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직 성공 후기

이 계정을 완전히 잊고 살았는데 우연히 블라인드에서 내 이직 실패 후기 글을 읽으신 분을 보게 되었다. (사실 제가 IT 엔지니어/서비스 게시판 거의 지박령 수준입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라인 붙었고 이직에 성공하였다.

그동안 무얼 했나

다양한 회사에서 면접을 많이 봤었고 이 경험으로 (나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이력서를 재정비하고 공부를 해왔다.

그리고 CS 위주의 학습과 여태까지 해왔던 것을 정리하고 거기에서 나올만한 예상 면접 질문 목록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이 CS 및 프로젝트 관련 예상 질문 목록은 아는게 새로이 생기면 이어서 쓰고, 스스로 질문/답변도 하면서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싶은건 다시 정리하며 꾸준히 업데이트 해왔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반드시 이직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학습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재밌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봤던 면접을 다 붙었다던가 하지는 않았다. 보면 여러개 붙어서 골라가고 그러던데,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

경력 공채 지원

그렇게 공부 하다, 2022년 경력 공채 홍보글을 보게 되었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판단하고 싶어져 지원하였다.

부서는 2020년과는 다른 곳을 넣었다. 하고 싶은일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서류 및 코딩테스트

서류는 그동안 계속 사용했던, 업데이트 해왔던 경력기술서를 제출하였다. (운이 좋게도 2022년 경력 공채에는 자기소개서가 필요 없었다.) 그리고 코딩 테스트는 릿코드를 꾸준히 해왔었다.

여태껏 많은 기업의 코딩테스트를 봤었는데 한 문제 정도는 통과하지 못해도 코테는 합격시켜주더라. (아마도 커트라인만 넘기면 되는게 아닐까?)

그래도 못 푼 문제들은 주석으로 시간/공간 복잡도를 적는다던지,"~~식으로 풀려고 시도 하였었다" 라고 적는다던가 노력의 흔적을 담으려 노력하였다.

이번에도 프로그래머스에서 코딩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이번 코테에서는 한 문제의 효율성 테스트가 100점이 나오지 않았었다. 어떤 기법을 써야하는지는 알았는데 예외처리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생각했던 방식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케이스에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지를 주석으로 적었었다.

못풀었던 문제는 릿코드 하드 정도라고 생각한다.

Pre-test + 1차 면접

CS 공부를 충분히 해왔고 프로젝트에 기반한 기술 질문, 시스템 디자인등엔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던 상태였다.

pre-test의 경우 최대한 아는걸 전부 작성하려 노력하였으며, 면접 질문에서는 (내가 느끼기엔) 대부분 대답을 하였고, 잘 알지 못했던 분야의 질문이 들어올 경우엔 "그 부분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하지만 ~~~일 것 같다." 라며 최대한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진짜로 1도 모르겠으면 잘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면접과정은 2020년에 비해 스무스하다고 느꼈고, 합격의 시그널을 면접 끝날 때 쯤 느꼈다.

2차 면접

2020년엔 마라맛 기술로 식은땀 줄줄 났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번엔 1차 때 확신하지 못했던 답변에 대해 정리하고 pre-test를 복기하였으며, 개인적으로 작성하였던 2020년 면접 후기를 다시 읽어보고 시뮬레이션 하였다.

그러나 2차에서는 인성만 100%인 면접을 보게 되었다.

1차 면접 결과가 나쁘지 않아서 그런거일 수도 있고, 부서가 2020년 지원한 곳과 달라서인 걸 수도(부바부) 있을 것 같다. 이건 케이스가 워낙 다양해서 2차에서 반드시 인성만을, 기술만을 본다고는 확신할 수는 없다.

본인의 장점/단점, 트러블 슈팅 경험 등등 인터넷에 많이 나와있는 정형화된 질문이 주로 많았다.

사실 인성 면접도 어느정도 준비하였고 예상 가능한 질문들도 있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정해져있는 듯 보이는) 정답만을,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소신 발언등을 하였다.

답변할 때 소신 발언을 할까 말까, 그 짧은 사이에 벌새의 초당 날개짓 횟수만큼 고민했었었다. 그리고 진짜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말했었고 후회하진 않는다.

2차도 1차와 비슷하게 합격의 시그널이 있어서 중간쯤 부터는 붙었다고 생각했다.

레퍼런스 체크와 처우

이후엔 레퍼런스 체크 회사를 안내받고, 거기서 하라는 대로 했다.

이전에 라인 입사자들의 레퍼런스 체크 경험이 있어서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었다. 참고로 레퍼리 지정 시에 왠만하면 라인 재직자는 하지 말라고 했다.

예전 직장 팀원분, 현 직장 팀원 분들에게 연락을 드리고 레퍼런스 체크를 부탁드렸다. 다들 흔쾌히 해주셔서 감사드릴 뿐이다.

레퍼런스 체크 업체는 내가 지정한 1차 레퍼리들에게 랜덤으로 2차 레퍼리를 묻곤 하는데, 이 경우 2차 레퍼리가 현 직장에 근무하고 있을 경우 미리 당사자에게 물어보니 (소문이 날까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레퍼런스 체크 + 처우까지 2주 좀 안걸렸던 것 같다. 보통 레퍼런스 체크가 끝나면 2~3일 이후 처우가 오는듯?

암튼 서류부터 2차 합격 발표까지는 1달이 채 걸리지 않았는데 (빠르면 하루만에 결과가 나왔다.) 레퍼런스 체크부터 처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라인 처우가 별로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기존 직장이 별로 여서 그런진 몰라도 상대적으로) 그리 나쁘지 않은 처우를 받게 되었다.

결과가 오래 걸린다 싶으면 HR에 문의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HR에 문의하였고 언제까지 처우를 주겠다고 답변을 받았었다. 그래도... 메일은 무한 새로고침하게 되더라.

최종합격

왜 나는 헹가레 이모티콘 없어요...? ㅠ

오퍼 수락하고 입사일까지 정하니 최종합격 메일이 왔다. 빠르다면 빠르고 길다면 긴 이직이 이렇게 끝이 났다.

결론

면접을 여러번 보면서 느꼈지만 나는 별로 달라진게 없는데 어디선 붙고, 어디선 떨어지기도 하고 그랬다.

그래서 "면바면, 면까몰,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구나" 를 이제는 (진짜로) 이해하게 되었다.

해보지 않고서는 아무 결과도 얻을 수 없는 것 같다. 완벽해질 때 까지 기다리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일단 부딪혀 보고 부족한점이 무엇인지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다 싶다.

가끔 인터넷 보다보면 블랙리스트나 필터링에 걸릴 걱정 때문에, 스스로 완벽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서류 넣는걸 조심스러워 하는 분들이 있더라. 준비만 계속 하면 언젠간 지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주변사람들에겐 회사 생활이든 면접이든 일단 시작/경험을 쌓아보는 걸 추천하는 편이다. 그리고 떨어지는 것도 자주 당해봐야 후폭풍이 덜하다 (???)

라인에서 이전 면접 결과가 올해 면접관들에게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나는 거기까진 알지 모르지만, 적어도 후회하지 않고 싶어서 재지원을 했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하더라도 후회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러면 내가 또 뭐가 부족한지 알 수 있었을테니까.

암튼 공부나 성장엔 여러가지 동기부여가 있겠지만, 면접 준비만한게 없는 것 같다는 걸 다시한번 느끼며 진짜진짜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