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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많은 것이 남아있다.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일들이 잔재로서 곁에 남아 있다. 내 능력이상의 일에 도전하고 실패했던 경험들 성취했던 경험들이 나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우연한 계기로 구글에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비록 코로나의 영향으로 사이버상에서 진행되었지만 수많은 발표자료를 만들고 발표했던 경험은 후에 있었던 프로젝트에 큰 도움을 주었다. 처음으로 전문성으로 가진 발표였던 탓에 지금 돌아보면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랜덤프로세스, 심화통계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GAN(적대적 생성 신경망)을 주제로 선정한 탓에 가벼운 느낌의 발표로 남은 듯하다. 부족했다는 느낌 때문인지 발표를 되 뇌이며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나는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 지 수많은 고민을 시작하게 만들어 주었다.
아무리 고민하여도 답이 나오지 않는 물음에 지쳐 조금 다른 곳에 눈을 돌렸다. 교내외에서 수없이 주최된 대회들에 참가하며 실력을 키우자 마음먹었으며 3개월간 총 6개의 대회에 참가하여 4개의 대회에서 수상 했다. 함께 했던 팀원들과 계속해서 서로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마음아래에서 팀을 만들어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람들을 이끌어 본 경험은 나를 키워주었고 주도적이며 도전적인 삶을 살아가게 해주었다. 언젠가 받았던 “이곳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나요?” 질문에 그 당시에는 뭐라고 답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사람을 얻고 싶다고 답했을 것 같다. 결국에 남는 건 사람 뿐이라는 말의 뜻을 깨닫고 어떤 사람을 곁에 둘 것인가 끊임 없이 생각했다. 말투와 행동을 스스로 교정하며 상대방을 조금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다루는 법을 배워갔다. 어떤 사람이 내 곁에 남을지 어떤 생각을 가지며 나를 대하는지에 대한 세상을 알려준 질문이다. 스스로 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고민을 시작했던 때이기도 하다.
AI에만 매몰되지 않고 진행했던 다양한 프로젝트 속에서 코드에 대한 통찰을 키울 수 있었다. Android, react, SQL, Spring 등 많은 스택을 접하면서 기존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서버에서 어떤 연산과정을 통해 데이터가 전달되며 처리가 되는지 사용자 테스트를 위해 어떤 점을 신경 써야 하는지 프로젝트의 목표에 맞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 어떻게 조율해야 하며 기획자와 개발자 사이에 왜 갈등이 생기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그에 맞는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적인 파트 뿐만 아니라 팀을 이끌어 나가면서 알아야 할 것들 프로젝트를 어떻게 꾸며야 하는지, 어떤 말에 마음이 상하는지, 선을 어디에 그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배려 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아직도 아무것도 모른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선생님과 선배님들, 회장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록 얼마나 많은 것이 부족한지 배워가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 지 알 수 있었으며 무엇을 하고싶냐는 질문에 아직도 명확하게 답변하지 못하겠다.
인공지능 무용론에 대해 선생님, 선배님들과 토론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꿈이 무너졌을 때도 있다.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AI의 깊은 곳을 마주 보았을 때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꼈다. AI의 발전의 90%는 Google, META, AWS등이 진행하며 내가 researcher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라는 말에 충격을 받고 3일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만 있었다. 아무리 반박자료를 찾아보고 교수님, 선배님들께 여쭤봐도 명확한 반박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다시 한번 더 절망했다. 언젠가는 마주 보아야 할 현실이었지만 조금 쓰라리었다. 무엇을 하고싶은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 다시 고민하며 Data Scientist와 Data Engineer 그 사이의 어딘 가에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가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아직도 매일매일 끊임없이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아무리 의미가 없더라도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도전할지 현실과 타협하며 합의점을 찾을지에 대한 답은 도저히 못 내리겠다.
2학기가 시작되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학교수업에 대해 불성실 했다고 말한다면 크게 반박할 수 있는 말은 없지만 나름대로 노력했고 많은 성장을 이로워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나에게 기대를 걸어주고 지지해준 분들 많은 것을 알려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 뿐이다. 몇 년 후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 때 나와 같은 사람이 보인다면 받았던 것 이상으로 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