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 요행을 바라지 않는 개발자

Positive Ko·2020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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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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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지 않은 시기에 한 번쯤은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위코드 생활 한 달을 맞이하여 용기를 내어봅니다. 왜 개발자가 되려 하는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다짐을 담은 개인적인 글입니다.

(요즘 근황.jpg)



왜 개발자가 되려고 하나?

기 起

아버지께서는 개발과 무관한 업을 하시지만 프로그램을 개발해 배포한 이력이 있으시다. 오빠는 백엔드 개발자다. 그런 아버지와 오빠를 보고 자란 나에게 개발의 문턱은 낮아 보였다.

어렸던 나도 자연스럽게 오빠랑 아버지가 컴퓨터를 두드리는 걸 보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이 많았다. 그 당시 코딩 자체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포토샵과 HTML을 이리저리 굴려 학급 홈페이지를 만들었었다. 초등학생인 나의 첫 웹 개발이자ㅋㅋ, 지금 돌이켜보니 자못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승 承

사실 온갖 것에 관심이 많고 도전girl이었던 나였기에 개발은 마음 한 켠의 추억이 되어 잊혀진다. 그 후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으로 삼았고, 잠시 곁길로 빠져 영화 미드를 1,000편 넘게 보는 카우치 포테이토가 되었다. 또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선 음악 페스티벌 스태프가 되기도 하고, 프랑스 파리에서는 집을 지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독일 튀링겐주에서는 오래된 성에 살며 음악 연주회를 열며 밤에는 캠프파이어를 즐기는 베짱이가 되었다가..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는 아몬드와 올리브 농사를 지으며 종국에는 못 다루는 연장이 없는 다이나믹한 삶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취업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자 각종 패션 바잉 엠디, 온라인 엠디 업무를 경험해보다 영업직으로 패션업에 안착한다.

전 轉

그러다 탈-패션화를 경험하는 순간이 온다.

여기서 일한 것은 행운이었고 직무도 적성에 맞았다. 하지만 내가 지금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규칙의 모사품이라는 생각이 컸다. 당시 내가 하던 일은 무수히 많은 글로벌 방침의 복제, 한 치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 일이었다. 규격화된 일에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나를 대신할 수 있는 누군가로 갈아 끼워 넣어져도 될 일이라는 생각에 공허함이 항상 떠나지 않았다. 규칙을 따르며 아무런 대책도 없이 내던져있던 삶이었다.

퇴사하기 직전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서 자유롭게 팀원들 간 컨센서스를 맞추고 실행방안을 내던 프로젝트를 맡았다. 회사 업무가 고됐고 그것 또한 고됐지만, 결과는 제일 좋았고 재밌었다. 내 기준에 좋은 일이란, 고되지 않은 일이 아니라 고되더라도 나의 주도성이 크고 성취감이 큰 일이었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내가 생각하던 삶을 밀어붙여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설국열차>에서 요나가 열차 문을 열고 나가 북극곰이라는 희망을 발견한 것처럼, 나 또한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고 싶었다.

결 結

굽이 굽이 돌아 개발자의 길로 왔다. 지금은 >wecode에서 예비 개발자로서 또 다른 기승전결을 준비하고 있다.



왜 프론트엔드 개발자?

백엔드 개발자인 오빠의 의견 20 : 내 마음 80이었다. 처음에 오빠에게 ‘개발자는 결코 쉬운 업이 아니라며 성향이 맞지 않으면 개발자를 권하지 않는다’는 설교를 몇 번이고 들었다. 그러던 오빠도 이내 석연찮지만 ‘그렇다면 너는 프론트엔드가 맞을 것 같다’는 말을 하게 된다. 사실 나의 답은 정해져 있었다(답정너).. 프론트엔드로 시작해 언젠간 MERN 스택, UX 아는 척하기.

나는 비주얼적인 것에 관심이 컸고, 평소 UX나 UI 관련 책이나 글들을 찾아 읽기도 했으며, 멋있는 웹 사이트를 보면 심장이 뛰고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개발자로서의 첫 시작은 풀스택을 선망하는 프론트엔드였음 했다.




(머리로 날아가는 비둘기를 만들고 있는 요즈음의 나.jpg)



어떻게 공부하고 있나?

코딩 공부에 있어서 삽질을 큰 가치로 삼고, 머리로 날든 날개로 날든 날아가는 새를 만들고 있다. 매일매일 내 지적탐구심을 자극하는 일이 재밌다. 요즘 직장인들이 구몬 학습지를 푼다던데.. 나도 고등학생 때 언어랑 영어 공부하기 싫을 때 수학 문제 푸는 걸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알고리즘을 풀면 그때 노스탤지어가 확 오는 게... 풀어 재끼는 맛이 좋다.

위코드에 오기 전에 자바스크립트도 자바스크립트지만 리액트를 좀 더 연습해보고 올걸..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어쩔까나~ 걸어갈 길이 아직 한참 멀어 벌써부터 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다.

