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J 성향 신입 개발자의 회사 적응기

dj-yang·2022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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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INTJ이다. 그에 대한 특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기본적으로 히키코모리
  • 호불호가 확실하지만 불호의 기준이 높다.
  • 혼자 밥먹는 것 좋아한다.
  • 기타 등등등..

기타 여러 가지 특징이 있지만 간단하게 말해서 인간관계에 용의한 타입은 아닌 것 같다. MBTI특징을 설명하는 글을 보다가 '이런 사람이 사회생활이 가능한가?'라는 생각이 들면 대부분 INTJ를 설명하는 글이었다.

이런 내가 처음 도전한 창업이라는 길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즐거웠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나에 대한 한계점을 확실하게 느꼈던 것 같다. 나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고 스타트업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회사를 선택할 때는 몇 가지 기준이 있었다.

  • 기술적인 리드가 가능한 CTO의 존재
  • 개발팀의 존재(최소 3명 이상)
  • SI가 아닌 자사의 서비스가 존재
  •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를 받은 회사(성장하고 있는 회사)

이런 조건과 일치하는 회사들의 문을 두드렸고 가장 먼저 대답했던 회사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였다. 참고로 우리 회사의 인턴기간은 3달이고, 그 후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

한 달 차-적응기

처음 입사를 하고 나서의 내 모습을 상상하면 이 이미지가 떠오른다.

인싸들의 관심에 고통받는 아싸

다들 관심을 가져주시고 말도 많이 걸어주셨지만 나 같은 아싸는 관심이 부담스러웠다…

회사 내에 있는 규칙들(PR, commit 등)도 하나씩 배워갔고 대망의 첫 PR을 올리게 되었다!

첫 PR에 달린 Comment

PR을 올리고 뿌듯한 마음으로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Slack Bot이 신나게 알림을 보내주고 있었다. 내가 올린 PR에 달린 Comment 들에 대한 알림이었다.

'누군가가 내가 올린 코드를 진지하게 봐주고 있구나'라는 기쁨 vs '내가 코딩을 정말 못 하는 구나'라는 자괴감 간의 싸움이 내면에서 일어났었다..

저도 가요?….

그렇게 무한한 관심 속에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워크숍이 예정되어있었고 비행기를 타고 미국 본사로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신입은 가고 싶은 사람만 가도 되는 행사였는데.. 신입이니 눈치 보다가 그냥 갔다..)

워크숍은 비행기 멀미 + 아싸의 힘듬이 있었지만 개발팀의 도움으로 무사히 귀국했다..

그 후에는 코드 리딩과 배정받은 업무 처리를 하느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다.

첫 번째 달 PR 수 : 8개

두 달 차-적응기

첫 달에는 코딩할 때 이미 가이드라인이 지정되어있고 나는 그 방향에 맞춰 추가 및 삭제하는 업무만 배정되었다면 두 달 차부터는 내가 코드 가이드라인을 지정하는 역할이 되었다.

다른 사람이 적은 로직을 보고 이해하는 것도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앞으로 내가 정한 가이드라인을 따라오게 되는 로직을 만드는 것이 더욱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관련 논문(필요한 부분만..)도 찾아보고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이 작성한 코드도 찾아보기도 했다. 또 개발팀은 CTO님과 매주 1 on 1을 진행했는데 그때마다 투정 부리면서 많이 귀찮게 한 것 같다.

내가 보는 CTO님

다행히 싫은 내색 없이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지속해서 케어를 해주셨고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 개발자가 두 달 차를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물론 동료 개발자분들도 많은 도움과 조언을 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두 달 차는 정말 여러 모로 스트레스 속에서 보냈던 것 같다.

두 번째 달 PR 수 : 14개

세 달 차-적응기

두 달 차에 시작한 업무를 계속 진행했다. 내가 진행하는 부분에 대해서 문서를 작성하고 개발팀과 공유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보였던 것 같다.

두 달 차에 진행하던 것이 크게 봤을 때 총 2개였고 하나는 방향성이 잡히고 개발도 일정 수준까지 진행했지만, 나머지 하나는 그때는 계속 제자리걸음인 것처럼 느껴졌다. 제자리걸음인 업무가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다고 해서 진행한 업무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하고 싶다고 주장했던 것을 후회했다.

조급한 마음이 변화된 것은 우연히 나에게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을 때였다. 일을 하지 않고 생각을 하며 나에 대한 객관화(?)를 한 번 더 진행했던 것 같고 현재 내 한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계를 확인하자 현재의 내 능력에서 최선을 다하자로 마음가짐이 변했다. 완벽하게 하는 것은 욕심이고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 단계는 미래의 나에게 맡기기로 했다.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해졌고 속도도 붙었다.

분명히 내가 개발한 것이 완벽한 코드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서 분명히 유의미한 발전이 있었고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같다. (단점은 그와 비례해서 다른 욕심도 커졌다..)

세 번째 달 PR 수 : 12개


인턴 기간 동안 개인적으로 잘했던 점과 못했던 점을 나눠보자면

잘 했던 점

  •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말했던 것
  • 업무에 있어서 포기하지 않았던 것
  • 주인의식을 가지고 서비스 개발 및 피드백에 대응했던 것

못 했던 점

  • 개발팀 외 직원분들과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못 했던 점
  •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지 못 했던 점

나는 아직도 적응 중이고 발전을 위해 발버둥 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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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가 고통받으며 개발합니다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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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일

3년 전 동진님의 회사 적응기를 보니 입사 2주차인 저도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 재밌게 읽었네요.
지금은 신입 개발자를 도와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신 동진님 멋지십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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