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라는 걸 정말 좋아했던 것 같다.학창 시절, 선배가 검은 화면에 타자를 와구와구 입력하는 모습을 동경하던 시절이 있었다.
개발이라는 게 궁금했다. 프론트엔드, 백엔드, 서버, 데이터베이스, 닥치는 대로 다 다뤄보고 싶었다.
모든 걸 잘하진 않지만, “지금 이 기능은 이런 기술로 구현하는 게 좋겠다” 정도의 감은 생겼다.
혼자서라도 방향을 잡고, 부딪치며 배우는 게 즐거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생성형 AI가 출시되었다.
ChatGPT, Cursor, Claude, 그리고 바이브 코딩이라는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까지.
AI가 코드를 “대신” 짜주는 시대가 실제로 도래했다.
요즘은 어떤 콘텐츠를 보든 이런 말이 넘쳐난다.
“AI가 개발자를 대체할 것이다.”
“더 이상 신입 개발자는 필요 없다.”
하루에 1~2번씩 이런 자극적인 문장을 마주한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현실적인 변화라는 것이 팩트이다.
사람인의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으로 신입 개발자 구인 공고는 작년 대비 18.9% 감소했다.
반면, 경력직 비중은 전체 공고의 56%로 증가했다.
이건 단순한 채용 트렌드가 아니다.
기업들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한다는 방증이다.
게다가, 거시경제마저 얼어붙고 있다.
채용 시장 자체가 위축되니 나 같은 신입에게 돌아올 기회는 더욱 적어진다.
문득, 나 자신에게 묻게 된다.
“정말로, 신입 개발자에게 더 이상 자리는 없는 걸까?”
“나는 이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앞으로도 계속,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런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이 AI 시대에 어떤 관점과 태도로 걸어가야 할까?
최근 네이버 부스트캠프 웹・모바일 10기에 지원하고자 하며 관련 글들을 읽다가,
‘네이버 커넥트재단이 생각하는 AI 시대의 개발자’라는 아티클을 접하게 되었다.
그 글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한 문장이 있다.
“인공지능이 똑똑해지고, 개발 업무가 자동화될수록
개발자라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의 본질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문장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봤다.
우리는 ChatGPT나 Claude 같은 AI 도구를 언제 사용하는가?
“이 코드 리팩토링해줘”
“이 뷰 하단에 새로운 컴포넌트를 추가해줘”
“이 코드, 어디가 잘못된 거야?”
이런 질문들은 결국
“문제를 내가 정의해줬을 때, 정답을 빠르게 제시해주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즉, AI는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문제 정의 이후의 최적 경로를 계산해주는 도구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코딩을 넘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개발자의 진짜 과업은 단순한 코드 작성이 아닌,
복잡한 현실을 관찰하고 문제를 정의하며
해결 전략을 설계하고
사람과 AI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해결 프로세스를 주도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AI 도구를 많이 사용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GPT에게 물어보고, Claude로 리팩토링을 시도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질문들이 떠올랐다: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더더욱 느낀다.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코드를 잘 짜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잘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앞서 말했듯, AI는 스스로 문제를 찾지 못한다.
그건 인간의 역할이다.
맥락을 이해하고,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맞는 해결 전략을 설계할 수 있어야 진짜 개발자다.
그게 바로 AI 시대에 인간 개발자가 가져야 할 차별점이며,
앞으로 더 키워야 할 핵심 역량이라고 믿는다.
AI 시대가 왔다고 해서,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AI는, 함께 일할 수 있는 동료이자 멘토처럼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AI가 없던 시대보다 훨씬 빠르고 깊게 성장할 수 있다.
이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대학 졸업 시즌이 다가오고,
취업이라는 현실이 눈앞에 놓인 지금,
정말 많은 생각이 든다.
주변 동기들이나 지인들을 보면 개발자의 꿈을 포기하거나,
“어차피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 거야”라는 비관적인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AI가 개발자를 대체한다는 자극적인 문장을 마주하다 보면
나 스스로도 자신감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나는 개발이 좋다.
이 글은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나와 같은 사람들,
그리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기들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포스팅을 했다.
그리고 동시에, 앞으로도 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다시 한 번 새기고 싶었다.
우리 모두는 같은 길을 걷는 동료다.
모두가 원하는 꿈을 이룰 때까지, 화이팅!
아래 글은 "네이버 커넥트재단"의 포스팅이다.
정말 많은 영감을 얻게 해줘서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