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 최종 합격 후기(그리고 포기잼)

DoRR·2024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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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언제였더라
아 24년 3월 20일, 서류 지원 마감날이었다.

참가 희망 계기

23년 겨울부터 미국 인턴을 가야겠다고 맘먹고 에이전시를 통해서 몇 군데 인터뷰도 보고 하던 상태라 자연스레 WEST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라고 적고 언니가 알려줌 ㅋ)
에이전시 통해서 가는 건 참가비만 몇 백만원에 그 외 비용까지 하면 1000만원은 금방 태우는 지라 부모님 도움을 받아야하는 나로썬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고 싶어서 고민없이 지원해야겠다고 결정했다.

내가 지원한 건 장기 22기. 사실 중기가 가장 적당하다 생각했으나 ?
토익 점수가 필요했는데 옛날에 잘나온 건 이미 만료 됐고 (아니 5년으로 연장 가능하대서 했구만 전혀 쓸모가 없음 ;)
그래서 다시 쳐야했으나 기간 내에 가능한 시험이 올니 하나였고 ? 설렁설렁 준비한 결과 나에게 선택지는 장기밖에 없었다.ㅋ

1차 지원(서류 작성)

나 때(?) 기준 자소서 질문은 총 4개 였다.

1. 지원동기 및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
2. 갈등 해결 경험 1) 갈등 상황 -> 2) 해결 과정 -> 3) 결과로 나눠 작성하기
3. 활동 기간 동안의 언어 및 문화적 차이, 경제적, 만족도의 문제에 대한 본인의 대처방안
4. 본인이 생각하는 west의 취지, 이에 부합하는 나의 각오

모든 지원자들이 다 그랬을 거 같은데 나 또한 구글링을 똥 빠지게 했다. 변비였다면 속시원히 해결됐을 듯.
일단 모든 항목 동일하게 가독성을 중요시하게 여겨서 젤 처음 문장은 "핵심 문장" 이런 식으로 요약한 후, 그 후에 내용을 적었다.
2, 3번 같은 경우엔 넘버링을 해서 최대한 깔끔한 형식으로 작성했다.
아마 내가 작성해본 자소서 중 가장 깔끔하고 명확하게 동기를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예를 들어 보자면, 2번 같은 경우
1) 작년에 1년간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하며 겪었던 일입니다. (~ 간단한 프로젝트 설명 ~)
앞으로의 계획을 토의하는 과정에서 팀원 전체가 경험해본 적 없는 분야의 개념을 다뤄야 했고, 적절히 적용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과정에서 많은 난관을 마주했습니다. < 갈등 상황 및 문제 서술 >
2) 예전에 처음으로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 이전에 겪은 비슷한 경험 ~~). 이 일을 겪은 후 적절한 파트 분배가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누가 무엇을 맡을 것인지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느꼈습니다. 저는 대화를 잘 이끌어 가는 사람입니다. ( ~~ 내가 생각하는 갈등의 근거와 해결 방안 제시 ~~) < 관련 경험 및 해결 방안 제시 >
3) 결과적으로 , 각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각자 어필하여 팀원의 동의하에 알맞게 분배하였습니다. ( ~~ 이런 경험들이 WEST에서도 좋은 작용을 할 것이다 ~~) < 결과로 얻은 것 및 WEST에 미칠 수 있는 이점 연관 짓기 >

요약 : 가독성 있는 깔끔한 형식, 뒷받침할 경험 한 두 개 적기.

보잘 것 없고도 당연한 팁을 하나 적자면, 일단 생각 나는 경험이나 멘트들 먼저 적어놓고 연결한 후에 디테일을 수정하는 게 진짜 효율성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함.

바보 같은 실수

나만큼 바보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난 그 당시 재학생 신분으로 지원했는데 재학생은 학교에 직접 제출을 하러 가야 한다. 근데 난 온라인 지원으로 되는 줄 알고 가만히 있다가 마감 당일날 급하게 학교를 갔다.
난 타지로 학교를 다녔기에 심장 철렁 내려앉은 채로 기차 타고 가서, 학교 도서관에서 서류 프린트 하는데 얘까지 잘 안 됨.. 진짜 미치고 팔짝 뛸 노릇.
그래서 무인 프린트 가게 가서 겨우 뽑고 땀 뻘뻘 흘리면서 갔다.
진짜 한 10분 남기고 제출하고 돌아오는데 서류 작성하는 거도 잘못하고 제출 서류 하나를 빼먹고 하..
그 담당자분께서 얼마나 잔소리 하시던지 나땜에 퇴근도 못하셨음.( 사실 이 정도면 욕 안먹은 게 진짜 다행인 거임 )
내일 다시 오라고 하는데 도저히 다음날 또 기차타고 오는 건 너무 싫었기에 강제 추가 근무 시키면서 이것저것 겨우 준비함. (샤라웃 투 담당자. 정말 감사합니다.)
내가 편입 전 학교에 자기 아는 사람 다닌다고 그래서 봐준 거라고 좋은 결과 받길 바라요 ~ 이러셨는데
흑 눈물 흘리면서 겨우 제출 완.