(만약 이 글을 보고 있는 예비 위코더들이 있다면.. 저는 그 당시에 어디까지 공부를 하고 가면 좋을까 고민이 되었는데요. 코 혼자 못 푸는 쪼렙이지만 감히 이야기합니다...^^ ‘부트캠프가면 모르던 것도 이해하게 되겠지’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여기 와서는 멘탈이 조금 다칩니다... 그건 바로 나👉😇👈)

사전스터디 며칠 전부터 매일매일 git commit을 했는데 git의 심오한 세계를 미처 알지 못해 git cache를 몇 번 날려버리면서 git을 이해했다.

바닐라 자바스크립트로 자기소개 페이지를 만들기도 했고, 투두리스트도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 보았다. 계산기도 만들고 이런저런 게임도 만들며 흥미를 느꼈다. HTTP 책 한 권을 공부했고.. Gulp로 SCSS도 건드렸고 React로 해빗 트랙커 같은 걸 만들었다. 그동안의 삽질이 조금이나마(아니 큰) 도움이 되었다..!

본격적으로 위코드에 와서는 딱 2주 동안 HTML, CSS, JavaScript를 배웠고, 이제 React를 배운 지 2주가 되었다. 많은 삽질이 날 성장시키고 있다. 아마 미래의 나도 오늘의 나에게 이런 말을 하겠지. 최대한 많은 삽질을 해보고 다음의 삽질을 시작하라고.



앞으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

  • 개발자로서 자바스크립트로 끝장을 보고 싶다! 얼른 React를 익히고 Redux, React Native를 하고 싶다. React developer로서 내실을 충분히 다지고 node.js, Express.js, MongoDB를 배워 MERN 스택으로 넘어가고 싶다.
  • 인생 살면서 내 영역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되어 보고 싶었다. 내 전문성으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고 누군가에게 인생의 기반이 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주고 싶다.
  • 이전의 짧은 회사 생활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사람들과 얽힌 기억들이었다. 그 돈을 버는 현장에서 나에게 최고의 쾌감과 기쁨을 줬던 건 돈이 아니라 사람들과 부대끼며 나눴던 소통이었다. 유저와 동료들 간의 소통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야 할지 고민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2020년 9월부터 잘 자라고 있는 Github 잔디들..jpg)

앞으로의 마음가짐

  • 작지만 꾸준히

적당한 열등감과 적당한 나르시시즘을 가지고 공부해보려고 한다. 아직 미물에 불과한 예비 개발자에 결코 자랑이 되지 않는 실력이다. 지금은 아주 작은 것들을 하고 있지만, 그것을 꾸준히 자랑으로 삼아 그 작은 것들의 총합이 절대 가볍지 않은 개발자의 삶을 살고 싶다.

  • 사람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 싶다. 파리에서 우리가 만든 집을 다 같이 바라보며 ‘우리가 힘을 합해 뭔갈 만들었어! 이건 멋지고 신나는 일이야!’라고 되뇌었던 순수한 마음과 인류애를 잊지 않고 싶다.

  • 인생은 바로 지금

내가 사는 삶에서 나를 소외시키고 싶지 않다. '피곤한 삶이 성공을 가져다준다'는 자기 착취보다는 현재 속에 살아있는 삶을 느끼며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고 싶다.

  • 요행을 바라지 않기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말은 클리셰다. 일만 시간의 법칙이 성립하는 것은 1%의 재능이라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근본은 복세편살과는 거리가 멀다. 내가 살아오면서 열심히 노력한 것의 결과는 항상 결코 뻔하지 않았던 경험 덕분이다. ‘노력하면 성공할 거야!’라는 생각보단 그저 그게 삶의 옳은 방향이라고 믿기에 노력하는 개발자가 되겠다.



마지막으로 혹시나 보고 있을.. 우리 14기.. 매일 같이 불철주야 고생이 많습니다. 힘냅시다! 여러분 존재만으로도 제 인생이 풍요롭고 덕분에 해피 코딩하고 있어요. 여러분들이 있어서 힘들어도 해피티얼스 코딩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개발자 인생 만세! (내 인생도 힘내라!)





(위코드에 일찍 온 어느 날.jpg)

profile
내 이름 고은정, 은을 180deg 돌려 고긍정 🤭

1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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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4일

와 필력보소.. 한 달간 고생하셨습니다 은정님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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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4일

은정님...글 하나가 은정님의 블랙노트 확장판 같은 느낌이 나요
지난 한달간,,아니 두달인가요?? 정말 정말로 열심히 공부하시는 은정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태지옥의 인간화였던 저도 좋은 영향력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 덕분에, 여러분 덕분에 요즘 힘들어도 행복하게 살고 있네요!!
지금까지 정말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가 진짜인만큼 힘내서 화이팅 합시다!! ^^7
-깊은 감명을 받아 댓글 달려고 벨로그 가입한 김맹순 올림-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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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7일

은정님 파이팅!!

1개의 답글

와.. 진짜 기승전결안에 기승전결안에 기승전결이있어... 필력봐.. 인생 몇회차시죠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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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8일

안녕하세요. 우연히 벨로그 글을 떠돌다가 글 읽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위라클에 계신 분이셔서 놀랬습니다 :) 1일 1커밋 도 대단하시고 멋지십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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