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개발자분들에게 자주 듣는 조언 중 하나는 '힘을 빼고 해라' 였다. 모든 것들을 너무 잘 하려 하지 말라고.
내가 한 것들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확신이 없다는 말에는, 할 수 있는 만큼을 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너 자신을 인정해주라는 말을 들었다. 실패와 사고는 언제나 있는 것이고, 그것 역시 과거를 돌이켜 봤을 때 한 순간의 자신이라고.
부트캠프 6개월을 수료하고 입사한 첫 직장.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모르는 것들과 생각지도 못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 암흑 속에서 허우적대는 기분이었다. 그 때마다 적절한 타이밍에 선배 개발자들이 해주신 조언들이 마음에 남는다. 마치 빠르게 어른이 되고 싶은 중학생처럼 빨리 모든 것을 해 내려고 할 때마다 모두가 말해주었다. 힘을 빼라고. 미숙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 어린 시절처럼 나도 아직 미숙한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 얼레벌레한 주니어 개발자로서의 나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겠다.
어제 사고를 쳤다.. 이미지 서버에 폰트를 잘못 올려 앱과 모바일의 모든 폰트를 깨지게 만들었다. 고객응대팀은 글씨를 읽을 수가 없다는 고객들의 문의전화를 받았고, 사수분은 새벽까지 문제 파악을 위해 노트북을 붙잡고 계셨던 듯 하다. 폰트가 깨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비로소 알게 되었을 때, 뭔가의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사수분께 어제 서버에 폰트를 올렸는데 혹시 거기서 잘못된 게 아닌가 하고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사수분이 하신 말. "감사합니다."
나는 그 순간 정말 놀랐다. 충분히 책임 소재를 추궁하거나 화를 내실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문제의 원인을 알려줘서 감사하다는 말이 정말 놀랍게만 느껴졌다. '개발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절절히 와닿는 순간이었다. 나라면 문제 자체에 집중했을텐데 사수분은 문제의 해결에 집중을 하고 계셨다. 비록 몇 개의 문제가 더 겹쳐 복구는 오래 걸렸지만 문제는 해결되었고, 나는 회사에서의 내 첫 사고를 여러 의미로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도 새로운 도전과 막막한 암흑이 도사리고 있는 출근길. 입사 한 달을 기념해서 주저리 주저리 적어봤다. 오늘은 또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끼게 될까. 이렇게 쌓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언젠가 시니어 개발자로서의 단단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본다.
실수는 신도 한다고 하죠, 사고를 쳤다는 사실보다 뭔가를 또 배웠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