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2021 한국대중음악상 모던록 음반 부문에서 한 곡씩

Fer til Echo·2021년 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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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시상식(한대음)은 모든 non-Kpop 아티스트들이 기대하면서도 미워하는 행사라고 나는 생각한다. 노미네이트되면 은근히 기뻐하면서도 수상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음. 수상하면 기뻐하지만 엄청 기뻐하진 않고 적당히 기뻐한다. 심사위원들이 대부분 고인물이기 때문에 항상 의심하며 지켜본다. (업계 사람이 아니라서 막 말해 봤어요.. 죄송.. )

이런저런 얘기들을 제쳐놓더라도 한대음은 5-10년 전에 비해 권위가 많이 줄었다. 한대음을 대체할 만한 음악 시상식이 아직까지도 없지만, 그렇다고 리스너들이 한대음을 엄청나게 신뢰하는 것도 아니다.

뭐 어쨌든.. 음악을 거의 듣지 않던 요즘, 이번 한대음에 사랑하는 아티스트들이 특히 많이 올라서 얘기를 해 보고 싶었다. 그들이 록과 모던록, 힙합, 그리고 포크 부문에 막 이곳저곳 포진해 있지만 한 게시물에서 전부 다루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모던록 부문을 먼저 얘기하려 한다.

리뷰보다는 그냥 노미된 앨범들에서 좋아하는 트랙을 하나씩 추천하고 싶다. 가나다순.

1. 비옷 by 공중그늘


공중그늘의 색채를 대표하는 곡은 절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비옷'이라는 곡은 기능적으로는 앨범의 중간에서 방향을 뒤틀며 듣는 이들을 집중시키는 역할을 했고, 앨범 전체에서는 감정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일을 맡았다.
감정을 다루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공중그늘이라는 밴드와는 정말 거리가 먼 곡이다. 그들은 대부분 특정 상황에서의 몰입을 자제하고, 현실과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며 얕은 체념과 얕은 희망을 오가며 유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런 감정을 담은 곡이 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사의 깊음을 생각한다. 자신이 겪은 통찰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체념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가 어린애
슬퍼도 슬퍼지지 않도록

가볍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도, 실없어 보이던 그 사람에게도, 또 그 누구에게나 입체적인 감각이 있다는 걸 우리는 종종 잊을 때가 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항상 다짐을 한다.
ㅠㅠ 너무 슬퍼..

2. 눈 by 새소년

3. 그 후 by 신해경


신해경의 이번 앨범에서 좋아하는 곡을 꼽자면 고민 없이 '그 후'였다. 다른 큰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내가 있는 상황에서 가장 깊은 공감을 할 수 있는 가사를 가졌기 때문이다.

신해경의 음악은 항상 나를 어떤 곳으로 끌고 간다.

우린 참 바보같아
떠나갈 걸 서로 모른척해
우린 참 아이같아
슬퍼지면 서로를 그리워해

화학평형의 '너의 그 아늑함, 그 거대함 ..' 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정말 예쁘다.
두 노래의 연결을 통해 내가 상상한 장면 조각들도 하나하나 이어지고 나는 더 슬퍼진다.
그러면서 '그대'를 가사에 쓰는 음악가 중, 신해경이 제일 좋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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