그렇게 서류 전형 합격 (4/5)

1차(대면) - 인성 면접(4/13)

면접 준비

해외 인턴 준비하면서 줌 면접은 그래도 꽤나 본 적은 있으나, 대면 면접은 또 처음이라 얼마나 가기 싫던지 ㅎ
검색 조금만 하면 모든 과정의 후기와 팁들이 나오니까 암튼 그걸 많이 찾아보고, 예상 질문 다 한 번씩 답변 연습 하고 가시길 추천. ( 누구한테 추천하는 건지 )
개인적으로 난 답변을 하나하나 작성해서 준비하면 오히려 외운 거 생각하느라 말을 못하는 경향이 있어서, 걍 키워드만 몇 개 생각해서 최대한 융통성 있는 답변을 하려고 노력했음.

예를 들어 재정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라고 한다면, 이 질문의 포인트는 "난 돈이 많으니 걱정 없다, 세세하게 관리를 할 것이다" 를 어필해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그 전에 돈 관리 하는 어플 이름까지 찾아보고 가서 이런 앱이 있는데 그걸 사용하여 관리할 것이고, 부모님이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신다고 약속하셔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라는 식으로 답변해야겠다 ~ 라고 생각하고 감.

국립국제교육원

인성 면접은 국립 국제 교육원에서 본다. 거기 가면 1층 로비에 왼쪽은 중기, 오른쪽은 장기 뭐 이런 식으로 나눠서 대기함. 중기가 사람이 훨씬 많았고 장기는 소수였다. 참고로 내가 지원할 때는 단기는 없었다.
거기 앉아서 만난 사람들이랑 대충 사담도 나누면서 대기한다. 거의 대부분 복장은 슬렉스 + 구두 + 자켓 이런 식이었다.
난 신발까지 보실까 싶은 생각으로 그냥 슬렉스 + 자켓 까지만 갖춤.

한 1시간 전 ? 부터 대기실에 입장하는데 거기 들어가면 신분 확인하고 명찰 받고, 전자기기는 다 반납한다. 그 때부터 긴장의 시간이 시작된다.
사실 '되면 개꿀, 안되면 아쉽' 마인드로 갔는데 전자기기를 다 뺏기는 (?) 순간 정적 속에서 더 이상 뭘 준비 해야 할 지, 무슨 생각 해야 할 지도 모르겠어서 손톱이나 뜯고 있었다.

30분 전부터는 각자 지정받은 방 앞 복도의 의자에서 3명씩 앉아서 대기한다. 내가 복도에 대기할 땐 내 앞 순서 여자분 한 명만 있으셨는데 그 분이 물을 찾으셔서 나도 괜히 긴장되는 기분..
그러다가 사담도 나눔. 뭐 무슨 질문 나올 거 같은지, 준비 어떻게 하셨는지 등등
"갑자기 인상이 좋으세요 ~" 이러셨는데 뭔가 도믿맨 스러운 멘트에 그 분도 당황하셨는지 바로 "아 저 사이비 아니에요" 이러면서 농담도 함 ( 근데 그 분이 더 인상이 좋으셨음. 면접 프리패스상 )

그 분이 먼저 들어갔다 나오시더니 "별 거 아니었어요 ! 화이팅 !" 이러고 가셨다
(갑자기 궁금하네 그 분은 가기로 하셨으려나.. 지금쯤 어학연수는 다 하고 슬슬 인턴 매칭 할 때인가)

받은 질문

한 몇 달이나 지난 날이라서 무슨 질문 받았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몇 개만 적자면,
1. 밖에서 기다리면서 무슨 생각을 했냐
=>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었다.. 무슨 질문을 할까.. 뭐 그런 생각을 했다" 라고 말씀 드렸더니 웃으셔서 시작하는 분위기는 좋게 풀렸다
2. WEST 프로그램의 가장 걱정되는 점은 무엇이냐
=> 이건 기억나는 이유가 다른 질문 몇 개에서도 답변을 "불확실한 점이 걱정이 된다." 라고 불확실성을 몇 번이나 강조를 하는 바람에 개망했다 싶었기 때문 ㅎ
2-1. (꼬리질문) 불확실성을 계속 언급을 하셨는데 그럼 원치 않은 직무나 지역이면 어떻게 할 것이냐
=> 아무렴, 집어내셔야지 잉잉. 앞에서는 너무 걱정된다 이래놓고 또 나름대로 수습하겠다고,
"저는 WEST 지원한 이유가 좋은 직무를 잡아서 경력을 쌓는다기보다 미국에서의 경험을 우선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그 속에서의 가치를 찾을 거 같다." 라고 답변한 거 같음. (사실 정확히 기억이 안남.. 뭐라 했는지)

요약 : 구글링했을 때 나온 예상 질문에서 크게 벗어나는 질문은 없었다. 면접관들도 리액션 잘해주시고 웃으면서 봐주셨다. 그리고 타이머로 10분 딱 재고 칼 같이 끝내주셨음.

