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커리어 2년차의 나를 돌아보자
여기서의 일은 업무 그 자체를 의미한다.
2022년에는 할 일이 너무 없어서 작은 작업을 여러 명이 쪼개서 했었다. 업무량이 성장의 정도는 아니겠지만, 업무량에서 비롯될 수 있는 성장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일이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하늘이 나의 바람을 들어준 걸까? 2023년에는 정말 일이 많았다.
주 업무로 배정된 2개의 프로젝트부터, 1개의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오전 시간은 코드 리뷰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바랐(?)던 업무량의 증가였지만 힘들었던 순간도 분명 존재했다. 시간적인 압박에 쪼들려서 노심초사하기도, 내가 진행하는 업무로 인해 배포 일정이 지연됐던 순간도, 사이드 프로젝트에 시간을 할당하지 못해 방치했던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일이 없는 것보단 일이 많은 게 좋더라.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을 때 새로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같이 일해왔던 비슷한 년 차의 동료가 한 명 있었다. 비슷한 년 차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나보다 잘해서 항상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런 동료가 이직을 결정했다는 소식이었다. 사실 이직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이 선택에 놀랐던 이유는 나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선택이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 자세한 내용을 이곳에 적을 수 없지만, 2023년에 가장 놀랐던 순간이다.
동경의 마음은 더 커졌다. 그가 해낸 선택은 내가 항상 하고 싶었던, 할 수 없던 선택이었다. 내가 꿈꿔왔던 개발자의 모습에 그가 한걸을 더 가까워진 것 같아 많이 부러웠다.
그를 보며, 나도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된 게 아닐까 하는 고뇌에 빠졌다. 고뇌라 해놓고는 다소 쉽게 그런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 그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획자 덕분이었다.
내가 일하는 조직은 기능 조직의 형태이다. 덕분에(?) 프로젝트 자체에 큰 오너십을 가지지 못해왔다. 오너십이 없는 프로젝트를 하는 것만큼 곤혹스러운 일이 없다. 프로젝트의 성장에 아무런 관심이 없지만, 프로젝트의 성장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이질적인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기획자가 바뀌면서 크게 변화하였다.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기획자가 끼칠 수 있는 영향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다른 직군의 열정도 전파되지만, 기획자의 열정은 그 어떤 직군보다도 빠르게 전파되어 나간다.
프로젝트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동기부여다.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사람은 프로젝트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다. 내가 만났던 그는 나의 프로젝트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다.
그는 프로젝트의 구성원인 나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기능 조직과 목적 조직을 구분해가면서 "나는 꼭 목적 조직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를 외치던 나는 이제 없다. 기능과 목적의 구분은 조직도가 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의 의지가 만들어낸다는 걸 이제는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구성원의 의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도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기능 조직에서 목적 조직처럼 일하고 있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업무 형태에 대한 고민은 사라졌으나, 업무 자체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었다.
2023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만 2년 차 개발자가 되었다. 내가 하는 프로젝트가 출시된 지도 만 2년이 넘어가게 되었다. 프로젝트의 시작 시점부터 꾸준히 함께 커갈 수 있다는 사실은 축복이면서 한편으로는 고민이었다.
프로젝트와 내 자신이 동일시되어 가고 있음을 느꼈다. 프로젝트가 가진 도메인과 기술 스택 속에서는 내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이 환경을 벗어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되어가고 있었다.
새로운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연합동아리를 한 번 더 해보는 것은 올해의 목표이기도 했고, 동아리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대한 갈망을 조금은 채울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해 보았다.
동아리는 다음의 그래프 하나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
동아리의 시작 시점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처음 보는 기술 스택들을 선택하면서 이들을 공부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새로운 기술들이나 업무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나 자신이 얼마나 문외한이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취업 준비생분께 인사이트를 주기는커녕 오히려 배우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한심했다. 이 순간까지 동아리를 하기를 정말 잘했다 생각했다. (한심하긴 했지만 배우는 건 있었으니!)
프로젝트가 점점 진행되고 최종 발표일이 가까워지면서 일정에 대한 압박은 점차 심해졌다. 이러한 압박은 재택근무가 사라지면서 더 심해졌다. 재택근무를 기반으로 산정한 스케줄이 무너지면서 정신없는 매일을 보내야 했다.
결국 버그투성이인 결과물로 성과 공유회를 진행했다. 자신의 위치에서 완벽하게 업무를 마무리해 준 팀원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들의 시간을 물거품으로 만든 것이기에 그 순간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진작에 썼어야 했던 2023년 회고 였지만, 동아리 작업을 우선적으로 했어야 했기에 이제서야 2023년 회고를 남긴다.
2023년의 목표
- 더 많은 취미를 가져보기
- 일정에 대한 우선순위를 매기고 처리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다. (툴에 태해서도 고민이 필요)
- iOS와 안드 기본 개발 정도는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 연합동아리를 한번 더 해보자! 상반기는 너무 바쁘니 하반기에 지원하기로. 대신 절대 FE로 지원하지는 않기. 클라 혹은 node를 통한 백엔드 개발로 지원해보기 (클라를 한다면 반드시 웹뷰를 하는 팀으로!!!)
- 인프라에 대한 이해. 배포 웹서버 구축 정도는 할 수 있는 FE가 되어야 겠다. (사내 인프라도 학습해야겠지만 너무 종속되지는 말기)
작년에 가졌던 목표들이다. 완벽하게 모든 것들을 해낸건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많은 것들을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헬스, 운전, 수영, 독서까지 2023년에는 정말 많은 취미들이 생겼다. 취미뿐만 아니라 항상 해보고 싶다 생각만하고 하지 못했던 정말 많은 것들을 해냈던 2023년이다. 내 옆에서 이 모든 것들을 함께 해준 사람 덕분이다.
일정에 대한 우선순위를 매기고 처리하는 것은 아직도 어려운 일이지만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면서 약간의 노하우는 생긴 것 같다.
클라 개발은 강의만 사두고... 아직 제대로 공부해보지 못했다.
연합동아리를 한번 더 하긴 했는데 다른 직군으로 해보지는 못했다.
인프라에 대해서는 이제 부끄러울 정도의 상태는 아닌 것 같다. 여러 스터디와 토이 플젝들을 진행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고 플로우 전반에 대한 이해와 구성 정도는 할 수 있는 FE가 되었다. 배포, 웹서버 구축도 이제는 크게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다. 사내 인프라에 종속되지 않도록 동아리를 진행하면서 AWS의 ECR, EC2 등의 리소스 등을 사용해 봤고, 이외의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서도 학습해 보았다.
2023년 가장 아쉬운 점은... 단연 동아리이다. 사람이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의 양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데, 항상 일정에 있어 너무나 낙관적으로 판단하는 내 자신이다. 이 부분은 꼭 고쳐야겠다.
2024년에는 딱 하나의 목표를 이뤄보고자 한다.
2024년도 화이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