, 받았는데 롤백되는 날도 있었다.

서버가 폭발하거나, 롤백이 되면 다들 이야기 보따리를 채워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데,
이 때 시간을 많이 빼앗기면 안된다. 서버가 터지더라도 할 수 있는 건 많다.
(나는 많이 뺐겼다. / 아예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재미도 있고 도움되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첫 주든 2~3주차든 언제든 혼자서 과제를 하면 막히는 때가 온다. 그럼 어떤 동료든 찾아서 물어보자.
(질문을 잘 하는 것도 중요! / 하지만 착한 동료들은 개떡같이 물어봐도 찰떡같이 답해준다!)

그리고 패닉에 빠지지 말자, 어떤 부분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지 모른다.
시험을 망쳐도, 러쉬가 망해도, 과제를 다시 해야해도 어떤 게 유리한 지, 불리한 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버렸다고 생각하는 시간도 평가에서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신빙성은 없다.)
피신을 마친 사람의 입장으로,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패닉에 빠질 시간에 뭐라도 하자”

라 피신 4주차

마지막 주를 맞으면서 내 체력이 참 부족하구나 생각했다.
마지막 주에는 밤을 새야할 일이 많아서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도 1~2시간 정도만 효과를 느끼고 난 후 기절했다…
(혹시나 피신에 참여할 예정이라면, 오늘 저녁부터 걷기 운동이라도 해보는 건 어떨까?)

Rush 또는 BSQ를 하게 된다면, 마지막 주는 BSQ(또는 Rush) + 과제 + 시험 준비로 헬게이트 오픈이다.
나는 그 중 BSQ를 선택하여 헬게이트에 들어갔는데, 다행히 너무 좋은 동료와 함께 BSQ를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나보다 잘하는 사람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거절 당할 것 같은 불안감과 내가 민폐를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마감일까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던 고수분들 중 한분이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셨다!!

고수 분과 BSQ를 하기로 한 후,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고 과제에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로직을 다 짜오더니 이러한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이렇게 구동하면 될 것 같다며 테스트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그 후 함께 예외처리를 포함한 문제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모두 처리하는데, 과제 제출일 새벽에야 완성할 수 있었다.

피신 기간의 대부분의 그룹 프로젝트는 기능이 되더라도, 문제가 요구하는 부분 또는 예외처리로 말아먹기(0점 맞기) 쉽다.
하지만 로직이 짜여진 상태라 예외처리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당일 오전까지 ‘0점 맞으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으로 보냈지만, 100점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결과가 100점으로 나온 후 기분은 피신을 합격했을 때보다, 어느 때보다 좋았다.)

하지만 모든 힘을 BSQ에 쏟아붓고 난 후, 다음 날 마지막 시험은 반타작을 해버렸다!
마지막 시험이 8시간이라고 해서 걱정하며 에너지 드링크도 두 개나 가져갔는데…
한 문제에서 막혀서 5시간을 채우기 전에 나왔다.


🚀 마무리

이렇게까지 잡다한 이야기를 꺼낼 생각은 아니었는데, 쓰다보니 다 쓰게되었다!
그래서 결론은 내가 몸으로 느낀 피신의 장점과 위에서 알려준 팁을 정리하려고 한다.

피신의 장점

아마 이 외에도 많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두가지 장점은 아래와 같다.

  • 동료
    피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동료라고 생각한다.
    물론 혼자서 어떻게든 찾고 풀어서 헤쳐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마다 나름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하나, 대부분의 피시너는 동료가 피신의 장점이라는 말에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피신에서 좋은 동료들을 만나며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특히 비전공자는)이렇게 좋은 동료들을 만날 기회는 흔치 않을 뿐더러 이렇게 좋은 동료들과 코딩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는 더더욱 갖기 힘들다.
    마지막에 동료 피시너들 중 “떨어지면 과정을 더 하지 못하는 건 아쉽지 않지만, 여기서 만난 동료들과 더 함께 하지 못하는 건 아쉽다”라고 이야기 하는 피시너가 많았다.