아쉬웠던 점은 답변 준비할 때 최대한 더듬지 않게 말하는 연습이 필요했다는 거 ? 뭐라고 답변할지만 생각하느라 스피치는 좀 아쉬웠다.

2차(스폰서 면접) - 영어 면접(5/7)

면접 준비

개인적으로 스폰서 면접은 전에도 한 번 해봤고, 주기적으로 영어 면접을 봤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그래도 이것도 예상질문 몇 개 뽑아서 답변 준비 함.
그리고 WEST 단톡방이 있는데 거기서 먼저 면접 보신 분들이 간단한 후기와 받은 질문을 알려주신다. 참고하고 준비하면 됨.

면접

나는 여자분이셨고, 시작할 때 "8개의 질문을 할 거다" 라고 사전 안내를 해주신다.
이것 또한 면접 질문이 기억이 안나는데 얘도 예상 질문이랑 크게 다른 바가 없다.

받은 질문

1. 왜 미국에 지원을 했냐
2. WEST 인턴은 거의 다 무급일거다. 이 점 숙지하고 있지 ?(재정적으로 문제 없는지)
3. 하고 싶은 직무

어우 이거 외엔 도저히 기억이 안난다.. ㅎ 어려운 질문은 안하고 거의 돈은 걱정 없는지, 무급이어도 ㄱㅊ은지, 원하는 직무가 아니어도 ㄱㅊ은지와 같이 WEST의 단점들을 잘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본 거 같다.

긴 과정 끝에 최종 합격하다

느낌상, 장기가 가장 경쟁률이 낮지 않았을까 싶었다. 개인적인 견해인데 긴 시간동안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무급으로 지낼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기에..
그래서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고, 실제로도 최종 합격을 하게 됐다.

준비하는 기간에서 이게 정녕 좋은 기회일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일단 붙고 나서 결정하는 게 좋다 싶어서 무조건 괜찮. 을 강조하며 붙었다.

그치만 포기 엔딩(6/3)

최종 합격을 하고 나서야 제대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내가 이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포기한 사유는 걱정대로 무급과 불확실성이었다.

내 전공은 IT 분야인데, 찾아볼 수 있는 후기가 많이 없어서 west측에 전화해서 이전 기수들은 보통 어디에 갔냐라고 물어봤다.
명확한 회사를 알려줄 순 없지만 패션 회사에서 IT관련 업무를 하시거나, 대학교에서 연구실 인턴을 했다고 말씀해주셨다.
연구실 인턴은 좀 끌렸다. 인턴 후 미국에서의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다만 나도 연구실을 갈 수 있을거라는 보장이 없었다.
또한 마음에 안드는 잡 오퍼라도 거절을 못한다는 글을 봤다. 이건 따로 문의해보지를 않아서 확실하지 않으나 안내 파일을 봤을 때 비슷한 글을 본 거 같다. 말그대로 불확실함을 감안하고 가야했다.

그리고 무급..
사실 가족들은 "니가 진짜 가서 좀 놀다 오고 싶다하면 갔다와라. 지원해주겠다." 라고 했는데
내가 아무리 망나니라지만 솔직히 무급으로 미국에 18개월을 있는데 간다고 할 지라도 맘편히 즐기진 못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지원해주는 혜택이 많음에도 장기적으로 봤을 땐 초기 비용이 많이 들더라고 에이전시를 통해 내가 원하는 직무를 선택해서 급여를 받으며 인턴 하는 게 더 맞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건 내 입장에서 봤을 때 아니라고 판단한 것 뿐이다.
난 아직까지 부모님의 용돈을 받으며 사는 응애이다.
경제적인 여건이 충분하신 분들, 도전적인 일을 추구하시는 분들, 다 필요없고 미국에서의 경험을 해보고 싶으신 분들에겐 너무나도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미국에 살면서 어학 연수도 할 수 있고, 일도 배울 수 있으며, 여행까지 할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흔치 않기에 자신의 상황에 따라 잘 판단하여 좋은 경험 하길 바란다.

그럼 이만 후기를 마치며,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확인을 한다면 답글 남겨드리겠습니다. ㅎ
( To. 0명 )

Peac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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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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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0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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