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야지

­최상언·2021년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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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로 일을 시작한지 만 9개월

오랜 취준을 끝내고 일을 시작해서 마냥 신나고 들떴던 처음부터,
나한테 맞는게 뭔지 조금 알 것 같은 지금까지.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정리해 볼 기회가 생겨 다시 글을 쓴다.


지금 이걸 쓰면서도 markdown 사용법부터 익히고 있다.
동료중에 마크다운 진짜 잘 쓰시는 분이 있는데, 너무 멋있다. 나도 잘 쓰고 싶어.
역시 누워서 유투브 보는 것만 빼면 다른 뭘 해도 수시로 배울 게 있다.
하긴 유투브에서도 배울게 있었네.. 알리에서 쇼핑 싸게 하는 방법 같은거라든지
사실 노션에 있는 콜아웃 기능 쓰고 싶어서 찾아본건데, 그냥 마크다운에는 없나보구나. 아쉽!

참고: how-to-write-by-markdown.md, 마크다운MarkDown-작성법


2020.6~2020.9

드디어 내가 돈을 번다. 월세를 내 돈으로 낼 수 있다!

마음

제일 신나고 마냥 다 재밌었던 시기였다.
심적으로 크게 힘들었던 일이 겹쳤음에도, 일에서 에너지를 얻으며 그럭저럭 잘 지냈다.

부모님의 마지막 숙제(?) 라는 생각이 취준기간 내내 나를 많이 괴롭혔던 것 같다.
처음 탄 월급으로 용돈도 드리고, 월세도 내고 하느라 분명 빠듯했는데도 이상하게 다 괜찮았다. 하고 싶은거 다 했다.
지금 되돌아 보니 여유를 위해 필요한 건 돈이 아니었구나.

회사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정말 하나도 없었다.
마감 기한에 쫓기면서 혼자 야근했던 한 주 정도가 좀 힘들긴 했는데.. 금방 지나갔고,
일단 개발이, 스타트업이 나랑 찰떡이라는 걸 매일 느꼈다.

우울했던 취준기간동안 늘어난 잠을 줄이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할만 했다. 일하러 가는 길이 신나서 그랬던 것 같다.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작아지다가도, 그만큼 배우고 채울게 끊이지 않아 즐거웠다.

좋은 동료를 만나 서로의 자극이 되고 고민을 나눴다.

입사하자마자 내 아이디어로 동기랑 둘이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3주만에 성과가 나지 않아 엎어졌다. 좀만 더하면 분명 대박인데 이걸 엎다니 말도 안된다며 둘이서 엄청 아쉬워했다. 언젠가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우리끼리 해서 어디 팔아버리자고 약속했다. 위법인가?

공부

아예 놨다. 개발자는 죽을때까지 공부하는 직업이라던데, 에라 모르겠다 했다.
업무 적응하느라 바쁘다고 생각했다. 따로 시간을 들여 공부하지 않았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뭘 해야지, 리액트를 공부해야지, 메모는 엄청 해놓고 실천까지 못갔다.


2020.10~2020.12

아 이건 좀.. 에이 답답한데 술이나 먹으러 가자~!

마음

약간 내가 천재라고 느꼈던 것 같다.
일 척척 잘되고, 칭찬 받고, 보너스 받고, 그러다보니 나같은 인재가 또 어디 있냐며 회사가 좀 고까워보임.ㅋㅋㅋ

회사

강도 높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시기인데, 회사의 진행 방식이 맘에 들지 않았다.
점점 회사에 물음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솔직히 나만 고생하는 것도 너무 억울했다. 매일 야근하고 주말도 없었다. 나만!
나 신입인데, 막낸데, 어떻게 이런 큰 프로젝트를 나한테만 맡겨 놓고 저인간은 골프를 치러가지? 하는 생각에 아 이건 좀.. 하기 시작.

동기랑, 때마침 들어온 인턴들이랑, 매일 그렇게 회사를 안주삼아 술을 마시고 다녔다.

공부

이직 생각이 슬슬 들면서, 코딩 테스트 대비 인강을 '샀'다. 완강은 아직도 다 못했다.


2021.1~현재_

어, 나 뭔가 열심히 살고 싶어. 뭐부터 하지?

