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PintOS
의 세 번째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고 있던 중, 우리반 단체 톡방에 어떤 형님이 올려주신 블로그 글의 제목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PintOS
에게 두드려 맞은 또다른 희생자님이 쓰신 글이었는데,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 PintOS
의 장점으로 시작해서 지옥같은 난이도에 대해 한탄하는, 재미있는 글이었다. ㅋㅋㅋ 그리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우리 반 사람들은, 위의 말에 크게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PintOS
의 여정은 길고도 험한 여정이다. 각 프로젝트의 난이도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져만 가고, 시간은 너무나도 촉박하다. 우리 반에서도 PintOS
포기자가 몇 명 생기곤 했는데, 안타깝지만서도 한편으로 그분들이 이해되기도 한다. 나는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운좋게 좋은 팀원들을 만나과 같이 성장하고, 버겁지만 흐름을 놓치지 않고 따라올 수 있었다. 근데 어떻게 된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거냐고...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칭을 하다 보면,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정글 선배님들의 글이다. 크래프톤 정글은 이제 내가 2기라서 아직 많이 보이진 않지만, SW정글 선배님들의 글은 정말 많이 보인다. 근데 이런 선배님들의 블로그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대부분의 블로그들이 PintOS
주차 돌입 이후 블로그 글의 포스팅 주기가 상당히 길어진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PintOS
는 글을 쓸만 한 주제가 없나? 혹은 정말 그정도로 바쁜가? 하는 궁금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단언할 수 있다. PintOS에 몰입한다면, 정말 짧은 블로그 글 하나 쓸 여력도 없다!
나도 그랬다. 실력도 출중하지 않으면서 또 잠은 많아서, 정말 자고 먹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 PintOS
에 힘썼다. 때론 다른 팀원들을 따라가려 힘쓰기도 했고, 때론 다른 팀원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하며.
PintOS
는 이전과 다르게 매주 팀이 바뀌지 않고, 처음 프로젝트 돌입 시 한번, 세 번째 프로젝트 돌입 시 한번, 총 두 개의 팀으로 활동하게 된다. 아마 매 주 새로운 팀원들과 새로운 팀플을 하는 것은 충분히 해보았으니, 밀도있는 협업을 해보라는 의미인 듯 싶다. 그리고 난 또 한번 운 좋게, 두 번 모두 훌륭한 팀원들을 만나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왔고, 보내고 있다. 가만히 생각하면 난 딴 운은 몰라도 인복은 참 좋은듯 😀
첫 팀원들과 함께할 때는, 매일매일 꼬박 밤을 새워가면서 반에서 코드 선봉대(?)로 앞서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팀원들과 새벽에 야식을 먹으면서도 PintOS
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정신없이 몰입할 수 있었던.. 정말 앞으로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내내 프로젝트 얘기만 한 건 아니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하면서! 덕분에 팀원들과 깊이있게 친해질 수 있었다. 사실 매일밤을 같이 지새우며 같은 것에 행복해하고, 같은 것에 절망해간다면 어떻게 안 친해지겠냐만은 ㅋㅋㅋㅋ 아무튼! 구구절절 좋은 경험이었다는 것을 길게 말해버렸다.
두 번째 팀원들과는 첫 번째와 완전히 정반대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코드 구현보다 이해하고 흡수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싶어하는 팀원들의 성향에 맞게, 선발대로서의 짐은 살짝 내려놓고 우리 팀만의 템포로 나아가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착실하게 팀원들간의 코어타임을 가지고, 모든 것을 팀적으로 움직이며, 한 명이라도 낙오되는 사람 없이 나아가려 노력했다. 다른 두 팀원들에 비해 코드를 써내려가는 능력 딱 하나만 조금!! 뛰어나기에 다들 팀의 에이스 취급을 해주는데, 사실 너무나 부끄럽고, 감사할 뿐이다 😊 정글 입소 전에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을 거란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는데, 새삼 내가 조금은 성장했구나.. 느끼기도 하네.
문득 드는 생각은, 난 정말 환경에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이다. 물론 나에게 조금 더 잘 맞는 방법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난 팀원들에게 맞추어 나가는 것이 항상 더 즐겁다. 또한 팀원들간의 소통이 즐거움은 더 말할 필요도 없고. 이러한 부분을 다른 팀원들, 동기들이 좋게 봐주셨기에 나를 좋게 봐주셨던 것이 아닐까? 개발의 정수는 협업이라고들 하던데, 아마 개발자로의 커리어를 시작한다고 해도 나만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좋은 팀원들을 만나 이런 강점을 더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 감개무량일 뿐...
PintOS
를 진행하며 작성한 글들은 대부분 내 생각을 정리한 회고가 대부분이었다. 코드적인 부분은 읽기 편하고, 주석까지 달려있는 다른 좋은 글들이 많기에 내가 굳이 작성해야 할까? 싶은 것도 있었고, 일단 글 쓸 시간이 없기도 했고 😂 프로젝트가 종료된다면 작성했던 코드를 다듬어보고, 핵심적인 내용들은 따로 정리해봐도 좋을 것 같다.
이제 며칠 후면 프로젝트 3가 종료된다. Extra
부분을 제외한 필수적인 PintOS
의 종료를 뜻하기도 하는데, 때문에 해이해지는 동기들도 몇 있는 것 같다. 난 그러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PintOS
의 마지막을 준비해야겠다. 요즘 소중한 사람들이 많이 생각난다. 무사히, 멋지게 수료하여 그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내일도 화이팅하자!!!
🤓좋은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