  • 몰입
    나는 피신 기간동안 정말 미친듯이 코딩을 했다.
    나는 대체로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피신을 하면서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오늘 풀던 문제를 생각하고,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3일 내내 그 문제의 해결방법을 생각하며 지낸 경우도 있다.

    살면서 무언가에 이렇게 몰입해본 적이 없던 것 같다.
    과연 취업 전에 이렇게까지 코딩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을 방법이 얼마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피신의 정말 큰 장점 중 하나로 선택했다.

위에서 알려준 팁 정리

  • C언어를 공부해서 가자
    포인터까지 하면 좋지만 사실 많이 할수록 더 좋다.

  • 동료를 많이 만들자
    좋은 사람이 너무 많다.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면서 서로 좋은 동료가 되자!

  • 평가를 nice하게 하자
    피신 기간 중 어떤 관계로든 다시 만날 수 있다.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라는 말이 아니다.
    엄격하게 평가하되 nice하게 하자.

  • 패닉에 빠지지 말자
    시험을 망쳐도, 러쉬가 망해도, 과제를 다시해도 어떤 부분이 좋게 작용하는 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시간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시간도 평가에서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위 주장이 객관성이 있지는 않지만 카뎃 중 레벨이 낮은 분도, 시험을 2개 이상 망친 분도 있다.)

    패닉에 빠지면 나만 손해다.

따로 적는 팁

  • 평가를 열심히 하자,
    우선 평가를 하는 것도, 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할 때는 상대의 코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받을 때는 내 코드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모두 설명하기엔 너무 길지만, 평가를 많이하게 되면 차수 전체에 작용하는 이익도 크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초반부터 평가를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다.)

    내가 참가한 5기 2차 1그룹은 롤백 등이 겹치면서, 평가가 아주 부족했지만(2~3주차에 평가를 잡는 광경은 거의 아이돌 콘서트 티케팅…) 3주차 후반에 평가 챌린지를 시작하면서 최종적으로는 모두가 이익을 보는 방향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 다다익선
    피신을 진행하다보면 정말 많은 찌라시가 들린다.
    뭘 해라, 어떤 건 안해도 된다더라 등등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 강하지만, 해서 좋은 건 다 하고 덜 해도 된다는 건 무시해라.
    내가 이 말을 하는 건 덜 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덜 했다가 후회하는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합격 메일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머리 속에 많은 생각이 드는데 그 중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 것이 내가 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시간 배분을 하는 건 개인의 판단이고 선택이다.
    못한 건 어쩔 수 없지만, 덜 해서 손해보거나 후회할 일은 만들지 말자!
    (하지만, 버릴 건 버려야한다. 불가능한 걸 잡고 늘어지라는 말이 아님!)

  • 선발은 42님 뜻에…
    선발은 정말 예상할 수 없다. ‘이 분이 떨어진다고?’ 하고, ‘이 분이 붙는다고?’ 한다.

    우리의 머리로는 에꼴님의 평가 기준을 알 수 없다.
    그러니 걱정하지마라 걱정한다고 뒤집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레벨이 높고, 진도가 빠르고, 시험을 잘 치는 등 정량적인 부분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발에 절대적인 건 없다.

    걱정하는 건 사람이라 어쩔 수 없다 싶지만, 할 수 있는 걸 우선 다 해놓고
    모든 뜻은 42님의 뜻에 있음을 기억하고 걱정을 조금이나마 떨쳐버리자.

위의 모든 글은 필자의 경험에 기반한 주관적인 후기다.
그렇기에, 이 글을 보는 독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필터링하여 챙겨가면 좋겠고
해당 부분이 어떻게든 도움이 된다면 기쁠 것 같다.
이 긴 글을 끝까지 읽어준 당신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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