마음

새해가 밝고 별안간에 6시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다. 한 3주 열심히 했다. 근데 정말 몸이 급속도로 나빠져서 그걸 핑계삼아 적당히 7시 즈음으로 타협했다.

이사하고, 자리 좀 잡고 금전적인 여유가 좀 생기면서 취미 생활이 하고 싶어졌다.
옛날부터 돈 벌면 꼭 좋아하는 취미에 돈을 써야지, 생각해오긴 했다.
복싱을 하고싶어서 계속 기다리다가, 코시국이 끝나지 않아 대신 보컬 학원을 등록했다.

퇴근하고 보컬학원 다녀와서, 한강이 보이는 집에 돌아와서 좋아하는 노래 듣기.

와 이맛에 돈버는구나 소리가 절로 나옴.
최근에는 맥북도 샀다. 행복하다. 돈은 좋은거야

업무

회사내 포지션이 개발보다는 데브옵스로 자리 잡았다. 저 개발하고 싶은데요 대표님..
그래도 뭐든 배워두면 언젠가는 쓰게 된다는 근거있는 믿음도 있고, 배우고 싶었던 AWS니까 열심히 했다. 손에 익으니까 좀 재밌기도 하다.

대표님이 업무용으로 맥북 CTO 모델을 사줬다.

공부

이제는 해야한다.

새로 들어온 중고신입 동료에게 자극을 받고있다.
AWS 하나도 모른다더니 엄청 빠르게 배우고, 노션에 정리도 기깔나게 하고, 고스트로 블로그도 개인 호스팅 한다. 사이드 프로젝트도 도메인까지 사서 운영 중이다.
마크다운도.. 손으로 그냥 수식을 막 쓴다.

너무 멋있고..! 대단하고..! 나도 해야겠어..!

필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블로깅도 어디가 됐든 해야한다.
github 관리도 해야한다. 로컬에만 두고 연습하기 제발 더이상은 네이버!


그리하여

4월부터 열심히 살기 주제:

👩🏻‍💻 퇴근하고 개발 공부 열심히 하기!

  1. 코딩 테스트 인강 완독하기.
    기왕 하는거 처음부터 다시 들으면서 github에 정리도 하면 좋겠어요.
    블로그에도 쓰고요?

  2. 사놓고 중간 중간 모르는 것만 찾아봤던 파이썬 책, 정독하기.
    이것도 github & 블로그 정리 겸하기.

  3. 블로깅. 플랫폼은 아직 못정했다.
    벨로그의 만만함(?)은 좋은데 마크다운만 쓸 수 있는게 좀 불편해. 이미지 크기 조절도 안되구 🙎🏻‍♀️
    github.io 셀프 호스팅을 고민중. 근데 그거 또 공부하려면 좀 짐스럽고.. 괜히 시작하기 귀찮아서(ㅠ) 안하게 될까봐 걱정임. 하지만... 이걸로 할거라는 걸 알고있다. 내 마음은 엄청난 답정너.

  4. 여기부터는 조금 막연한데, 어디 유니콘 기업같은데 기술 블로그라든지.. 뭔가 인사이트, 개발 상식, 그런거 쌓을 수 있는 읽을 거리 찾아 읽기.
    아는것이! 힘이다!

  5. 오픈소스 잘 찾아다니면서 엔터 한 줄 이라도 contribute 할 거 없나 기웃거리기. 읽는 것 부터 엄청 공부일듯. contribute 하면서 동기 부여 UP UP!

  6. 위의 모든 것을 녹여 사이드 프로젝트 하기. 언제? 언제하지? 언젠간 하기.


요 몇달 열심히 살기(미라클모닝-보컬학원-만보걷기)를 하면서 깨달은 진리가 있다.

완벽함보다 꾸준함이 낫다 💪🏻

하다가 며칠 쉬어도 되고, 매일이 마음같이 뿌듯하지 않아도 괜찮다.
포기하지 말고 조금씩 지렁이처럼 나아만 가면 된다. 그러다 어느새 뒤를 돌아봤을 때, 내가 언제 이렇게 멀리왔지? 싶게 까마득히 먼 출발점이 보일거다.
할 수 있따 최땅언!😤 아자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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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게 많은 햇병아리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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